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감소지역의 케어네트워킹 시스템 기반 대화형 AI 노인 안부전화서비스 프로토콜 개발 및 실증 연구
























Abstract
This study developed a protocol for providing a conversational AI(Artificial Intelligence) call service to address care deficits in Jeongeup, a depopulating rural area in Korea.
A protocol was developed for 3,087 older adults in the rural areas of Jeongeup, which included a conversational AI call service for engagement, regular monitoring to assess their needs, and referrals to appropriate community resources. The study involved five phases: analysis, design, development, implementation, and evaluation. A survey on the demand for smart healthcare services was conducted with 4,989 participants, and the protocol was designed through team workshops.
The conversational AI call service was provided once a week for 12 weeks. The calls were designed to monitor the participants’ health, sleep, diet, exercise, and other factors, so that necessary interventions could be taken upon the detection of potential risks. Of the 306 cases classified as emergencies, the most common were “request for help” and “dizziness,” with a higher incidence in women and older individuals. The monitoring team referred participants to community lay workers or home care nurses for coordinated care and medical services, based on the decisions undertaken in internal case meetings.
The protocol demonstrates the potential of integrating AI and human resources to improve care quality in rural, depopulating areas.
Keywords:
depopulating areas, care deficit, conversational AI, smart healthcareⅠ. 서론
수도권의 총 인구가 국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으나(Statistics Korea, 2023a), 지방은 인구가 점차 소멸되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시점에 제때 돌봄을 받지 못하는 돌봄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 지역의 돌봄 공백은 고령인구 비율 증가로 인해 의료 및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지역 인구 유출로 인해 이를 충족시킬 돌봄 인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지방정부의 예산 감소로 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및 서비스 양이 축소되어 발생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5세 국내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8.4%를 차지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5년 20.6%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2050년 40.1%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Statistics Korea, 2023b). 이러한 고령화 현상은 농촌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며, 2023년 기준 농촌 지역의 52.6%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인 것으로 보고되었다(Statistics Korea, 2023c).
고령인구의 증가는 의료 및 돌봄 수요의 증가로 직결된다. 2023년도 노인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노인의 86.1%가 1개 이상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2개 이상을 보유한 복합이환자는 63.9%에 달하였다(Kang et al., 2023). 이러한 고령층의 신체적 기능 저하로 인해 의료 및 장기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2022년도 건강보험 진료 통계에 의하면, 노인의 입원진료 비율은 전체의 47.9%, 외래진료 비율은 전체의 31.1%를 차지하고 있다(Statistics Korea, 2023d). 장기요양 인정자 수는 2008년 이래 연평균 11.5%씩 증가하여 2023년 기준 109만명에 이르렀다(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 2023). 이러한 의료 및 돌봄 수요는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지방에서는 수요가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지방의 인구 감소는 돌봄 인력 부족을 초래하며, 이는 지방의 고령화와 의료 및 돌봄 수요 증가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2022년도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 재가급여 수급자는 대도시 거주자보다 식사 준비, 통증 관리, 세면이나 화장실 이용 등 기본적인 일상 활동에서 어려움을 보고한 비율이 더 높았다. 그러나 농어촌 소재의 장기요양기관의 분포는 26.2%에 그쳐 중소도시와 대도시에 비해 매우 낮았다(Lee et al., 2022). 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 장기요양기관은 인력확보가 어려운 실정으로, 실제로 인력 수급 문제를 경험한 비율이 대도시(26.6%)와 중소도시(33.0%)보다 높은 43.6%로 나타났다. 인력 채용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지역 내 관련 자격증 보유자의 부족을 꼽았다. 지난 1개월 동안 방문요양 요양보호사의 하루 최대 방문 이용자 수가 3명 이상인 경우는 농어촌지역 기관에서 37.1%로 나타나, 대도시(7.3%)와 중소도시(14.7%)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방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돌봄 인력 부족과 맞물려, 농어촌 지역에서의 적절한 돌봄서비스 제공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구밀도가 낮은 지방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는 돌봄·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 인구가 줄어들면서 농어촌버스 보유 대수는 감소 추세에 있으며,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대체 교통복지 수단은 양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Kim, Seong, & Min, 2018). 2023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은 동 지역 거주 노인에 비해 교통 불편으로 인해 병의원 진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빈번하고,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불만족을 보고한 비율 또한 매우 높게 나타났다(Kang et al., 2023). 의료시설 및 대중교통 접근성이 농촌과 도시 거주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복지패널로 분석한 연구(Yi & Kim, 2015)에서는, 농촌 지역에서의 접근성 개선이 주관적 건강 상태 향상에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돌봄·의료 서비스 수요는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돌봄 인프라가 가장 열악한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되어, 이 지역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2024년 3월 26일 『의료 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보건의료와 장기요양, 일상생활 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법적 밑거름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인구감소지역에서는 돌봄의 파편화나 분절화보다 부족한 돌봄자원이 더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존 돌봄 체계와 인프라로 돌봄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 가능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디지털 돌봄 솔루션에 관심을 두고 시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혁신 기술을 통해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고 급증하는 돌봄·의료 서비스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기술을 활용하여 노인에게 의료, 보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AI·IoT(Artificial Intelligence and Internet of Things)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기존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에 AI·IoT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AI 스피커, 스마트 밴드, 블루투스 혈압계 등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데이터를 보건소와 연계하여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Lee et al., 2024). 독거노인·장애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구에 IoT기반 응급안전 장비(게이트웨이, 활동량 감지기, 화재 감지기, 응급 호출기 등)를 설치하여 응급 상황 발생 시 119와 연계하여 신속한 구조를 지원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4).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보건 측면에서의 기술 개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었으며, 이에 따라 미국 ARPA 사업을 모델로 한 한국형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 사업은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지속 가능한 복지·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대규모 R&D(Research and Development)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Jeon & Han, 2024). 또한, 다양한 기업들이 AI, IoT, 음성 인식,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노인 건강관리 및 안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안부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클라우드의 CLOVA CareCall, SK텔레콤의 AI콜, KT의 AI케어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을 접목한 돌봄·의료 서비스를 실제 현장에 적용한 후, 기술의 효과를 평가하고 실천 경험 및 인식을 파악하는 연구들도 다수 수행되었다(Bae, Lee, & Lee, 2023; Kim & Kim, 2022; Kim & Oak, 2023; Lee, Lee, & Jeon, 2017; Lim, Lee, & Kil, 2023). 그러나 자가 건강관리 역량을 강화하거나 정서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이와 같은 AI 기술들은, 디지털 문해력이 높은 대상자만을 중심으로 하거나, 통합돌봄의 핵심인 지역사회 보건복지 자원과의 연계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운 단회성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인간의 돌봄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은 물론, 통합돌봄의 연속선에서 AI 기술이 어떤 기능을 어디까지 담당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려해야 하며, 휴먼 터치와 테크 터치가 가장 효율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는 지점을 찾는 연구가 더 많이 시도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주요하게 사용된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케어네트워킹 시스템’은 지역사회의 의료·돌봄 자원의 연계를 촉진하고 서비스 제공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 연구팀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의미한다(Lee et al., 2023). 케어네트워킹 시스템을 활용하여 고령자와 지역사회 의료·돌봄 자원 간의 연계를 촉진하는 지역 주민 활동가는 본 연구에서 ‘마을돌봄매니저’로 칭했다. 대화형 AI(Conversational AI)는 음성 또는 텍스트 기반 AI 에이전트로, 대화 및 언어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하고 자동화하는 기술을 지칭하는 인공지능 하위 분야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대화형 AI 노인 안부전화서비스는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건강, 식사 등 일상적 안부를 묻고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말한다(Naver Cloud Platform, n.d.). 기존의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는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지역사회에서 실행 가능성을 높이며 다양한 의료·돌봄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제시하는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는 2009년 노인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읍 내 87.1%의 병·의원이 시내에 집중되어 있어 읍·면 지역의 보건의료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Jeongeup City, 2023). 이런 상황 속에서 정읍시는 ‘2024년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기술지원형 시범사업’에 선정될 만큼 노인 돌봄의 필요성 증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Lim, 2024).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케어네트워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프로토콜은 실효성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는 정읍시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제공하고, 후속 모니터링 및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위한 사람과 기술의 융합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대규모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인구감소지역에서 고령자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람과 기술이 융합의 융합 모델의 효용성과 가능성을 탐구할 것이다.
Ⅱ. 연구방법
본 연구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된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3,087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을 모니터링하는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제공하고,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후속 모니터링를 실시하여 의료, 복지, 돌봄 자원을 지역사회 내에서 연계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해 수행되었다(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n.d.)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교육 설계의 체계적 접근법으로 알려져 있는 ADDIE 모형의 절차에 따라, 분석(Analysis), 설계(Design), 개발(Development), 수행(Implementation), 평가(Evaluation)의 다섯 단계로 수행되었다(Molenda, 2003). 분석 단계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기술 수요도를 파악하기 위한 혼합연구방법론을 수행하였고, 설계 및 개발 단계에서는 연구진 워크숍을 통해 설문조사, 심층면담, 워크숍의 내용을 종합하여 프로토콜을 수립했다. 수행 및 평가 단계에서는 수립한 프로토콜을 준수하여 서비스를 제공했고, 결과 평가를 위해 수신율, 건강이상 분류 비율, 특별조치 필요자 분류 비율 등의 수치를 산출하고, 지역사회 자원 연계에 대한 경험을 분석했다. 본 연구는 중앙대학교 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1041078-20230426-HR-118).
2. 프로토콜 개발 방법
서비스 이용자의 돌봄 및 기술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심층면담을 병행하는 혼합연구 방법론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설문조사로 파악하기 어려운 스마트기술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 등의 내용을 심층면담을 통해 보완하고자 했다(Johnson & Onwuegbuzie, 2004). 설문조사는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4,9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훈련된 전문 조사원 11명이 참여하였다. 설문조사는 건강상태, 돌봄필요도, 사회자본, 기술활용도, 스마트 건강관리 서비스 필요도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심층면담은 2023년 11월부터 12월까지 동 지역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에 받고 있던 공공 돌봄·의료 서비스 이용의 장애물과 어려움, 향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노인 정책 및 서비스,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보건복지서비스 이용 경험을 파악했다. 설문조사 문항 및 심층면담 반구조화 질문지의 개요는 다음의 표와 같다<Table 1>.
프로토콜을 설계하기 위해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정기적으로 총 6회의 연구진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워크숍은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기술 활용 및 역학에 전문성을 가진 박사급 연구교수 1인의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사회복지학 연구원 1인, 간호학 연구원 2인, 보건학 연구원 3인이 각자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서비스 프로토콜의 구성요소 정의 및 통합적 프로토콜을 수립했다. 분석 단계에서 설문조사 및 심층면담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프로토콜 구성의 기초자료로 활용했다. 기존 공공 서비스 이용의 장애요인, 스마트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돌봄에 대한 요구를 토대로 연구진 워크숍 논의의 방향성을 설정했으며, 프로토콜 설계 시 반영하였다.
워크숍의 주요 논의 주제는 기존 스마트기술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와의 차별점, 프로토콜에서 케어네트워킹 시스템의 역할,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위한 마을돌봄매니저의 권한과 역할 등이 포함되었다. 논의 결과, 케어네트워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단순 데이터 통합 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와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케어네트워킹 시스템과 대화형 AI 안부전화 데이터 연동 및 관리방안을 수립했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적절한 인력배치를 계획했다.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제공 후 모니터링을 위한 인력으로 연구원 4인, 지역사회 돌봄·복지 자원연계를 위해 읍·면 지역 별로 마을돌봄매니저 1인, 의료서비스 연계를 위해 방문간호사 1인을 배치했다.
3. 프로토콜 실증 방법
프로토콜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두 가지 주요 기술적 요소(케어네트워킹 시스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와 이를 지원하는 운영 체계(모니터링 체계)의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케어네트워킹 시스템은 지역사회 자원 간의 연계와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본 시스템은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데이터와 연구참여자의 건강 정보를 통합하여 제시하고, 안부전화 이후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지원하기 위해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주요 기능으로는 사례회의, 대상자 의뢰 및 회신 기능을 포함하며, 이러한 기능을 통해 지역사회 자원 간의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해당 시스템의 개발 과정과 세부 기능은 이전 연구 논문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Lee et al., 2023).
둘째,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사용자 상태 감지 및 분류 기능은 연구참여자의 일상생활을 모니터링하고 건강 관련 이상 상황을 탐지 및 분류하는 데 활용되었다. 서비스는 발화자의 음성을 인식하여 이를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한 뒤, 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의 5가지 건강 관련 지표를 기반으로 대시보드에 긍정, 부정, 알 수 없음의 3가지 상태로 나타낸다. 또한, 특별 조치가 필요한 경우(예: 가슴통증, 도움요청, 구조요청, 마비 증상, 실신 증상, 어지럼증, 호흡곤란, 고열, 구토 등)를 별도로 분류하여 표시한다. 관리자는 대시보드에서 통화 녹취록, 음성 파일, 5가지 건강 지표 상태, 특별 조치 필요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Jo, Epstein, Jung, & Kim, 2023).
셋째,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모니터링 체계는 보건학 연구원 3인과 간호학 연구원 1인으로 구성된 모니터링팀이 수행했다. 특별 조치가 필요한 연구참여자로 분류된 경우, 모니터링팀은 개별 통화 녹취록 및 음성 파일을 수기로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수행하였다. 이후 주간 사례회의를 통해 방문간호사를 통한 의료 자원 연계 여부 또는 마을돌봄매니저를 통한 복지·돌봄 자원 연계 여부를 결정하였다. 모니터링팀의 모든 활동은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관리자 화면에서 데이터를 취득한 후, 모니터링 변수(예: 조치 담당자, 관찰 내용, 사후 조치 필요 여부 등)를 추가하여 엑셀 기반의 공동 작업 방식으로 기록되었다.
평가 단계에서는 연구참여자가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수신한 비율(총 수신율)과 건강 관련 5개 지표에서 이상상태로 분류된 비율을 산출하고, 실제로 모니터링 이후 지역사회 자원연계가 이루어진 두 사례를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총 수신율은 총 통화연결 성공 횟수를 전체 통화연결 시도 횟수로 나누어 산출했으며, 연구참여자는 주 1회씩 12주 간 통화서비스를 제공받았다. 건강관련 지표의 이상상태 비율은 5개 지표(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 각각에 대해 ‘부정’으로 분류된 횟수를 전체 통화 연결 시도 횟수로 나누어 산출하였다. 질적 평가를 위해 분석한 두 사례는, 모니터링팀의 사례회의에서 논의된 사례 중 대표성을 가진 사례로 선별하였다.
Ⅲ. 연구결과
1. 분석
프로토콜 실증에 앞서, 지역사회주민의 돌봄욕구와 기술사용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수행한 지역돌봄수요조사와 심층면담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연구참여자의 63.9%가 여성이었고, 전체 평균 연령은 77.5세(±7.3)였다. 남성은 부부 또는 자녀, 가족과 거주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86.1%), 여성은 독거(48.0%)와 동거(52.1%)의 비율이 비슷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ADL 및 IADL을 기준으로 기능 제한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11.4%)보다 여성(20.8%)에서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용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낮게 나타났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인터넷 사용 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포함한 휴대폰은 전체의 94.5%가 보유하고 있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또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휴대폰 보유율이 낮았다. 대다수의 노인이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으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휴대폰 보유율은 낮게 나타났다. 대체로 75~84세 집단이 다른 연령대 집단보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건강서비스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전체의 70.6%로 나타났고, 여성에게서, 또한 75~84세 연령 집단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외에도, 전반적인 스마트기술 건강서비스 수요는 75~84세 연령 그룹이 다른 연령 그룹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General characteristics and demand for smart healthcare among older adults in rural JeongeupUnit: n(%)
심층면담 결과, 연구 참여자들은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보건복지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 참여자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문자와 전화 외의 기능을 사용할 줄 모른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일부 연구 참여자들은 교육기회가 있어도 참여하는 것이 번거롭고 쉽게 내용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배울 의향이 없다고 언급하였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경험으로는, 마을 이장이나 보건소, 면사무소에서 재난 안내 및 건강검진 안내 문자를 수신한 경험을 언급하였다. 이는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보건복지서비스가 지역사회 내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이용자 측면에서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참여자들의 스마트기술 활용 능력과 경험을 고려할 때,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는 고령자들에게 익숙한 전화 수신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한 중재 방식임을 알 수 있었다.
2. 설계 및 개발
앞선 기술 수요도 조사 및 연구진 워크숍을 통해 [Figure 1]과 같은 프로토콜을 도출해내었다. 지역사회의 돌봄욕구 및 기술사용 현황 파악을 위해 수행한 지역돌봄수요조사 참여자 4,989명 중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이용에 동의한 자 2,963명과 마을돌봄매니저를 통해 직접 발굴된 124명을 포함한 총 3,087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제공된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이다. 이는 주 1회씩 12주간 제공되었으며,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 중 연구참여자가 선호하는 시간대로 배정되었다. 부재중일 경우, 1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추가 전화가 발신되었다. 둘째, 안부전화 모니터링 및 후속조치 서비스이다. 연구원 4인으로 구성된 모니터링팀에서 주 단위로, 한 주간 발신된 안부전화의 내용을 모니터링했다.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는 자동으로 연구참여자의 통화내용을 인식하여 텍스트화하고,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여 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 또는 그 외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자로 대상자를 분류한다. 모니터링팀은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대상자만을 선별하여 전화 내용을 검토하고, 사후 조치를 취하였다. 주간 정기 사례회의를 통해 모니터링 종결, 또는 지역사회자원 연계가 필요한 연구대상자를 선별했고, 돌봄 또는 복지 자원의 연계가 필요할 경우 마을돌봄매니저를, 의료적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방문간호사를 연계하여 돌봄의 연속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3. 수행 및 평가
전체 3,087명을 대상으로 주 1회, 12주간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3]. 전체 수신율은 55.85%였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수신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85세 이상 고령자의 수신율은 63.04%로, 전체 연구참여자의 총 수신율보다 약 8% 높았다. 건강 이상으로 감지된 비율은 총 통화 연결 성공횟수 중 22.25%를 차지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건강 이상으로 분류된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여성, 24.91%; 남성, 16.26%). 수면 이상, 식사 이상, 운동 이상으로 분류된 비율은 전체 통화 연결 성공 건수 중 1%대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성별 및 연령별로 층화할 경우 조금씩 양상에 차이가 있었다. 수면 이상과 식사 이상 비율은 각각 남성보다 여성에서 소폭 더 높았고, 수면 이상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식사 이상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 운동 이상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났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상 비율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외출 이상 비율은 전체 통화 연결 성공 건수 중 3.27%를 차지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상 비율이 더 높았다. 건강, 수면, 식사, 운동, 외출 외에도, 알고리즘에 의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로 9가지 상황(가슴통증, 도움요청, 구조요청, 마비증상, 실신증상, 어지럼증, 호흡곤란, 고열, 구토)으로 분류되었다. 전체 통화 연결 성공 횟수 중 1.47%가 특별 조치가 필요한 경우로 분류되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특별 조치 필요자로 분류된 비율이 더 높았다.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제공 건수 중 특별조치가 필요하다고 분류된 사례는 총 306건이었으며, 이 중에서 ‘도움요청’(134건), ‘어지럼증’(86건), ‘마비증상’(22건) 순으로 발생 비율이 높았다. 특별조치가 필요한 9가지 경우 중 ‘구토’를 제외한 8가지 경우 모두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생 비율이 높았다. 특히, ‘도움요청’의 경우 여성 80.6%, 남성 19.4%로 가장 큰 차이를 보였고, 그 다음으로는 ‘가슴통증’에서 여성 76.92%, 남성 23.0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구토’와 ‘가슴통증’을 제외한 나머지 7가지 경우는 75세 이상 85세 미만의 그룹에서 가장 높은 발생 비율을 보였고, ‘가슴통증’은 ‘85세 이상’ 그룹에서 가장 높은 발생 비율을 보였다[Figure 2].
![[Figure 2] [Figure 2]](/xml/43537/KOSHEP_EN_2024_v41n5_99_f002.jpg)
Gender and age distribution of individuals flagged for emergency action by conversational AI algorithm
본 연구팀은 특별조치가 필요한 306건에 대해 후속 모니터링 및 내부 사례회의를 진행하여 발화 인식 오류로 인해 특별조치 필요건으로 오분류된 경우, 당장 조치가 필요하지 않으나 추이 관찰이 필요한 경우, 마을돌봄매니저 혹은 방문간호사를 통한 후속조치가 필요한 경우, 세 가지 경우로 분류하였다.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마을돌봄매니저 또는 방문간호사에게 연계한 대표적인 사례 두 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기철(가명, 남, 79세) 님은 대화형 AI 안부전화를 통해 한 달 가량 지속적으로 어지럼증 및 그로 인한 식사의 어려움, 기억력 저하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이에 모니터링팀은 후속 전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증상의 정도, 발생 빈도와, 복용 중인 약물 및 돌봄 자원의 현황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문간호사의 대면상담 및 지역사회 자원연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모니터링팀은 방문간호사에게 대상자를 의뢰했고, 방문간호사는 유선상담을 통해 방문일정 및 간단한 증상 확인을 진행했다. 방문간호사는 유선상담 후 바로 다음 날, 대상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거주 상태와 약 정리를 위한 약물복용 현황을 확인하고 활력징후를 체크했다. 방문했을 당시에도 여전히 어지럼증을 호소하였으나, 증상을 해결하기 위한 약물복용이나 적극적인 치료는 받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고, 이에 방문간호사는 대상자에게 병원 진료 및 치료를 권하였다.
유순자(가명, 여, 87세) 님은 교통사고로 인한 우측 고관절 탈구를 겪고, 최근 1년 간 입원 후 퇴원하여 자택에 거주 중이었다. 사고로 인해 다리에 감각이 없어 거동이 어려운 상태로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저하되었고,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였다. 이에 모니터링팀은 후속 전화를 취해 대상자가 겪고 있는 거동불편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인 어려움에 대해 상담을 진행했고, 추가적으로 얼굴이 자주 붉어지며 두피 가려움증이 심해 피부과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였다. 모니터링팀은 방문간호사에게 대상자를 연계했고, 방문간호사는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대상자의 건강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지역사회 자원연계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대상자의 활력징후는 안정적이었으며, 거주지는 청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두피 가려움증은 염색으로 인한 것임을 확인하고, 염색을 중단할 것을 권유하였다. 또한, 거동 불편으로 인해 농사일과 사회적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생한 우울 증상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였다.
Ⅳ. 논의
본 연구는 인구감소지역의 노인 돌봄 공백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정읍시 읍·면 지역을 대상으로 대화형 AI 안부전화로 노인의 일상 안부를 확인하고, 케어네트워킹 시스템 기반 모니터링 및 후속조치를 시행한 실증 연구이다. 주요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실증연구에 앞서 연구대상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도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부분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었고,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수요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75~85세 그룹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심층면담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체로 과거에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보건복지서비스 이용 경험이 부재했고,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같은 조사 결과와 연구팀 내부 워크숍 결과를 종합하여 실증연구의 프로토콜을 수립했고, 1주에 1회씩 12주간 대화형 AI 안부전화 서비스 제공, 모니터링 및 지역사회 자원연계 후속조치를 수행하였다. 실증연구 수행 결과 총 수신율은 55.85%로 나타났고,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수신율 및 특별조치 필요자로 분류된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별조치 필요자로 분류된 주된 사유는 ‘도움요청’, ‘어지럼증’, ‘마비증상’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모니터링 절차에 의해 후속관리가 필요한 연구대상자를 발굴하여 방문간호사 또는 마을돌봄매니저를 통한 가정방문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나리오를 수립 및 실행함로써 지역사회 내 실현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본 연구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결과 특별조치 필요자로 분류된 비율과, 식사 및 외출 이상자로 분류된 비율이 높게 나타난 점은, 여성 노인일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건강수준이 낮고, 돌봄필요도가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부분이다(Kang et al., 2023). 그러나 여성 노인일수록,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디지털 기기 접근 수준, 역량 수준, 활용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낮고(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2022),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다고 보고되었는데(Kang et al., 2023), 본 연구에서는 여성 노인일수록, 연령대가 높을수록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수신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PC나 스마트워치 등 타 기기와 비교했을 때 휴대전화는 후기고령자의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고(Kang et al., 2023), 휴대전화를 활용해 전화를 받는 행위는 문자 또는 SNS를 활용하는 행위보다 비교적 간단하므로 여성 노인 및 연령대가 높은 그룹에서 AI안부전화서비스의 수신율이 높게 나타났을 수 있다. 또한, 특별조치 필요자로 분류된 경우 모니터링팀에서 사후 전화 및 자원 연계 등의 후속조치를 수행했는데, 이러한 인적 상호작용 요소는 돌봄과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연구 참여자들의 높은 수신율에 기여했을 수 있다. 의료 및 돌봄 필요도가 높아지는 고령의 노인에게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인간 중심적 요소를 결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 기술의 역할과 사람의 역할
고령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기술을 접목한 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기술로 모든 것을 대체하는 접근방식보다 기술과 사람의 역할을 적절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3,087명이라는 다수의 연구참여자에게 1주에 1회,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안부전화를 발신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통화내용 속 키워드를 감지하여 위험상황에 놓인 대상자를 발굴한 것도 알고리즘을 통한 표준화된 모니터링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위험상황에 놓인 대상자로 분류되었으나, 주변 소음 혹은 발음 오류로 인한 오분류를 확인해내거나, 또는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위해 통화내용을 일일이 수기로 검토하는 작업은 사람의 개입을 필요로 했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는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링팀과 방문간호사 및 마을돌봄매니저라는 인적 자원을 프로토콜 내에 포함시킴으로써 연구참여자와 쌍방향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사람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궁극적으로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Human-computer interaction(HCI) 개념에 잘 나타난다. 한 선행연구에서는 노인을 위한 기술 개발에 있어 노인의 생활 방식, 문화적 배경 및 사회적 네트워크를 포괄적으로 고려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심층적인 연구가 중요함을 강조했다(Chin, Wu, Liu, Li, & Wang, 2024). 또한, 기술 수용도가 낮은 고령의 인구집단에게는 기술 사용의 신뢰성을 더욱 강화하고, 사용자가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보고되었다(Albahri et al., 2023).
유사한 시도를 했던 한 국내 선행연구에서는, 1인 가구 노인을 위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 제공 후 서비스 이용자 및 제공자의 경험을 파악함으로써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효과와 개선점을 탐색했다(Kim & Oak, 2023). 지역사회 380명의 노인에게 안부전화서비스를 제공했고,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통화 내용을 모니터링하며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했다. 인터뷰 결과, 서비스 이용자들은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가 자신을 정기적으로 챙겨주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보고했고, 서비스 제공자인 담당 공무원들은 안부 확인을 위한 전화 또는 방문과 같은 직접서비스 측면에서의 업무는 감소했으나, 서비스 내용 설명 및 AI 안부전화 모니터링 등 간접서비스의 양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모니터링 후 지역사회 자원연계를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프로토콜에 차이점이 존재하나, 두 연구 모두 프로토콜 내 기술과 사람의 역할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디지털화에 대한 종사자들의 경험 및 인식을 파악한 한 선행연구에서는,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과 같은 생활시설과 달리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시설 종사자, 이용자, 보호자 모두 연령대가 높아 디지털기술의 활용범위가 제한적이었다고 보고했다(Bae et al., 2023). 기술 사용을 도와줄 수 있는 종사자의 역할이 취약계층의 디지털 기술 활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 연구에서도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마을돌봄매니저의 역할과 이상 상황이 감지되었을 경우 담당 연구원의 후속전화를 통한 적시의 피드백을 통해 고령자인 연구참여자의 기술활용 서비스의 이용률을 높이고자 했다.
2. 노인 안부전화서비스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
대화형 AI 노인안부전화 서비스는 노인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반면, 돌봄인력의 수는 부족해지므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서비스가 이제 시작 및 확산되는 단계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당사자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인력의 관점이 잘 담길 수 있도록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대화형 AI 안부전화가 노인의 음성을 인식할 때, 본 연구에 활용된 안부전화기술은 사용자의 발화를 인식하고, 그 정보는 이후 자연스러운 대화 연결을 위한 단서로만 활용되었다. 그러나 추후에는 발화자의 음성을 인식하여 활력징후 모니터링 또는 특정 질병 진단을 위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면, 위험상황에 처한 노인을 더 선제적으로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숨이 가빠 호흡이 불편한 상태이거나, 발화자의 목소리톤을 인식하여 기력이 쇠한 상태를 식별하는 기능을 말한다. 실제로 기술을 사용하여 사람의 목소리, 표정, 몸짓 등을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질병을 진단하거나 의료적 의사결정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미국 Institute for Creative Technologies에서 개발한 SimSensei Kiosk는 가상 인간(Ellie)을 기반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목소리,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인 신호를 인식하여 심리적 상태를 감지하고, 심리적 장애 진단의 초기 의사결정을 지원한다(DeVault et al., 2014). 또한, 미국 국립보건원의 Bridge2AI-Voice 프로그램은 목소리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하여 진단 및 치료 예측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별할 수 있는 주요 질환 5가지(음성 관련 질환, 신경학적 및 퇴행성 질환, 정신 질환, 호흡기 질환, 소아 질환)를 정의한 바 있다(Bridge2AI-Voice Consortium, n.d.). 이와 같이, 대화형 AI 노인안부전화서비스가 의료적 진단에 활용될 수 있다면, 보다 정밀한 모니터링 및 돌봄인력 업무 효율성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서비스 이용자별로 맞춤형 상호작용이 가능한 AI 모델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화형 AI 안부전화 모니터링 결과,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언급한 연구참여자에게는 “금방 회복될 거예요”와 같은 긍정적이고 공감하는 반응을 주로 제공하였다. 그러나 일부 고령의 연구참여자들은 AI의 이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 비현실적이라 느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고령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에게, 건강 또는 삶의 질과 관련된 질문은 민감한 주제일 수 있으므로 보다 섬세한 반응을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효율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인력 배치 및 최소한의 인력 전문성 기준 확립이 필요하다. 먼저, 모니터링팀의 음성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평가와 현장방문 후 대면 평가 간에 차이가 발생한 사례가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모니터링팀에서 특정 연구참여자에 대해 돌봄이 필요하며 추가적인 자원 연계 및 현장 방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마을돌봄매니저가 실제 방문한 결과 해당 참여자가 건강하고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 경우가 있었다. 이는 음성을 통해 수집된 정보가 연구참여자의 일시적인 상황이나 심리적 상태의 영향을 받거나 기술적 한계로 인해 부정확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장 방문을 통해 음성 데이터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맥락적 정보를 추가적으로 수집하는 보완적 역할이 필요하다. 또한, 모니터링팀에서 특정 사례를 심각한 상태로 판단하고 추가 조치를 의뢰할지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이는 대화형 AI 안부전화 모니터링 인력이 심리적·사회적 욕구를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서비스 모델을 확장하기 위해 표준화된 의사결정 기준을 마련하여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본 연구는 인구감소지역의 돌봄공백 해소에 기여하고자,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를 다수의 고령자에게 제공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는 사람과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제안한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향후 수신율 및 기술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며, 서비스의 장기적 효과와 지속성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서비스를 이용한 고령자의 긍정적 및 부정적 경험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고령자의 개인적 특성과 상황을 더욱 세밀하게 반영하는 정교화된 기술적 발전이 요구된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인구감소지역에서 고령자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의 효용성과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사람과 기술을 융합한 대화형 AI 안부전화서비스가 고령자들의 일상생활 모니터링 및 안부확인을 돕고,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촉진하는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서비스의 지속적 사용을 유도하고, 기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와 서비스의 장기적 효과를 평가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람과 기술의 융합은 고령자에게 보다 인간 중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며, 향후 돌봄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국민건강 스마트관리 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HS23C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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