
도시건강을 위한 생활폐기물 문제 대응과 지역사회 조직 활동: 질적 사례연구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how BomBom, a community-based organization in Seoul, developed resident-led practices to address household waste issues, elucidating how everyday concerns were transformed into collective action and how these practices contributed to local community assets.
This study employed an instrumental case study design. Data were collected through semi-structured interviews and supplementary documents and were inductively analyzed to trace how resident-led waste-reduction practices emerged and evolved.
BomBom’s activities evolved from issue recognition to planning and implementation, following a cyclical pattern of learning, experimentation, and adjustment. Three recurring mechanisms—shared meaning-making, relationship-based action, and boundary negotiation with institutions—shaped key turning points, such as the reusable-container initiative and the cigarette-litter campaign. These activities strengthened several community asset domains, including human, social, cultural, built-environmental, and political. Meanwhile, natural and economic assets showed limited change.
The case illustrates how small, resident-generated practices can evolve into broader community participation and partial institutional linkage. Thus, everyday relationship-based environmental action may be a valuable pathway toward healthier and more sustainable urban living.
Keywords:
waste management, Community Action Model, community assets, community-based organization, qualitative case studyⅠ. 서론
국제사회는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보건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COP28)에서는 처음으로 ‘건강의 날(Health Day)’을 지정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회복력 강화를 통해 건강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선언을 채택하였다(UNFCCC, n.d.). 또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기후변화가 깨끗한 공기, 안전한 식수, 충분한 식량, 주거환경 등 건강의 필수 요인을 위협하며, 2030년 이후 매년 수십만 명의 추가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WHO, 2023). 국제적 합의와 세계보건기구의 입장은 기후위기를 건강의 위기로 규정하고, 기후 대응 정책과 공중보건 전략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WHO, 2025).
최근 지속가능한 도시와 도시건강을 다루는 국제 연구와 정책 담론은 도시 생활폐기물 관리를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아젠다로 규정하고 있고(Ma et al., 2022; Ziafati Bafarasat et al., 2023), 지역사회 주민을 생활폐기물 관리 과정의 핵심 이해관계자이자 의사결정 주체로 강조한다(Kumari et al., 2025; Mandal, 2025). 세계은행은 폐기물 수거·처리 중심의 정책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음을 지적하며, 주민 참여와 지역사회 조직화가 도시건강 정책의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임을 제시하고 있다(World Bank, 2021). 최근 제로웨이스트 도시(Zero Waste Cities) 연구에서는 주민 주도의 실천이 폐기물 관리 성과를 강화할 뿐 아니라 건강 형평성과 지역 회복력 증진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Oluwagbayide et al., 2024; Siwawa, 2025). 더 나아가 브라질과 인도의 재활용 협동조합은 사회적 약자의 고용 창출과 지역 환경 개선을 동시에 달성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으며(UN-Habitat, 2020),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동의 여러 도시에서도 지역사회 조직이 폐기물 관리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여 미세먼지 노출과 감염병 위험을 줄이고, 공중보건 지표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되었다(Abubakar et al., 2022; Goven et al., 2012; Linzalone et al., 2017). 이러한 논의는 곧, 도시 생활폐기물 관리에서 지역사회 조직의 역량과 기능, 그리고 그들의 성장과 성과를 분석하는 것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임을 시사한다.
서울은 인구 약 천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현장이자 정책 실험의 장이다. 서울시는 파리협정(Paris Agreement)과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부응하여 C40 도시 네트워크(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 C40)에 참여하고(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n.d.), 「서울특별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국제 협약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3). 또한 서울시는 「2030 새활용 선도도시 서울 마스터플랜」을 통해 재사용·새활용 확대, 새활용 산업 육성, 플라스틱 프리 정책을 추진하며 시민들에게 자원순환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0).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활폐기물 관리의 성과는 제한적이다. 서울시의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3년 하루 약 8,559톤에서 2022년 10,914톤으로 증가하며, 10년간 약 27% 이상 늘어났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5a). 같은 기간 주민 1인당 배출량도 0.82㎏/일(2013년)에서 1.13㎏/일(2022년)로 증가했으며(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5b),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문화와 일회용품 소비 확산으로 2021년부터는 총량이 1만 톤, 1인당 배출량이 1.1㎏ 이상을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Seoul Institute, 2022a). 그럼에도 전국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69.2%에 달했으나, 실제 물질재활용률은 30% 수준에 불과해 재활용 체계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Seoul Institute, 2022b). 이러한 상황은 서울시 차원의 제도 도입만으로는 한계임을 보여주며, 이제는 지역사회 조직의 자발적 실천과 주민 참여가 제도적 노력과 결합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갈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국내에서 도시 생활폐기물 문제를 지역사회 주민이 자발적으로 대응한 과정을 다룬 근거는 일부 연구와 보고서, 기사에서 산발적으로 확인되지만, 대체로 단편적 서술에 머물러 있다. 본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선행연구 단계에서 「건강도시 우수사례집」을 바탕으로 생활폐기물 대응 건강도시 프로그램을 문헌고찰하였고, 그 결과를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에 학술논문으로 발표하였다(Lee et al., 2022). 이 과정에서 생활폐기물 관리와 건강도시 전략을 접목하는 학문적 의의를 제시하는 한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민참여가 역량 강화와 참여문화 형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됨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문헌에 근거한 분석만으로는 실제 지역사회 현장에서 시민참여가 어떠한 맥락 속에서 조직되고, 어떠한 전환점과 도전과제를 거쳐 도시건강 성과로 연결되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는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진 주민 주도의 활동 과정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질적 사례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서울의 일개 지역사회 조직을 사례로 하여,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복합적 과제 속에서 주민 주도의 활동이 어떻게 형성·전개되었는지를 심층 탐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중보건의 핵심 의제인 기후위기 대응과 도시건강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 조직의 역할을 규명하고자 한다.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의 일개 지역사회 조직은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어떠한 단계와 과정을 거쳐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는가?
둘째, 해당 조직의 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전환점은 무엇이며, 이러한 전환점은 어떠한 방식으로 실천의 작동 구조를 형성하는가?
셋째, 해당 조직의 활동은 지역사회 자산의 관점에서 어떠한 변화로 이어지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주민 주도의 생활폐기물 문제 대응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적 사례연구(instrumental case study)에 해당하며, Stake (1995)의 해석적 사례연구 관점을 참고하였다. 사례연구는 사례에서 드러나는 경험과 맥락을 중심에 두고, 현상이 실제 상황 속에서 어떤 의미를 구성하며 확장되는지를 탐색하는 접근이다. 이는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복합적 맥락 속에서 주민 주도의 실천이 형성·전개되는 과정을 탐색하려는 본 연구의 목적과 맞닿아 있다. 본 연구는 참여자의 경험을 중심에 두고 사례의 흐름과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며, 이론은 이러한 이해를 보완하는 참고 개념으로 활용하였다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은 개인의 행동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제도와 정책 환경의 전환까지 요구하는 다층적 의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주민의 삶의 경험에서 드러난 실천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으로 Community Action Model (CAM)을 참고하였다. CAM은 주민 주도의 실천을 통해 사회적·환경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고안된 참여적인 연구·실천 틀이며(Hennessey Lavery et al., 2005), 총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Figure 1]. ① 훈련(Train): 주민 옹호자들이 교육을 받고 해당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의제를 선택, ② 지역사회 진단(Diagnose): 지역사회의 강점과 필요를 파악, ③ 분석(Analyze): 진단 결과를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모색, ④ 실행(Implement): 선택된 활동이나 정책을 실제로 실행, ⑤ 집행(Maintain & Enforce): 실행된 활동이 제도·시스템 변화로 안착되도록 보장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실행 전략을 설계하며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
선행연구에서도 CAM은 다양한 공중보건 의제에 적용되며 그 유용성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흡연·건강불평등 대응 사업에서는 주민이 직접 문제를 진단하고 실행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제도와 정책 변화를 이끌어낸 바 있다(Hennessey Lavery et al., 2005). 또한 미국 전역에서 추진된 Active Living by Design 프로그램에서는 CAM의 5P 전략(Preparation, Promotions, Programs, Policy, Physical projects)을 적용하여 지역 단위의 신체활동 환경 개선과 건강 형평성 증진을 달성하였다(Bors et al., 2009). 나아가 이 프로그램의 후속 평가 연구는 주민 주도의 개입이 실제 물리적 환경 변화와 정책 채택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며 CAM 접근의 효과성을 재확인하였다(Brennan et al., 2012). 본 연구에서는 본 모형을 연구자가 분석한 주민 주도 실천의 전개 양상을 해석하는 참고 자원으로 활용했다.
2. 사례 선정
Stake (1995)가 제안한 도구적 사례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이해하려는 현상을 풍부하게 비추어줄 수 있는 경험과 맥락의 적합성이 우선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시 내 지역사회 조직 가운데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을 주민 스스로의 실천으로 축적해 온 사례를 탐색하였다.
사례 탐색은 2021년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었으며,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 자치구 홈페이지, 주민 게시판, 지역신문,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였다. 검색은 “(서울)” AND “(자원순환, 분리수거, 제로웨이스트, 폐기물, 재활용, 플라스틱, 쓰레기, 업사이클링)”의 키워드를 조합하여 이루어졌고, 총 268건의 사례가 1차 추출되었다. 이후 중복(68건)과 비서울 소재 사례(1건)를 제외한 199건을 정리하였고, 개인 단위 챌린지나 단순 체험 공간 운영 사례는 배제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공공사업(지자체 중심)과 비공공사업(시민단체, 협동조합) 사례 27건을 후보군으로 압축하였다.
연구진은 후보 사례에 대해 주민참여의 수준, 생활폐기물 감축과 관련한 실천 경험 및 성과, 활동의 지속성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그 결과 성북구에서 2016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봄봄(나를 돌봄, 서로 돌봄)’이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사례로 선정되었다. 지구를 위한 대안 생활 실천을 지향하며 소수의 뜻있는 주민이 모여 출발한 봄봄은 설립 초기 소수의 주부 모임에서 출발하여, 이후 약 20여 명 내외의 회원을 중심으로 생활폐기물 감축과 관련한 캠페인, 교육, 지역 협력 활동을 지속해 왔다. 봄봄은 협동조합이나 비영리법인과 같은 공식 조직 형태를 취하지 않은 지역 기반의 자발적 주민 공동체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등 공공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은 있으나 별도의 법인화나 조직 인가를 거치지는 않았다. 활동은 정기 참여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면서도 프로젝트 및 캠페인 단위로 지역 주민의 참여가 병행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또한 봄봄은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활동 내용을 공유하며, 성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상시 회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직의 형성 배경과 운영 방식, 그리고 도시 지역사회 내에서의 지속적 실천 경험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봄봄을 주민 주도의 실천이 도시 지역사회 맥락 속에서 조직화되고, 제도적 환경과 접점을 형성하며 일정 기간 지속되어 온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적 사례로 선정하였다.
3. 연구대상 지역
연구 사례인 봄봄의 지역 기반은 서울특별시 성북구이다. 성북구는 서울 동북부에 위치한 자치구로, 약 44만 1천 명의 인구가 거주하며(Seongbuk District, 2024), 다세대·다가구 주택, 저층 주거지, 대학 밀집 지역이 혼재하는 생활 환경 특성이 있다. 성북구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0.78kg으로 서울시 평균 1.13kg보다 적지만, 주거유형과 세대 수 규모의 다양성은 분리배출과 수거체계 운영의 복잡함으로 이어져 생활폐기물 관리의 효율과 수월성을 떨어뜨리는 구조를 형성한다.
한편, 성북구는 시민사회의 활발한 활동이 포착되는 자치구로, 1990년대 이후 마을만들기, 생활협동조합, 환경운동 등 다양한 주민 주도의 활동이 축적되면서 지역사회 조직 활동의 역량과 경험이 꾸준히 확장되어 왔다. 현재 성북구에는 100여 개 이상의 시민사회 단체, 협동조합 및 마을공동체 조직이 활동하고 있으며(Seongbuk Social Economy Center, 2024), 이들은 교육, 문화, 환경, 복지 영역에서 상호 연계와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의제를 다루어 왔다. 이러한 역사적 축적은 주민 주도의 실천이 단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지원과 지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해 왔다. 특히 성북구는 사회적경제 지원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성북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성북문화재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지원과 지역 내부 네트워크의 긴밀한 연결은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과 같은 복합적 과제를 주민 주도의 방식으로 실험하고 확산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4. 연구 참여자 모집 및 자료수집
연구 참여자는 사례의 실천을 다양한 위치에서 경험한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이에 봄봄의 조직 구조를 고려한 목적 표집(purposive sampling)을 통해 선정하였다. 이에, 봄봄 구성원 중 리더 1인, 운영위원 1인, 일반 회원 1인을 각각 모집하였다. 리더는 조직 내에 단일 인물이므로 대표 1인이 그대로 참여하였고, 운영위원과 일반 회원은 여러 명을 잠정적으로 고려하였으나, 연구 수행 당시 조직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최종적으로 각 집단에서 1인씩만 참여 의사를 확정하였다. 모집 공지는 공식 이메일과 SNS 채널을 통해 배포되었으며, 연구 목적과 절차가 명시되었다. 이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은 연구에 관한 상세 설명문을 제공받아 검토한 뒤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를 결정하였다.
아울러, 내부 참여자의 시각만으로는 조직의 활동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봄봄과 함께 환경 활동을 전개해 온 지역 주민 활동가 2인을 추가로 인터뷰하였다. 이들은 기후위기 주제로 협동조합, 주민자치 네트워크 등에서 장기간 활동해온 경험을 지닌 인물들로, 조직 외부의 시각에서 봄봄의 역할과 의미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러한 참여자 구성은 Stake (1995)가 제시한, 사례를 풍부하게 이해하기 위한 다중 시각 확보의 원칙과도 일치한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봄봄 내부자인 연구 참여자 1–3은 모두 성북구 지역에 5–11년 거주하였고, 각각 4–6년 동안 봄봄 활동에 참여해오고 있다. 봄봄 외부자인 연구 참여자 4와 5는 성북구에서 각각 12년, 19년 거주한 주민 활동가로, 기후행동네트워크, 에너지 협동조합, 주민자치회,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등 다양한 시민사회 조직에서 활동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특히 두 참여자는 기후행동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봄봄과 협력한 경험이 있으며, 이를 통해 생활폐기물 감축과 지역사회 환경 캠페인에서 공동의 의제를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특별시 성북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기본조례」 제정 과정에도 참여하여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였다.
현장자료수집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진행되었다. 먼저 참여자의 성별, 연령, 거주 형태, 가구 구성 등 기본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생활폐기물 관리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을 수집하였고, 이후 참여자의 경험과 서사에 초점을 둔 반구조화(semi-structured) 형식의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은 봄봄 내부 참여자(리더, 운영위원, 일반 회원)과 외부 참여자(주민활동가)의 관점을 균형 있게 반영하기 위해 두 집단을 구분하여 질문지를 구성하였다. 봄봄 내부 참여자에게는 활동의 형성과 전개 과정, 조직 내부에서 인식된 주요 전환점과 의사결정의 맥락, 활동을 지속·확장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촉진요인과 어려움에 초점을 두어 질문하였다. 반면 외부 참여자에게는 봄봄과의 접점과 협력 경험, 지역사회 조직으로서 봄봄의 역할, 외부의 시각에서 관찰된 지역사회의 변화와 봄봄 활동의 영향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하였다. 면담은 봄봄의 사무실과 동네 카페에서 이루어졌고, 평균 약 90분 동안 진행되었다. 녹음 자료는 면담 직후 전사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5. 자료분석
자료의 분석은 참여자의 경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의미를 직접 해석하고 유사한 서사와 인식을 범주 집합으로 묶어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분석은 사례의 흐름 속에서 드러난 전환점, 갈등, 조정의 순간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활동의 의미와 구조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전사자료(총 127쪽, 254,362자 분량)를 반복하여 읽으며 초기 의미 단위를 구성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이 형성·조정·확장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과 국면을 정리하였다. 이후 이러한 전환점이 어떠한 조건과 맥락 속에서 발생했는지를 비교·대조하며 사례의 윤곽을 조성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CAM은 사례에서 드러난 실천의 흐름을 조망하는데 도움을 주는 참고 개념으로 활용하였다. 사례의 경험이 CAM의 단계와 만나는 지점은 해당 개념을 참고해 기술하였고, 갈등 조정 과정 등 CAM의 설명 범위를 넘어서는 경험은 자료에서 새롭게 나타난 의미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결과 1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중심으로 활동의 단계별 전개를 기술하였고, 결과 2에서는 전환점 속 활동의 작동 방식을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활동이 지역사회에 미친 변화는 참여자가 인식한 성과를 중심으로 구성하였으며, 커뮤니티 자산(Yim & Lee, 2016)은 변화 요소를 유형별로 조망하기 위한 참고 틀로 활용하였다. 더불어 변화가 어떤 기반과 과정 중 형성되었는지를 함께 이해하기 위해 Donabedian (1966)의 구조–과정–결과 틀을 참고하였다. 이 모형은 의료서비스 평가에서 출발해 건강도시와 지역사회 기반 사업의 평가에도 적용되며(Kang et al., 2017), 구조적 기반·과정적 상호작용·결과적 변화를 함께 살피는 데 유용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조망을 활용해 지역사회 자산의 변화를 ‘구조(structural)’, ‘과정(processual)’, ‘결과(outcome)’ 범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6. 연구의 진실성 확보
본 연구는 사례의 경험이 어떻게 드러나고 이해될 수 있는지를 투명하게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자료원을 활용한 다중 관점(multiple perspectives), 참여자의 언어와 맥락을 충실히 보여주는 두꺼운 기술(thick description), 연구자의 성찰적 태도 유지, 분석 과정의 흐름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기술적 투명성 등을 중심으로 진실성을 확보하였다.
첫째, 내부자와 외부자의 면담 내용은 지역 언론과 공식 문서 등 다양한 자료원과 비교하여 사례가 실제 맥락 속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확인하였다. 둘째, 참여자의 진술은 가능한 한 원래의 표현을 유지하여 제시하고, 활동의 공간·제도적 맥락을 함께 기술함으로써 독자가 사례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셋째, 사례의 전개 흐름과 전환점 해석 등 주요 분석 과정은 연구진 간 논의를 통해 점검하였으며, 구성한 의미와 범주가 참여자의 실제 활동 맥락과 조화를 이루는지 살피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사전 이해가 해석에 과도하게 개입되지 않도록 반성적 메모와 감사추적(audit trail)을 유지하며, 의미 해석의 흐름을 자료와 대조함으로써 해석의 균형을 유지하였다.
7. 연구자 특성 및 반성적 성찰
본 연구는 연구진이 앞서 수행한 “생활폐기물 문제에 대응하는 국내 건강도시 프로그램에서의 시민참여 고찰”(Lee et al., 2022)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후속 작업이다. 선행연구를 함께 검토·집필한 경험은 생활폐기물 관리와 기후위기 대응에서 시민참여와 지역사회 조직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했고, 이를 실제 현장 사례로 확장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연구진은 생활폐기물 문제를 개인 행태나 정책 중심보다는 주민의 생활세계에서 형성되는 실천과 관계의 변화를 중요한 분석 지점으로 삼는 해석적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본 연구에서 이론을 선행 기준으로 삼기보다, 참여자의 경험을 우선적으로 이해하고 그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론을 보조적으로 참고하도록 이끌었다.
연구진은 모두 공중보건학을 전공하고 건강도시·지역사회 역량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연구진의 1인 가구 및 가족 단위 생활 경험, 성북구 및 인근 지역에서의 거주·활동 경험, 그리고 다른 자치구 제로웨이스트 조직에 대한 병행 조사는 사례를 이해하는 데 친숙함과 거리 두기 사이의 균형을 제공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는 자신의 사전 이해가 의미 구성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성찰적 메모와 동료 논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였다. 이러한 성찰은 참여자의 언어와 경험이 해석의 중심에 놓이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8.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책임자 소속 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수행되었고(IRB No. 2209/001-009), 모든 참여자로부터 연구 목적과 절차, 개인정보 보호, 참여 철회 권한 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제공한 뒤 자발적 서면 동의를 받았다. 연구 전 과정에서 참여자의 익명성과 비밀 보장을 원칙으로 하였고, 면담 자료는 참여자의 동의하에 수집되어 암호화하여 보관하였으며 연구 목적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단 연구 참여자가 조직명 ‘봄봄’은 공개에 동의하여, 논문에 공개 명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지역사회 조직 봄봄의 활동 형성과 전개
참여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봄봄의 활동은 일상에서 발견된 작은 실천들이 서로 연결되며 점차 조직적인 흐름을 이루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본 절에서는 참여자들이 경험한 활동의 주요 경로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하였다. 이러한 전개는 CAM의 단계와 맞닿아 있어, 활동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CAM의 단계 틀을 참고하였다<Table 2>.
초기에는 외부 전문가의 지도나 형식적 교육보다 회원들의 생활 경험이 문제의식 형성의 주요 기반으로 작동했으며, 이러한 시기는 CAM에서 말하는 훈련(Training) 단계에 부합한다. 구성원들은 성북구 내에서 가정을 꾸리며 체감한 생활폐기물 문제를 서로 나누었고, ‘나와 우리 가족이 지역에서 잘 살기’라는 생활 목표를 공유하면서 문제를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험은 인생곡선 그리기, 기후위기 관련 독서모임 등 성찰적 활동을 통해 구체화되었으며, 이후 생활 속 문제를 진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출발점으로 작용했다.
회원들의 활동은 문제 관찰, 논의, 실행이 분절되기보다 서로를 밀어 올리며 순환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CAM의 진단(Diagnose)–분석(Analyze)–실행(Implement)이 경험 속에서 중첩되어 나타난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회원들은 플로깅과 일회용품 배출 자가점검과 같은 활동을 통해 문제를 관찰하고, 정기회의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이를 공유하며 실행 방향을 조정했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수치나 통계보다는 각자가 관찰한 사례와 느낌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게 작용하였고, 봄봄은 공감과 토론을 통해 다음 실행을 구상해 나갔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새로운 활동이 파생되었는데 가령 자가점검 활동은 ‘용기내샵’(다회용기 포장 캠페인)으로, 플로깅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거리 쓰레기 문제는 ‘바다의 시작’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실행의 경험은 다시 문제 진단의 계기가 되어, 주민 실천이 학습과 실행의 반복 속에서 점차 구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집행(Maintain & Enforce)에 대응하는 활동에서는 조직 내부의 운영 기반 강화와 외부로는 생활폐기물 관리 제도 연계 시도가 병행되었다. 봄봄은 운영위원회 체계를 정비하고 연례 워크숍을 통해 역할과 책임을 조율했으며, 교육팀을 구성해 학교와 주민모임을 대상으로 생활폐기물·기후위기 교육을 진행했다. 한편으로는 지역 정치인의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검토하고 성북구의 기후위기 연합체에 참여하여 정책 논의에 의견을 제시했다. 이러한 노력은 주민의 일상 실천을 제도적 논의와 연결하는 기반이 되었고, 조직 내부의 안정성과 외부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봄봄의 활동은 일상 경험의 공유에서 출발해 실행과 조정, 그리고 제도와의 접점을 모색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본 절은 이러한 활동의 외형적인 전개를 기술하는 데 집중하였으며, 다음 절에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떤 전환점과 작동 방식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는지 상세히 서술하였다.
2. 지역사회 조직 봄봄 활동의 전환점과 작동 방식
참여자들의 진술을 따라가 보면, 봄봄의 활동은 여러 시기를 지나며 몇 가지 중요한 계기를 거쳐 확장되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기 포장 캠페인(‘용기내샵’), 거리 담배꽁초 문제를 다룬 ‘바다의 시작’, 기후위기 대응 연합활동 등은 참여자들이 특히 전환점으로 기억하는 지점이었다. 이 과정들을 살펴보면, 주민 주도의 실천이 자리 잡고 확장되는 방식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세 가지 흐름이 있었다. ① 일상의 경험을 서로 나누며 문제의 의미를 함께 다시 짓는 과정, ② 사람 간 관계를 발판으로 실행이 확장되고 구조화되는 과정, ③ 행정이나 제도와 접점을 만들며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그것이었다. 아래에서는 참여자들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이 세 가지 흐름을 중심으로 활동의 작동 양상을 살펴본다.
봄봄의 실천은 주민의 일상 경험에서 출발했다. 코로나19 시기 배달과 포장 쓰레기가 급증하자 회원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불편을 느끼고, 온라인 카페를 통해 그 경험을 공유했다. 가정에서 발생한 쓰레기 배출량을 인증하며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불편이 단지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의 환경 구조와 맞닿아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곧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실천의 출발점이었다.
“코로나 중에는 저희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쓰레기가 너무 많아졌다, 그런 얘기를 되게 많이 했어요. 온라인 카페에 쓰레기 배출 인증샷을 올리기도 하고, 서로 그런 얘기들이 오가다가 ‘우리 중에는 이미 용기 가지고 가서 음식을 포장해 오던 분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함께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용기내샵’이 시작됐죠.”(참여자 2, 운영위원)
참여자들은 쓰레기 문제를 개인의 습관이 아닌 도시의 소비 구조와 연결된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회용기 사용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상점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었고, 이러한 인식의 확장은 곧 지역 상점과 협력해 추진된 ‘용기내샵’ 캠페인의 구상으로 이어졌다. 한편 ‘바다의 시작’ 활동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다. 거리의 담배꽁초는 오랫동안 미관상의 문제로 여겨졌으나 회원들은 그것을 해양오염의 출발점으로 재해석했다. 참여자들은 동네를 걸으며 담배꽁초가 집중적으로 버려진 장소를 발견하고, 특히 빗물받이에 버려진 꽁초가 바다로 직접 흘러 들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문제를 구체화해 나갔다.
“길거리에 담배꽁초가 너무 심각한 거예요. 그래서 담배꽁초에 대해서 또 공부했는데, 중요한 것은 담배꽁초가 미세플라스틱이라는 것. 이걸 물고기들이 먹고, 그걸 또 사람이 먹게 되고. 이게 다 연결이 되어 있는 문제더라고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빗물받이에다가 버리면 불이 꺼지겠지, 생각하고 버리는데 빗물받이는 바로 바다로 가거든요.”(참여자 1, 리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주민들은 생활 속 불편을 개인적 불만으로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환경문제의 구조적 원인으로 확장해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공동 실천의 동력이 되었으며,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 해결의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문제의식이 공유된 이후, 봄봄의 실천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매개로 구체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초기에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점과 주민을 직접 찾아가며 접촉면을 넓혔고, 반복된 만남 속에서 설명 방식과 대화의 요령을 익혀 갔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되었고, 신뢰는 협력의 토대가 되어 실행의 폭을 넓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가게들 돌면서 포스터 붙이고 ‘이런 캠페인 하니까 같이 해주세요’ 하는데, 처음엔 잡상인 취급을 받기도 했죠. ⋯ 요즘에는 이제 우리가 왜 이 캠페인을 하는지부터 설명도 하고, 부담 가지지 말고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용하지 않아도 되니 (다회용기 포장하러) 오는 사람만 막지 말아라, 그렇게 얘기하곤 하니까, 나중엔 가게에 포스터도 직접 붙여주시고 격려도 해주셨어요.”(참여자 3, 일반 회원)
봄봄의 실행은 참여를 요청하는 차원을 넘어, 사람 간 관계를 매개로 참여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회원들은 상점, 학교, 주민센터 등 생활공간의 다양한 주체들과 연결되며 협력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갔다. ‘용기내샵’ 캠페인은 주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표적 사례였다. 상점 포스터와 참여 지도, 대여 거점 마련 등은 주민이 손쉽게 참여를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으며, 온라인 공간에서는 참여 후기를 공유하며 서로의 실천을 확인하고 격려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이처럼 생활 공간과 온라인 소통을 결합한 참여 구조는 개인의 실천을 지역적 움직임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이 있었다.
학교와의 연계는 활동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다음 세대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낸 계기가 되었다. ‘바다의 시작’ 캠페인에서는 주민센터의 협조 아래 빗물받이에 고래 그림을 그리고,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회의 참여로 학생 대상 환경교육이 병행되었다. 시각적 장치와 교육이 결합된 이러한 다층적 참여 구조는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을 ‘공동의 실천 주제’로 확산시키는 촉매의 역할을 했다.
“캠페인하고 나서 어떤 초등학생이 파란 고래 사진을 찍어서 일기에 썼어요. ‘우리 동네에서 파란 고래를 봤고, 빗물받이에 정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지 자꾸 가서 확인하게 된다’라고요.”(참여자 2, 운영위원)
한편 활동의 규모가 커지면서 운영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정이 필요해졌다. 다회용기 대여소 운영과 거리 캠페인 등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일부 운영진에게 업무가 집중되자, 봄봄은 구성원 간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했다. ‘용기내샵’에서는 자원 주민으로 구성된 ‘용기내 실천단’을 꾸려 위생 점검과 관리 업무를 분담했고, 내부 워크숍을 통해 일반 회원에게도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했다. 이를 거치며 활동이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지 않고, 구성원 간 협력과 분담을 통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운영 체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사업이 많아지니까 일 쏠림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일부러 사업별로 다 담당자를 나눴거든요. 예전엔 운영위원회 몇 명이서 다 처리했다면 이제는 각자 맡은 것을 책임지는 식으로.”(참여자 1, 리더)
이러한 변화는 곧 조직이 스스로 운영의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봄봄은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활동을 조율하며, 외부 지역사회 주체의 협력까지 이어지는 실행력을 갖추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봄봄의 실행은 사람을 모으는 조직화가 아니라, 협력의 방식을 학습하고 제도화해 가는 과정이었다. 운영의 성숙은 조직 내부로는 활동의 안정적 지속을 가능하게 하고, 외부로는 새로운 참여와 협력의 확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의미가 있었다.
활동이 누적되면서 참여자들은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생활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체감했다. 이에 따라 봄봄은 행정과의 협력, 즉 제도적 접근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바다의 시작’ 캠페인은 그 출발점이 된 경우였다.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회원들은 담배꽁초 문제가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거리 환경과 행정 관리 체계의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했다. 이에 지역 내 흡연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무단투기가 담배꽁초를 버릴 공간의 부족과 관련됨을 확인한 뒤, 주민센터에 전용 수거함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행정은 관리 인력과 예산의 부담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경험을 통해 봄봄은 행정과의 협력이 건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행정의 여건과 절차를 이해하며 조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흡연자분들 중에 죄책감 느끼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버릴 데가 없으니까 그냥 버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주민센터에 꽁초 전용 쓰레기통 설치를 건의했는데, 계속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설치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참여자 2, 운영위원)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이후 행정과의 관계에도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구청 환경과와의 협의가 이어지며 봄봄은 점차 행정이 참고하는 지역사회 조직으로 인식되었고, 일부 동네에서 시행되던 ‘용기내샵’ 캠페인은 구 차원의 무포장 생활 실천사업으로 확장되어갔다. 이 과정에서 봄봄의 경험과 실행 방식이 행정 사업의 기획에 반영되며, 주민의 자발적 실천이 제도적 틀 안으로 스며드는 기반이 다져졌다.
“용기내샵이 이제 다른 자치구로도 퍼졌어요. 다른 지역사회 조직에서 ‘우리도 같이 하자’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 아예 구청 환경과랑도 연결돼서 자치구 차원으로 무포장 생활 사업을 같이 했죠.”(참여자 1, 리더)
한편, 봄봄은 생활폐기물 문제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더 큰 의제 속에서 정책 연계를 모색하기 위해 성북기후위기비상행동에 참여했다. 이 연합체는 지역의 여러 환경단체와 주민모임이 느슨하게 결합한 구조로, 거리 캠페인과 공론장, 정책 제안 등을 통해 지역 차원의 제도 변화를 시도했다. 행정조직과의 논의 과정을 경험하며 봄봄은 행정과 지역단체가 서로 다른 관점과 우선순위를 지니고 있음을 경험했지만, 이를 갈등으로 보기보다 대화와 조율을 통해 협력의 방식을 찾아갔다.
“소통을 해보면 행정은 예산이나 규정의 얘기를 많이 하고, 우리는 현장 얘기를 주로 하게 되니까 처음엔 잘 안 맞았어요. 그래도 자꾸 대화의 장을 만들고, 서로 얘기하다 보면 방법이 나오더라고요.”(참여자 1, 리더)
연합체의 자율적인 구조는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지속적 활동을 유지하기 어려운 한계도 드러났다. 회원 대부분이 연합체 외 시민 활동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논의와 실행이 소수 인력에 집중되었고, 청년층의 참여가 저조해 세대 간 균형 있는 참여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회원들은 온라인 소통과 비대면 회의 등을 통해 참여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를 이어가며, 협력의 방식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었다.
“우리가 연합체이긴 한데, 각자 너무 바쁘니까 연대는 해도 협조나 공조까지 가기가 어렵더라고요.”(참여자 4, 주민활동가)
“오픈채팅방이 활발해 보여도 늘 100명쯤에 멈춰있어요. 젊은 친구들이 잘 안 들어오고, 대학생들한테 같이 하자고 연락해도 몇 번 하다가 끊겨요. 아무래도 저희를 좀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 같아요.”(참여자 5, 주민활동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봄봄은 제도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요구나 실행력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주체 간의 언어를 조율하고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임을 확인했다. 행정과의 교섭은 일회적 결과보다 지속적인 관계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주민들은 이를 통해 제도와 현장을 연결하는 실질적 협력의 방식을 점차 익혀 나갔다.
앞서 살펴본 ‘의미 조정’, ‘관계 기반 실행’, ‘경계 교섭’의 세 방식은 서로 맞물리며 주민 실천이 자리 잡고 확산되는 과정을 이끌었다. 일상의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관계를 통해 실행을 이어가며, 제도와의 접점을 넓혀가는 흐름은 시기와 활동의 차이를 넘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주민들이 생활의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실천이 자리 잡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3. 지역사회 조직 봄봄 활동과 지역사회 자산의 변화
봄봄의 활동은 주민들의 다양한 실천이 쌓이면서, 지역사회 여러 자산 영역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참여자들의 경험과 서술을 따라가 보면, 인적·사회적·문화적·물리적·정치적 자산에서는 비교적 분명한 변화가 나타난 반면, 자연적·재정적 자산에서는 뚜렷한 흐름이 확인되지는 않았다[Figure 2]. 이러한 변화는 크게 세 가지 층위에서 이해될 수 있었다. 하나는 실행 기반이 잡혀가는 구조적 변화, 또 하나는 참여와 관계망이 확장되는 과정적 변화, 마지막으로 일상 속 인식과 규범이 자리를 잡아가는 결과적 변화였다.
Community assets enhanced through BomBom’s activities across structural, processual, and outcome layers
우선 구조적 변화는 봄봄의 활동이 단발적 이벤트를 넘어, 주민 리더십·조직 구조·물리적 환경·제도적 기반이 서서히 마련되는 모습에서 발견되었다. 인적 자산(human asset) 측면에서, 성북구에는 이미 기후·환경을 주제로 한 활동이 존재했으나 봄봄은 생활폐기물을 일상의 의제로 끌어와 주민 접근성을 높힌 조직으로 의미가 있었다. 회원들은 일상에서 체감한 문제를 공유하며 학습과 실천을 이어갔고, 이러한 구조가 새로운 지역 리더십이 형성되는 토대를 이루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자산(social asset)도 함께 확장되었는데, 봄봄과 다양한 생활권 주체들이 소통하며 성북기후위기비상행동과 같은 연합체가 꾸려졌고 이 협력 구조가 지역 차원의 상설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아 갔다.
‘용기내샵’과 ‘바다의 시작’ 활동을 거치며 물리적 자산(built-environmental asset)의 축적도 있었다. 다회용기 대여소와 공공 행사에서의 다회용기 사용 관례,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 등은 지역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변화로 남았다. 더불어 ‘바다의 시작’ 캠페인을 통해 동네 빗물받이에 남긴 고래 그림은 환경 인식을 환기하는 상징적 장치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자산(political asset)에서는 주민 주도의 실천이 제도적 기반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봄봄을 비롯한 주민들은 기후위기 연합체를 통해 탄소중립 기본조례 제정을 추진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행정과 정책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부분적으로 마련되었다. 구축된 자산들은 지역의 공간과 제도 안에 물리적·조직적으로 자리하며, 이후에도 주민 실천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갔다.
“봄봄은 다양하게 주민들을 잘 모으고 있고, 회원들이 함께 모여서 활동을 그냥 아주 설렁설렁, 천천히 이어가거든요. 저처럼 환경 이야기만 먼저 막 얘기하면 사람들이 벌써 피하잖아요. ‘왜 이러세요, 저한테!’ 이런 반응이 나오는데, 봄봄은 그런 점에서 좀 다르게, 재미있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참여자 4, 지역 주민활동가)
과정적 변화는 참여와 관계의 흐름이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인적 자산(human asset) 측면에서 봄봄 회원들은 교육팀을 꾸려 자체 학습한 내용을 지역 강의와 캠페인으로 확산시켰다. 주민들은 교육 참여 과정에서 재활용과 분리배출 기술 등 일상 실천에 필요한 사항을 익힐 수 있었다. 사회적 자산(social asset)에서는 지역 내 다양한 행위자 간의 관계가 긴밀해졌다. 주민자치회, 학교, 상점 등이 봄봄의 캠페인과 공동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면서 생활 속 환경 실천이 여러 주체가 함께 수행하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협력의 흐름은 문화적 자산(cultural asset)으로 이어졌다. 제로웨이스트 행사, 축제 부스 운영, 연례 기후행진 등은 생활폐기물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을 지역 문화 속에 녹여내는 시도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정치적 자산(political asset) 측면에서는 주민의 정책 제안과 행정 협력 경험이 있었다. 봄봄을 비롯해 기후위기 연합체에 참여한 주민들은 정책을 검토하고 행정에 기후위기 관련 조례와 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주민 제안이 행정 논의와 조정 절차로 연결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주민의 학습·실천·정책 참여가 서로 연결되면서 지역 내 실행이 하나의 주기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봄봄 소속 회원 포함해서) 저희 대여섯명이 성북 기후행동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힘을 모아 거버넌스 조직까지 꾸리고 공론장을 개최해서 구의원들을 불러내기도 했습니다. 저희로서는 환경부, 구청 환경부서, 구의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참여자 5, 지역 주민활동가)
결과적 변화는 주민들의 인식 변화와 공동체 실천 규범이 조금씩 형성되는 모습에서 드러났다. 인적 자산(human asset) 측면에서, 봄봄 회원 및 활동에 참여한 일반 주민들은 일상의 불편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힘으로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감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역 상인·학부모·학생 등 다양한 주체들이 캠페인과 교육에 참여하면서 개인의 실천이 공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험도 확산되었다. 사회적 자산(social asset)에서도 폐기물 감축과 재사용 실천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아졌다. ‘용기내샵’ 캠페인의 영향으로 일부 상점과 카페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실천을 도입하고, ‘바다의 시작’ 캠페인의 영향으로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줄어드는 등, 봄봄 회원들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생활폐기물 관리 관행이 바뀌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러한 변화는 재활용과 분리배출, 일회용품 사용 절감과 같은 주민의 생활폐기물 관리 관행이 일상과 관계망 속에 스며들기 시작했음을 암시한다.
“(카페) 사장님한테 저희가 용기내 캠페인 얘기를 하면서 매장에서라도 일회용품을 줄여 달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자기도 관심이 생겼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본사에서 주는 할당 때문에 배달에는 어쩔 수 없이 써야 한다고 했지만, 매장에는 머그잔을 따로 비치해 두셨어요.”(참여자 3, 일반 회원)
“저희가 플로깅을 하면 카페 앞에 정말 심각하게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진 곳이 있었어요. 고물상 사장님도 아무리 깡통을 갖다 놔도 계속 버린다고 하소연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그걸 다 치우고 빗물받이에 고래 그림을 그려놨더니, 일주일 만에 정말 기적처럼 담배꽁초가 사라진 거예요. 처음 청소해 놓은 것처럼 깨끗했어요.”(참여자 2, 운영위원)
한편, 자연적 자산(natural asset)과 경제적 자산(economic asset)에서는 두드러진 변화가 언급되지는 않았다. 봄봄의 활동은 빗물받이 그림이나 다회용기 대여소 설치처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성과로 이어졌지만, 지역의 자연경관이나 환경 수준 자체를 보전·복원하는 차원으로까지는 확장되지 않았다. 또한 봄봄의 활동은 주로 공모사업 등을 통해 일시적 재원을 확보하며 운영되었으나, 지속적인 재정 기반이나 지역 차원의 새로운 경제적 구조로 이어지는 모습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
Ⅳ. 논의
본 연구는 생활폐기물 관리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지역사회 조직 봄봄의 경험을 통해, 주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한 환경 문제를 어떻게 공동의 과제로 전환하고 실행의 흐름을 만들어 가는지를 살펴보았다. 참여자들의 진술을 따라가 보면 봄봄의 실천은 문제 인식, 학습, 실행, 협력 확장의 과정이 서로 맞물리며 이어졌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의 인식 변화와 일부 환경 변화가 축적되었다. 논의에서는 먼저 봄봄의 활동이 어떤 방식으로 학습과 실행을 조직해 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활동이 어떤 구조 및 제도 기반과 이어지는지를 고찰한다. 봄봄 사례는 문제 인식, 실행, 협력, 조정이 반복적으로 오가며 조직 내부와 지역사회 일부가 함께 변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이는 주민 주도의 환경 실천이 갖는 조직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CAM은 지역사회 구성원이 문제를 인식하고 역량을 강화하여 정책과 환경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일련의 단계적 흐름을 제시하는 모형이다(Hennessey Lavery et al., 2005). 그러나 지역 맥락에 따라 이러한 단계 간 전환은 유연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실제 조직 활동을 엄격한 순차 흐름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Bright Research Group, 2016). 봄봄의 활동 역시 CAM의 각 단계를 엄밀히 따르기보다는 CAM이 전제하는 ‘문제 인식–학습–실행–조정’의 과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특히 봄봄에서는 학습과 실행이 분리되지 않고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회원들은 외부 기관의 훈련 없이도 일상에서 경험한 문제를 서로 나누며 작은 실행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다시 다음 활동의 근거로 삼았다. 코로나19 시기 배달·포장 쓰레기가 급증했을 때 회원들이 자가점검과 온라인 공유를 통해 문제를 구체적으로 인식한 경험은, 이후 ‘용기내샵’ 활동을 구상하고 개선하는 과정으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CAM의 진단–분석–실행 단계가 실제 주민 활동에서는 순환적이고 상호작용을 보이며 나타날 수 있음을 내포한다.
이러한 순환형 흐름은 외부에서 지식을 주입받기보다,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만난 경험을 서로 나누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다시 해석해 가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회원들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방식이 더 나았는지를 함께 살펴보았고 이러한 상호 조정 과정이 활동을 이어가는 내부 학습 메커니즘으로 자리해 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내부 중심의 학습 구조는 조직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강점이 있으나, 동시에 외부 시각이나 새로운 해석이 개입하기 어려운 폐쇄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Lee, 2024). 이는 향후 봄봄이 이미 형성된 외부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보다 상호학습적 방향으로 넓혀갈 필요가 있음을 암시한다.
CAM의 마지막 단계인 ‘유지(Maintain & Enforce)’ 역시 봄봄 사례에서는 고정된 단계라기보다, 내부 조정과 외부 협력 시도가 병행되는 성격을 띠었다. 봄봄은 기후위기 연합체 참여, 정책 제안, 행정과의 협력 등을 통해 생활폐기물 문제를 제도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동시에 내부로는 운영 구조를 정비하고 역할을 조율하며 지속적 실행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사회 조직이 ‘유지’ 단계를 행정적 제도화가 아니라, 회원 스스로 제도와 관계를 형성해 가는 학습적·조직적 과정으로 재해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봄봄의 활동은 시기와 주제가 달랐음에도, 전반적으로 회원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실행하며 관계를 넓혀 가는 일정한 흐름을 반복했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사회가 공동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능력, 즉 지역사회 역량(community capacity)의 개념을 통해 이해될 여지를 보여준다. 다만 의미 조정, 관계 기반 실행, 경계 교섭의 작동은 조직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주민 간의 차이와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그 결과가 항상 긍정적이거나 지역사회 역량 강화로 귀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Goodman 등 (1998)은 지역사회 역량을 구성원들이 함께 행동하여 공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집합적 능력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정의를 참고하여, 본 연구는 봄봄의 활동을 지역사회 역량의 수준이나 강화 여부로 평가하기보다는 공동의 문제 해결과 관련된 실천이 어떠한 방식으로 조직되고 조정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 도구로서 지역사회 역량 개념을 활용하였다. 이에 따라 논의에서는 앞선 분석에서 나타난 ‘의미 조정’, ‘관계 기반 실행’, ‘경계 교섭’이라는 세 가지 작동 양상을 각각 비판적 성찰(critical reflection), 참여와 사회·조직 간 네트워크(participation and social/interorganizational networks), 공동체 권력(community power)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봄봄의 활동은 회원들이 일상의 불편을 함께 성찰하고 이를 공동의 과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전환은 Goodman 등 (1998)이 말한 비판적 성찰과 맞닿아 있다. 회원들은 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서로 나누며, 그것이 단순한 개인의 습관이 아니라 도시의 소비 구조나 행정의 관리 방식과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점차 확인해 나갔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실천의 방향을 잡아주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고, 이후 상점·학교·행정 등 다양한 지역 주체와 협력하며 실행을 구체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다만 성찰이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속도로 일어난 것은 아니었기에, 경험을 함께 나누고 해석하는 시간이 반복적으로 마련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성찰이 단발적 계기가 아니라, 공동 실천을 지속시키기 위한 꾸준한 과정이었음을 의미한다.
이후 회원들은 무엇을 함께 문제로 삼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함께 조정해 가면서, 관계를 기반으로 실행의 틀을 만들어갔다. Goodman 등 (1998)은 참여를 지역 구성원이 공동 목표를 위해 의사결정과 실행에 직접 관여하는 능력으로 보고, 사회·조직 간 네트워크를 신뢰를 바탕으로 집단적 행동을 조정하는 힘으로 설명한다. 봄봄의 활동은 이 두 요소가 긴밀히 결합된 형태였다. 회원들은 상점이나 학교, 행정과 같은 다양한 주체들과 여러 차례 만나며 서로를 익혀 갔고, 이러한 관계가 이후의 활동을 가능하게 한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로 자리했다. 더불어 실행의 범위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참여 주체들 간의 신뢰가 함께 형성되어 갔다. 그러나 활동이 확대되면서 기획과 조정의 부담이 일부 구성원에게 집중되고, 새로운 참여자의 유입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도 나타났다. 관계 중심의 실행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참여의 다양성과 균형을 관리하는 운영상의 조정이 중요하다. 또한 주민·시민단체·행정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는, 이들이 함께 경험과 의제를 이어갈 수평적 교류의 구조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도시 단위의 기후위기 대응에서 여러 행위자가 단절적으로 움직인다는 기존 논의(Castán Broto & Bulkeley, 2013; Frantzeskaki & Rok, 2018)와 맞닿아 있다.
나아가, 관계 기반의 실행이 조직의 학습과 실행 기반으로 축적되어 제도와의 접점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도 이어지게 했다. Goodman 등 (1998)이 말한 리더십과 공동체 권력의 요소가 이 지점에서 확인된다. 봄봄은 주민센터, 구청, 지역 연합체와의 논의 속에서 정책 언어를 익히고, 생활 속 문제를 제도적 의제로 끌어올리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축적했다. 이는 앞선 연구(Lee et al., 2024)에서 논의된 ‘생활폐기물 사안 관련 시민 실천의 정책 확장 가능성’이 실제로 구현된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은 여전히 일부 구성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로 인해 운영 피로가 누적되기도 했다. 따라서 지역사회 조직이 제도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인 헌신에 기반한 방식만으로는 어렵고 교섭·조정을 뒷받침하는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 조직과 제도 간 협력 구조를 설계하고 운영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의 매개 역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중간지원조직은 행정의 하부 구조라기보다, 주민 주체가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공성 및 제도 자원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완충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Yoo, 2025). 결국 봄봄의 경험은 지역사회 조직의 실행력이 제도적 교섭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기반이 어떻게 마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를 제공한다.
봄봄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드러난 변화들은 참여자들의 경험 속에서 서로 다른 층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를 지역사회 자산의 범주로 비추어 보면, 주민들이 축적해 온 실행 기반과 관계망, 그리고 일상 속에서 형성된 인식과 행태의 변화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더불어 변화의 성격은 구조·과정·결과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나누어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인적·사회적·문화적·물리적·정치적 자산에서는 비교적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발견한 문제를 함께 검토하고 해결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은 지역의 실행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했다. 다회용기 대여소, 빗물받이 고래 그림, 관례화된 다회용기 사용 등은 지역 공간 속에서 새로운 실천 방식이 점차 일상으로 스며드는 양상을 드러낸다. 또한 상점·학교·행정과의 반복되는 협력은 주민들 간의 신뢰를 확장시키고, 작은 실천이 새로운 공통 규범으로 스며드는 토대였다. 특히 인적·사회적 자산은 주민의 학습과 실행 경험이 관계망과 공동 규범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참여자들은 생활폐기물 문제를 개인의 선택이나 책임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지역의 여러 주체가 함께 다루어야 하는 과제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다회용기 사용, 담배꽁초 줄이기와 같은 실천은 일부 생활권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자리했고, 환경 실천을 긍정적 가치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반면 자연적·경제적 자산에서는 확연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활동이 생활폐기물 관리와 주민 실천에 초점을 두고 있었던 만큼, 자연환경의 보전이나 지역의 경제 구조와 같은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기에는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동시에 봄봄의 활동이 향후 지역사회에서 자연적·경제적 자산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컨대 봄봄이 구축한 신뢰, 네트워크, 공동 규범 등의 사회적 자본은 향후 지역의 자원순환율을 높이고 환경 부하를 줄이는 성과와, 협동조합·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주체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사회적 인프라로 작용할 잠재력을 지닌다. 이는 풀뿌리 혁신이 제도적·경제적 구조와의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시스템 전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강조한 Seyfang과 Haxeltine (2010)의 논의와도 맞닿는다.
이와 같은 자산 관점의 해석은 기존의 건강증진·환경정책 평가가 주로 활동 규모나 단기 산출(output)에 집중해 왔다는 비판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국내 건강증진 사업에서는 참여 인원·활동 횟수와 같은 지표 중심 평가가 반복되어 왔으며(Hwang et al., 2021; Nam, 2005), 건강도시 사업에서도 이러한 한계가 지적된바 있다(Lee et al., 2024). 이때 봄봄의 활동은 지역사회 주민의 참여와 협력이 산출 차원만이 아니라, 지역의 실행 체계와 정책적 접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의미가 있다. 실제로 봄봄은 공모사업 참여, 주민센터와의 지속적 협의, 조례 제안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주민 실천을 제도 논의의 장으로 확장해 왔다. 이처럼 주민 참여와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한 실행 방식은 주민이 단순한 사업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정의하고 실행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주체인 지역사회 기반 조직(community-based organization, CBO) 실천의 한 형태이다. 국내 연구에서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기반 조직이 건강·돌봄과 같은 생활 의제를 공공의 과제로 재구성하고, 주민 조직화, 중간지원 조직으로서의 조정 역할, 공공 부문과의 협력 방식 등을 축으로 활동이 전개되는 양상을 제시하였다(Heo & Son, 2020). 국외에서는 지역 보건 캠페인과 취약집단 대상 돌봄·건강증진 영역에서 지역사회 기반 조직이 주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공 정책과 일상 실천을 매개하는 역할이 논의되었으며(Chau et al., 2023), 활동 과정에서 형성되는 다주체간 협력 관계와 공공 부문과의 연계 경험이 주요한 결과로 다루어졌다(Clark et al., 2024). 최근에는 지역사회 기반 조직의 이러한 역할이 환경·기후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2025). 그리고 이러한 주민 참여의 성격을 이론적으로 설명해 온 건강증진 연구에서는, 주민 참여를 동원이나 수단이 아니라 지역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문제를 재구성하고 실천을 공동으로 형성해 가는 과정으로 개념화한다(Minkler & Wallerstein, 2005; Wallerstein et al., 2018). 이와 같은 참여 개념은 주민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공공 의제 형성과 실행의 공동 주체로 상정하는 참여적 거버넌스 논의의 이론 기반을 이룬다. 봄봄의 경험은 건강도시가 강조하는 참여적 거버넌스, 즉 주민이 공공 주체와 함께 지역의 건강·환경 과제를 정의하고 실행하는 체계(WHO & Metropolis, 2014)가 생활폐기물과 같은 의제에서도 충분히 구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주민의 일상 실천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주체적 행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다.
본 연구는 주민 주도의 생활폐기물 실천이 지역사회 수준에서 관계와 실행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를 탐색하였다. 본 연구는 시민사회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서울 자치구에서 비교적 안정된 핵심 구성원을 중심으로 활동이 축적된 조직을 다루고 있어, 구성원의 진출입이나 조직 내부 갈등과 같은 역동적 과정은 제한적으로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료 역시 연구의 성격상 면담이 가능한 핵심 구성원과 일부 주민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참여자와 외부 이해관계자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분석은 특정한 시기, 특정한 사람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석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봄봄의 활동에서 확인된 경험들은 주민 주도의 환경 실천이 어떻게 구조 기반을 마련하고, 실행과 협력의 과정을 거쳐 지역사회에 미치는 변화를 만들어 가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읽힐 수 있다. 특히 생활세계에서 출발한 작은 실천이 개인 차원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과 같은 더 큰 의제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장면들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사회 조직이 건강도시 및 지역사회 건강증진의 맥락에서 정책과 일상의 간극을 잇는 실천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봄봄의 사례는 이러한 가능성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고 유지되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며, 향후 유사한 조직이나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서울 성북구 지역사회 조직 봄봄의 활동을 통해, 생활폐기물 문제를 매개로 한 주민 주도의 실천이 도시 건강의 새로운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참여자들의 경험을 따라가보면, 주민들은 일상의 불편과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실행 가능한 방식을 스스로 찾아내고, 협력의 과정을 통해 실행력을 형성해 나갔다. 이러한 경험은 환경 문제를 개인의 행동 변화로만 국한하지 않고, 도시의 관계망과 생활세계 속에서 공동의 건강한 환경을 가꾸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도시의 기후·환경 과제가 주민의 자율적인 참여와 결합될 때, 이는 개별 환경 정화 활동을 넘어 지속적인 주민 참여와 제도 변화를 이끄는 도시건강의 실천 토대로 발전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도시에서 주민이 자발적으로 이어 온 실천이 어떻게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지역의 변화를 일으키는지 그 과정을 하나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주민의 일상 활동이 쌓여 지역의 자원과 기반으로 자리 잡기 시작할 때, 도시는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서로를 돌보는 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관찰은 향후 도시건강 연구가 개인이나 제도 중심의 성과뿐 아니라,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와 실행하는 힘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5A2A0106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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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xml/47994/KOSHEP_EN_2025_v42n5_17_f00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