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ournal of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 Original Article ]
Korean Journal of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 Vol. 39, No. 3, pp.1-18
ISSN: 1229-4128 (Print) 2635-530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Sep 2022
Received 03 Aug 2022 Revised 05 Sep 2022 Accepted 05 Sep 2022
DOI: https://doi.org/10.14367/kjhep.2022.39.3.1

협력 관점에서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돌아보기

김동하* ; 유승현**, ***,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조교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겸임교수
Rethinking a participatory community health program in Seoul from a collaboration perspective
Dong Ha Kim* ; Seunghyun Yoo**, ***,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Department of Public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Adjunct professor,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Seunghyun YooDepartment of Public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gu, Seoul, 08826, Republic of Korea주소: (08826)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Tel: +82-2-880-2725, Fax: +82-2-762-9105, E-mail: syoo@snu.ac.kr

Abstract

Objectives

This qualitative study describes how the multi-year public health program in Seoul for participatory community health was launched and implemented.

Method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program documentation reviews and interviews with people involved in program development and implementation. Twenty individuals representing different sectors (e.g., city office, local public health center, community-based organizations) and roles (e.g., planner, advisor, and implementer) in the program were interviewed between September and November 2021. Pattern-finding and pattern-matching were used to analyze the data.

Results

The pattern-finding analysis identified nine issues, which were: the background and context of the program; the program’s unique role, structure, operation, and evaluation; different views on partner roles and program outcomes; and issues with program sustainability. The community participation program was further analyzed as a collaboration project using pattern-matching, which recommended paying attention to the specific roles anticipated and opportunities available for the community leaders trained in the program. Additionally, it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shared goals among the program participants in different sectors and roles.

Conclusion

Approaching public health projects for community participation from the perspective of collaboration and building case studies of such approaches will enhance both research and practice of community health promotion.

Keywords:

public health, health promotion, participatory community health, collaboration, qualitative research

Ⅰ. 서론

지역사회 활동(community action) 강화는 일찍이 건강증진 오타와 헌장(World Health Organization[WHO], 1986)에서 명시한 건강증진 영역 중 하나이다. 여기서 건강을 위한 지역사회 활동이란 지역사회가 건강결정요인에 대한 역량과 권한을 키워서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우선순위 설정, 건강증진 전략 기획과 실행 등에 공동체로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WHO, 2021). 이러한 지역사회 활동은 지역사회 구성원–개인과 조직–이 각계각층에서 다양하게 참여하고 협력해야 가능하기에, 참여와 협력은 건강증진의 중요 원칙이자 전략이고(Scriven & Hodgins, 2012), 건강 거버넌스 구축의 핵심 요소이다(Kickbusch, 2007). 건강증진을 위한 지역사회 참여는 해당 지역사회가 당면한, 관심이 있는 건강 사안을 파악하고, 의견과 역할을 나눠 그 지역사회에 적합한 대안을 개발하고 추진하면서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권한을 발휘하는 것을 지향한다(Doherty, 2008; Wallerstein, 1993; Yoo, 2012).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의사결정과 계획실행을 해야 하고, 관련된 여러 부문 및 기관과 조정이나 협업이 필요하기에 건강증진에 관한 지역사회 참여는 협력과 연결된다.

지역사회 참여와 협력 기반의 국외 건강증진 연구 사례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건강행태 개선,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 만성질환 관리, 건강친화적 환경 조성 등 보건 분야 전반에서 활발하게 보고되고 있고(Kaur et al., 2022; Kenny et al., 2013; Koehler et al., 2018; Rifkin, 1986; Rosato et al., 2008), 누적된 개별 연구 사례를 정리하여 그 동안의 성과와 교훈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체계적 문헌고찰, 메타분석 연구까지 이루어지고 있다(Brush et al., 2020; Haldane et al. 2019; Lachance et al., 2022). 지역사회 파트너십이 장기 지속하면서 지역 주민의 건강증진과 건강불평등 완화가 이루어진 국외 성공 사례 26건을 고찰한 Brush 등 (2020) 연구에 따르면 지역사회 조직-공공기관-연구조직의 다자간 파트너십 형성,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 모형의 적용, 명료한 활동 지침 제시, 신속하고 눈에 보이는 사업성과 창출, 평가 과정에 주민 참여 보장이 사업 성공의 주요 요인이었다. 또한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국제기구, 서구권의 도시정부에서는 지역사회 현장의 필요와 요청을 수렴하여 보건사업 지침서에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진 지역사회 참여의 확산 및 협력체계 구조화 전략, 지역사회 참여와 협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도구와 지표를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City of Sydney, 2019; Liverpool City Council, 2019; WHO, 2016). 이처럼 국외 건강증진 분야에서는 다년간 누적된 현장 연구 사례와 경험을 분석하고, 근거 기반의 현장 지침을 적용함으로써 보건사업에서 지역사회 참여와 협력의 불명확성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사업의 성과 달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발전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지역사회 보건사업은 중앙정부 주도로 시행되었고 사업 주체가 보건소로 한정되어 있어 지역사회 참여와 민관협력의 범위는 제한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Cho, 2010). 2000년대 후반부터 공공보건에서 지역사회 참여와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2008년 전국 보건소에 적용한 지역특화 건강행태개선사업을 통해 지역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사업을 선택적으로 특화하자는 의도를 강조하였고(Lee, 2017), 사업실행을 위해 지역자원의 연계, 주민자치회와의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계획 수립에 지역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강조했던 제4기 지역보건의료계획(2007-2010년)에 이어 제5기 지역보건의료계획(2011-2014년)에서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계획 수립 참여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부서 및 자원 간 협력을 강조한 것이 특징으로 소개되었다(Na, 2010). 2012-2014년에는 주민참여형 건강증진사업이 전국 16개 보건소에서 추진되며 건강지도자 발굴, 주민조직 구성을 통한 지역보건전략 실행, 연대와 협력 등을 과제로 참여형 건강증진보건소를 시도하였다(Korea Health Promotion Institute[KHPI], 2014), 또한 2014년부터 개편 추진된 읍ㆍ면ㆍ동 건강생활지원센터 사업에서도 ‘기획 단계부터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지역주민의 참여,’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ㆍ협력’을 사업 방향으로 삼고(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MOHW], 2015), 지역사회 기반, 주민참여, 지역자원 협력을 운영원리로 하여 주민건강조직을 구성하고 지역특화 사업 개발과 추진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다(MOHW & KHPI, 2022).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그보다 먼저 2007년 부산 반송지역을 시작으로 경남, 강원, 경북, 서울 순으로 건강한 마을 만들기와 같은 주민참여 건강사업이 실행되었다(Heo & Son, 2020). 서울에서는 2012년 ‘건강 마을, 건강도시’ 사업 계획에서 추진한 ‘건강친화마을 만들기’ 사업이 본격적인 주민참여사업의 시작이었고, 지역사회 주민이 주체가 되어 건강 향상을 위해 마을을 조성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가 있었다(Hong, Park, Kim, & Kim, 2017). 하지만 2013년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의 담당부서가 바뀌고, 계획했던 3년의 사업 계획을 완성하지 못한 채 2년 만에 종결되었다(Im & Lee, 2017). 2015년 서울시 민선6기에 건강도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자치구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소생활권 건강생태계 기반조성 지원사업’(Kim & Kim, 2018)은 인구 10만 명 규모의 행정동 3~4개를 소생활권으로 설정한 주민참여 건강사업이다. 이후 사업 범위가 일개 동(洞) 단위로 변경되면서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하,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으로 명칭을 바꾸고, 광역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민참여 건강사업으로서는 유일하게 7년 넘게 지속하며 2021년 말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주민이 참여를 통해 스스로 지역사회 건강문제를 발굴하고,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하고 서로 연대함으로써 주민의 건강자치력을 높이고,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권한을 발휘하는 참여 수준에 이르는 지역 건강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Heo, 2018). 이를 추진하는데 서울시 자치구 보건소와 해당 지역의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각각의 장점을 살려 나가는 민관협력 사업구조이며, 지역 건강자원협의체 구성과 운영을 핵심과제이자 최종 성과로 포함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건강 분야 주민참여와 지역사회 협력을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그 중에는 변경되거나 중단된 사업도 있고, 지정한 기간을 마친 후 더 이상 계속되지 않는 사업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시도에 관한 사례연구, 특히 평가연구는 충분하지 않다(Heo & Son, 2020).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부침을 겪으면서 2015년부터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 참여한 여러 입장의 사람들과 현장 경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있으며, 사업 운영과 진행 과정에 대한 기록이 여러 유형의 문서로 존재한다는 특징이 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사업에 참여한 연구진이 최근에 이르러 시도하고 있는데(Ki et al., 2020; Heo, Kim, Song, Choi, & Choi, 2019, Lee et al., 2022), 이들 연구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주민참여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민관협력사업인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구성원 중 민간단체 활동가와 주민 중심의 연구여서, 사업체계를 구성하는 다른 입장의 참여자나, 사업의 실행 전에 기획에 관여한 관련자까지 포함한 다각적인 관점과 경험을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Yoo, Kim, & Kang, 2021).

본 연구는 장기간 지속된 민관협력형 주민참여 건강사업 사례인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과정과 특징을 상세하고 다각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민-관, 서울시-자치구, 그리고 외부 자문 입장을 탐색하고 비교, 종합한 질적연구이다. 본 연구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경과, 사안을 질적연구로 서술하고, 협력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협력을 지향하는 주민참여 건강사업이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훈과 과제는 무엇인지 논의하려는 목적이 있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맥락과 주요 사안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질적연구 접근을 적용하였다. 연구의 구조는 수집한 질적자료를 1차로 분석하여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전개, 맥락, 특성을 파악한 뒤 그 결과를 효과적인 협력의 요소 관점에서 정리하고 종합하는 흐름이다.

2. 연구대상 선정 및 모집

조사를 위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설계‧운영‧지원에 관여한 여러 역할과 입장의 사람들을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하였다. 목적표집을 위해 사업 관여자를 1)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설계자, 2) 서울시청에서 이 사업을 담당하는 담당자, 3)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정기적으로 자문한 전문가, 4)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서울시 자치구 현장에서 시행한 민간단체 활동가와 보건소 담당자, 5) 서울시와 자치구 현장 사이에서 지원 역할을 맡은 중간지원조직 담당자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각 구분에 대한 선정기준과 및 배제기준을 설정하였다. 선정기준은 기본적으로 각 역할을 실제로 담당한 사람으로 하되, 인사이동과 업무 배정 변경의 여지가 있는 서울시청 담당자와 중간지원조직 담당자 중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관여한 기간이 1년 미만인 사람은 배제하였다. 또한 민간단체 활동가와 보건소 담당자는 해당 자치구에서 사업이 형성되었을 때부터 조사 시점까지의 과정을 자료조사에서 최대한 다룰 수 있도록, 해당 자치구 사업에서 2년 이상 참여한 민간단체 상근 활동가와 보건소 인력을 선정기준으로 하고, 사업 시작부터 관여하지 않은 사람은 배제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2015년부터 본 연구 시점까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6개 구 36개 생활권에서 시행되었는데, 다년 사업기간을 완료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보건소 담당자와 민간단체 활동가를 각각 포함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준들을 적용하여,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과 서울시청을 통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체계 안에서 연구 시점에 파악이 가능한 사업 관여자 중에서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모집하였다. 그 중 일대일 면담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총 20명이었다. 참여자 20명의 구성은 <Table 1>에 정리하였다.

Participant characteristicsn=20

참여자 수의 결정에서, 사업 설계자와 사업 자문가는 연구 시점에서 파악되는 전수(全數)를 조사하였다. 그러나 서울시청 담당자, 민간단체 활동가, 보건소 담당자, 중간지원조직 담당자는 사업 시작 이래로 변동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추적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업무상 또는 상황상 조사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따라서 이들 참여자 구분에서는 전수의 추정이 어려웠고, 정보의 포화(saturation)에 이르렀는지 판단할 수 없었다. 단,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성립과 전개 과정 및 맥락을 경험했던 사람들을 다양하게 포함하여 그 내용을 반영하는 한편, 표본 수와 구성의 한계를 결과도출과 논의에서 중요하게 고려하고자 하였다.

3. 자료수집방법 및 내용

연구자료는 일대일 심층면담 조사와 면담 시 작성한 현장 기록(field note)을 통해 수집하였다. 일대일 심층면담은 연구 참여자의 삶과 경험을 그들의 언어와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질적 조사방법이다(Kim, 2006). 따라서 이 방법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설계부터 시행 중에서 맡은 역할에 따라 관여한 지점과 내용이 다른 사람들 각각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탐색하기에 적합했다.

본 연구의 면담조사 유형은 반구조화된 면담이었다. 반구조화된 면담에서는 개방형 질문이 미리 구성되어 있지만, 연구 참여자가 제공하는 정보와 반응에 따라 질문을 추가할 수 있다. 그리고 면담 진행에 따라 질문의 순서나 속도, 질문의 폭과 범위 등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Kim, 2006). 본 연구의 기본적인 반구조화 질문 구성은 다음과 같다.

  • ∘ 귀하는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역할로 관여하셨는지 (또는 관여하고 계신지) 소개해주십시오
  • ∘ 귀하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관여하신 기간 동안 사업이 진행된 과정과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주십시오
  • ∘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설계 또는 지침대로 진행된 편입니까? 그렇다면,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 만일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설계 또는 지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설계나 지침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습니까?
  • ∘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귀하가 알거나 경험하신 다른 지역사회 건강 관련 사업이나 활동과 비교해서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주십시오.
  • ∘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달성하고자 한 목표는 무엇이고, 결과는 어떻다고 평가하십니까?
  • ∘ 건강생태계 조성사업과 같은 성격의 사업이 새로 만들어지고 시행된다면 잘 고려하고 준비할 점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관해 추가로 언급하거나 다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십시오.

일대일 심층면담의 진행은 연구 참여자와의 직접 대면을 원칙으로 하였다. 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여 비대면 면담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연구 참여자의 여건에 따라 직접 대면이 어려운 경우에 한정해서는 온라인 화상회의 또는 서면 면담으로 2021년 9월 9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하였다. 대면 면담은 연구 참여자가 선호하는 장소에서 연구진과 참여자가 만나서 연구목적과 내용, 면담 진행방식 등을 소개하고, 개인정보보호가 명시된 동의서에 동의 서명을 받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면담에 앞서 연구 참여자의 기본정보(성별, 나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과 관련된 업무에 참여한 기간,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참여할 때 근무했던 소속기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 맡았던 역할)를 서면 설문으로 조사하였다. 온라인 화상회의 면담과 서면 면담에서는 사전에 동의서와 함께 설문지를 연구 참여자에게 보내서 면담 시작 전에 작성된 내용을 전달받았다. 동의서와 설문지 작성이 완료된 후에 반구조화된 면담을 수행하였고, 면담 내용은 모두 녹음하고 현장 기록지에는 Bogdan과 Biklen (1997)이 사용한 것처럼 면담 과정에서 연구자가 보고, 듣고, 느낀 단상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녹취한 음성파일은 면담 후 평균 3일 이내에 전사하여 녹취록 형태의 텍스트 정보로 전환하였고, 녹취록에서 발췌한 인용문에는 참여자 역할별로 설계(사업 설계자), 자문(사업 자문가), 시청(서울시청 담당자), 지원(중간지원조직 담당자), 민간(민간단체 활동가), 보건소(보건소 담당자)로 구분하고 사업참여 기간을 함께 명시하였다. 면담조사의 절차와 과정에 대해서는 교신저자 소속기관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 승인을 받고, 승인받은 바에 따라 진행하였다(IRB No. 2108/002-009).

4. 자료분석

1) 1차 분석: 주제 도출

면담자료는 패턴 찾기(pattern-finding)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패턴 찾기는 연구 질문을 바탕에 두고 면담자료의 지속적인 비교와 대조를 통해 공통된 메시지의 갈래를 묶어 분류하면서 패턴을 찾아 나가는 분석 방법으로(Miles & Huberman, 1994), 풍부한 면담 내용을 포괄적이고 유연하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이다(Tellis, 1997).

본 연구에서는 5단계 패턴 찾기(Bazeley, 2013)를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연구진이 면담자료에 익숙해지기 위해 녹취록을 반복적으로 읽고, 연구 참여자가 경험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대해 전반적인 흐름 체계를 정리해냈다. 2단계에서는 면담자료 내용을 연구 질문과 비교, 대조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패턴을 찾아 이를 구조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마인드맵(mind map), 주제도(thematic map), 매트릭스(matrix)를 작성해보았고, 공통적인 속성들을 다루고 있는 패턴을 묶어 잠정적인 9개의 주제를 도출하였다(연구결과 1 참조). 3단계에서는 잠정 도출된 주제들이 연구목적과 질문에 부합하는지, 수집된 자료의 내용을 모두 반영하고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4단계는 도출된 주제를 정교하게 다듬기 위해 다시 자료로 돌아가 비교분석을 하는 순환적 과정이었다. 5단계에서는 4단계의 결과를 토대로 각 주제를 심층 기술하였다.

2) 2차 분석: 주제 합성

1차 분석의 결과를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협력 요건의 관점에서 합성하기 위해 패턴 매칭(pattern matching)을 시도하였다. 패턴 매칭은 질적연구에서 사용하는 자료 분석방법의 하나로, “이론이나 선행근거를 통해 예측된 패턴과 관찰된 경험적 패턴의 비교”를 시도하는 방법이다(Sinkovics, 2018: 470). 패턴 매칭은 사례연구(Yin, 2018)와 일반적인 질적연구(Johnson & Onwuegbuzie, 2004)에 권장되어왔고, Johnson과 Onwuegbuzie (2004)는 패턴 매칭을 사용함으로써 질적연구자들이 현장에서 수집하여 귀납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선험(priori)을 통해 알려진 사실을 명확하게 비교 제시하여 연구 결과의 질과 엄격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 연구에서는 면담조사 자료의 귀납적 분석 결과와 효과적인 협력에 관한 선행근거를 매트릭스 형태로 배치하고 비교하여,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연구결과를 협력 요소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정리하였다.

효과적인 협력에 관한 선행근거는 성공적인 협력을 촉진하는 요소를 문헌고찰한 연구 결과를 비교, 정리하여 마련하였다<Table 2>. 비교적 최근에 같은 시기에 보고된 문헌고찰 연구 2편을 바탕으로 하였는데, 2001년 이후 건강증진을 위한 조직간 협력의 성공요인 고찰 연구(Seaton et al., 2018)와 20년 이상 협력 요인을 분류, 검토, 확인해온 연구(Mattessich & Johnson, 2018)를 선정함으로써 장기간 폭넓게 진행한 동시대 연구를 활용하고자 하였다. 이 2편에서 사용한 표현과 분류에 차이가 있지만 큰 갈래를 중심으로 근거를 종합해 볼 때, 성공적인 협력의 촉진요인은 협력에 대한 여건과 분위기, 협력 참여자 및 기구의 특성, 참여 과정과 구조(역할과 책임의 명확성, 거버넌스, 이해당사자의 다양한 참여와 활동 수준 등), 자원, 리더십, 신뢰와 의사소통, 관계 형성, 협력자들 간에 명확하게 확인되고 공유된 협력의 비전과 목적이었다. 1차 분석 결과를 이들 성공요인의 측면에서 검토하여, 협력 관점에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특징을 도출하였다.

Factors influencing successful collaboration

5. 연구의 진실성(Trustworthiness) 확보

본 연구에서는 수집한 면담자료와 현장기록을 사업 문헌자료와 비교함으로써 자료 다각화(triangulation)를 통해 연구의 진실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Lincoln & Guba, 1985). 연구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연구자 개인의 주관과 해석으로 과도하게 편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연구자 2명과 석사 과정생 1명이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 동료 간 협의(peer debriefing)를 진행하였다. 자료 분석에서 도출된 연구 결과와 해석은 결과보고회와 자문회의 형식으로 일부 참여자에게 확인함으로써 참여자 검토(member checking)를 3회 거치고 별도의 발표ㆍ토론회도 1회 가지면서 연구자의 편견과 오류를 최소화하였다.


Ⅲ. 연구결과

1. 1차 분석 결과: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관한 9가지 주제

일대일 심층면담을 통해 도출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맥락과 주요 사안을 설명하는 9가지 핵심 주제는 서로 독립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고, 상호 간에 논리적인 연결성을 가지고 있었다. 도출된 주제는 사업의 설계-시행과정-성과와 결과의 흐름에 맞춰 정렬하였고, 각 주제별로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1) 설계 시점에서 낙관적인 기대와 전망, 그러나 사업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

면담에 참여한 사업 설계자들에 따르면, 사업 설계 당시 서울시장이 주민참여 사업에 대해 강한 리더십을 보였고, 서울시청 전반에는 주민참여 사업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서울시청 건강증진과도 2012년 ‘건강친화마을 만들기’와 같은 시범사업을 통해 주민참여 건강사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서 사업추진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이 적은 편이었다. 따라서 사업 설계자들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일단 출범하면, 주민참여 건강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역량 있는 민간단체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중간지원조직의 기술지원과 자치구 보건소의 역할이 어떻게든 이루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이어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몇 년의 시범사업 기간을 거친 뒤에 정규사업으로 전환하여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저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잘 될 줄 알았어요. 당시에 서울시는 시장님이 마을 생태계라는 개념을 밀어붙이고 있었고, 거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주민참여형으로 가는 게 유행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보건도 늦었지만 이 흐름에 발맞춰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자치구에 있는 보건소도 시에서 주도하면 당연히 따라올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내가 역량 있는 민간단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까 그들이 사업 초반에 함께 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죠.”(설계_나, 2년 7개월)

하지만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에 대해 사업 설계자들의 생각은 서로 다르면서, 모호하게 합의된 채로 출범한 것이었다. 사업 설계자들의 생각은 주민참여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라는 일개 사업에 한정ㆍ고유화되지 말고 보건사업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보건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진행하는 주민참여 사업에 비해 차별성을 가진 보건 분야의 단독 사업으로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주민건강리더와 시민사회의 역량을 키우는 사업’이라는 생각, 보건 분야의 단독 사업이되 주민참여의 지역사회 건강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뉘었다. 이처럼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대한 설계자들의 생각이 서로 달랐음에도, 설계 과정에서 사업의 비전과 목표,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설계자 간 조정이나 합의는 모호했다. 그런 채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2015년 시범사업의 형태로 4개 자치구가 공모에 응하여 시작되었고, 다년 사업으로 출범하기 위해 서울시청 예산부서를 설득하는 노력을 하는 동안 사업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까지는 이루어지지는 못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2)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자리 잡은 관점:“사람을 키우는 사업”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일단 착수한 뒤 진행 과정에서 주민건강리더 양성과 이들의 역량강화가 사업의 중심 성격으로 자리를 잡았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면담조사 질문에, 사업 설계자 일부를 제외하고 서울시청, 민간조직, 보건소, 중간지원조직, 사업 자문의 거의 모든 연구 참여자가 “사람을 키우는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들 대다수는 주민건강리더의 양성과 역량강화 교육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대표하는 핵심 활동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사람을 키우는 사업”으로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면모는 사업 기획, 수행, 평가 등 여러 측면에 걸쳐 나타났다. 사업 안내서와 지침서에서는 주민건강리더 양성을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핵심 활동으로 강조하고 있고, 민간단체 활동가에게 주민건강리더 양성은 사업 연차와 관계없이 해야 하는 필수활동이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자문한 전문가도 역량 있는 주민건강리더의 출현을 이 사업의 성과로 보여주고자 했고, 그러기 위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참여주민과 비참여주민의 역량을 비교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제가 처음에는 사업을 이해하는 게 너무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하다 보니 이 사업은 사람을 키우는 사업이더라고요.”(보건소_가, 2년 5개월)
“이 사업은 결국 사람을 키워서 지역사회에 남기는 게 목표죠.”(시청_나, 1년 6개월)
“주민건강리더를 양성하는 부분이 활동 지침의 핵심이긴 하죠. 그런 면에서 이 사업은 사람을 길러내는 사업이었다고 봐야죠.”(지원_가, 1년)
“이 사업이요? 우리는 사람 키우기라고 봤죠. 주민건강리더 양성을 매년 해서 실적으로 보여달라고 하니까.”(민간_라, 2년 6개월)
3) 사업수행 내용의 “무엇”은 있지만 “왜”와 “어떻게”가 모호하고 어려운 사업

지역사회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한 민간단체 활동가와 자치구 보건소 담당자에게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무엇”을 하라는지는 명확하지만, 그것을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하는지는 모호하고 어려운 사업이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 매년 해야 하는 내용 자체는 무엇인지 알겠는데, 이를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할지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아서 실적 형태에 맞춰 작위적인 시늉만 내기도 했다는 고백도 있었다. 면담에 참여한 대다수의 민간단체 활동가들은 사업 안내서에 제시된 핵심과제와 세부과제를 알고 있었고, 연차별로 언제 그것을 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전체의 큰 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고, 사업목표가 추상적이고 모호해서 현장에서 해야 할 활동 내용에만 집중했다고 응답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정리와 합의가 사업 설계 시점에서 모호했던 것이 사업 안내서의 사업 설명 내용에 영향을 미쳤고, 그러한 설명으로는 현장의 민간단체 활동가, 보건소 사업담당자, 그리고 지역사회 주민이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사업에 참여한 민간단체의 전문성과 역량에 따라 사업에 대한 관점과 이해도,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의 섬세함-디테일이 달라졌고, 자치구 간에 사업수행의 질과 활동 수준에 차이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보건부문에 대한 전문성이 약한 민간단체는 주민과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어려움을 겪었고, 건강을 주로 의료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건강생태계 사업에서도 주민건강리더가 서비스 제공 활동을 기획하도록 이끄는 경향이 보였다. 반면, 보건부문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민간단체들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취지를 주민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전달해서 공감대를 만들고, 주민건강리더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건강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현장 맥락에 맞는 창의적인 전략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기간 내에 하라는 건 명확해요. 근데 목표가 무엇인지는 안내서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하라는 거 하면 달성된다고 하니까 그냥 믿고 그렇게 하는 거예요.”(민간_사, 4년).
“민간단체랑 이야기할 때 주로 매년 달성해야 하는 실적 중심으로 이야기했어요. 그거 하기도 허덕이니까 그렇긴 한데... 실적 자체가 사업의 목표는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은 했죠.”(보건소_나, 2년 6개월)

중간지원조직과 서울시청에서도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이와 같은 사업 현장의 상황과 의견을 파악하고 있었다. 따라서 사업 안내서에 구체적인 사례와 지침을 일정 부분 보강해서 제시하도록 수정ㆍ보완 작업을 계획했었지만 본 연구의 면담조사 시점까지는 착수되지 않았다. 한편, 주민참여 사업은 지역사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관되고 세부적인 지침제시가 어렵고, 어느 정도는 민간단체의 역량과 자율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간단체 활동가로서는, 지역사회 현장에서 시도하고 싶었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알아서 해볼 수 있어서 지금의 덜 구체적인 지침방식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4)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특징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설정상, 그리고 과정상 몇 가지 복잡하고 다면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주민 스스로 건강 사안을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실천하는 주민참여 건강사업이지만, 자치구 공모형의 민관협력 사업이라는 특성이 맞물리면서 사업의 성립 요건상 보건소나 민간단체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참여하지 않으면 사업에 착수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년 사업이라고 정하고 출범했지만, 회계연도별로 결산과 예산심의를 받고 재공모를 거쳐야 하는 민간경상보조사업에 속하다 보니 실제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활동은 해가 바뀔 때마다 불연속적이었다.

“이 사업이 참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주민참여도 쉽지 않은데 거기에 민간협력을 붙여놨기 때문에 민간단체가 안 해도 사업이 깨지고, 보건소가 안 해도 사업이 깨져요. 물론 이 중에 더 큰 문제는 보건소가 안 하는 거죠. [민간]단체가 안 한다고 하면 다른 민간단체를 찾으면 되는데 보건소가 안 한다고 하면 답이 없어요.”(지원_가, 1년)
“매년 연말 되면 정산하고 결과 보고하고, 그거 가지고 내년도 예산심의하고, 예산 확정 받으면 형식적으로 다시 또 공모하고. 이런 기간 다 빼면 사실 이 사업이 말로만 다년 사업이지 진짜 다년 사업은 아닌 거죠.”(시청_나, 1년 6개월)

한편,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범위가 사업 시작 때부터는 3~4개의 동을 묶은 소생활권이었다가 2020년에 1개 동으로 조정되었다. 이는 민간단체가 활동하기 적절한 범위로 조정해서 사업의 현실성을 강화하려는 것이었으나, 서울시 차원의 사업이 1개 특정 동에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사업 범위 적절성 비판이 유발되었다.

5) 민간단체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합(合): 시너지 발생의 조건

민간단체에게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사업과 해당 민간단체의 합이 잘 맞으면 양측에게 시너지가 발생하는 일이었다. 민간단체 활동가 응답에 따르면 합이 잘 맞는다는 것은 민간단체가 추구하는 비전이나 목표, 핵심 가치가 건강을 지향해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목표가 민간단체의 지향 방향과 같고, 사업 대상 마을에 대한 민간단체의 이해도가 높아서 사업추진에 필요한 네트워크와 자원을 적재적소에 동원할 수 있고, 지역사회 맥락에 적합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민간단체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합이 맞았을 때, 사업 측면에서는 민간단체가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사업에서 활용하기 좋았고, 주민건강리더 조직화 과정에서 참여자 이탈이 적었다. 그리고 지역에서 도출한 건강의제와 민간단체의 전문분야가 일치해서 역량을 발휘하기에 유리했고,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지역사회 활동이 자체적으로 이어졌다. 민간단체 쪽에서 경험한 시너지로는 민간단체의 기존 활동과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연결되면서 민간단체가 다룰 수 있는 사업내용과 범위가 확대되었고, 민간단체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와 인지도가 올라갔으며, 민간단체 활동가에게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이 사업이랑 딱 맞았어요. 우리 단체가 추구하는 목표가 건강한 마을 만드는 건데 건강생태계 조성사업도 딱 그거잖아요. 그래서 이 사업이 막 새롭게 별도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고 원래 우리가 하던 일이랑 겹치니까 수월했죠.”(민간_가, 2년)
6) 중간지원조직 변경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업지원 활동의 변화

2020년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중간지원조직의 담당 주체 변경과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이라는 두 가지 변화를 겪었다. 중간지원조직의 변경이 사업에 대한 지원의 성질이 달라진 변화라면,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은 지원활동 그 자체를 축소시킨 변화였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 공공부문(서울시청, 자치구 보건소)과 민간부문의 협력 구조를 매개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은 조정, 중개, 역량구축, 연구였다. 2015년~2019년도의 중간지원조직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지원단(이하, 지원단)에서 역할을 담당했는데, 지원단 인력의 대부분은 민간단체 활동가 출신으로 구성되어서 조정, 중개, 역량구축 역할에 대한 역량과 경험치가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고, 이 시기에는 지역사회 현장 중심의 지원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2020년부터는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이하, 재단)에서 중간지원조직을 담당하게 되었다. 중간지원조직이 지원단에서 재단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기존 지원단의 인력이 재단으로 이동하지는 않았다. 담당 주체가 변경되었어도 중간지원조직이 맡은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지원을 직접 받는 자치구 민간단체 활동가들은 중간지원조직 변경에 따라 지원활동의 현장성과 유연성은 낮아진 한편, 객관성과 중립성은 높아졌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입장에서도 재단의 기관 성격에 따라 중간지원조직의 연구 역할이 상대적으로 강화되었다고 판단했다.

“지원단 시절보다 확실히 현장에서는 지원받고 있다, 관리받고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에 대한 체감은 낮아졌죠. 그리고 현장에서 뭔가 어려움이 생기거나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물어봐서 해결되는 건 많이 없어졌죠.”(민간_나, 4년)
“(지원단과 공공보건의료재단의 차이점에 관한 질문에 대해) 글쎄요... 공공보건의료재단으로 가면서 확 낯설어진 느낌은 있죠. 대신 좀 객관적으로 우리 활동을 진단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모니터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주는 해결책도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나름 근거가 있는 처방인 거 같고요.”(민간_바, 2년)

새로 중간지원조직 역할을 맡은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함에 따라 비대면 형식으로라도 사업 현장에 최대한 접촉하고 지원활동을 하려고 시도했다. 자치구 현장 담당자도 이러한 시도를 알고 이해했지만, 사업지원 활동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확실히 위축되었다고 보았다.

7) “보건소의 의지”에 대한 의견 차이

보건소 담당자를 제외한 대다수 연구 참여자들이 공통으로 꼽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수행의 가장 큰 장애물은 ‘보건소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관한 의지가 없다’는 점이었다. ‘보건소의 의지 없음’은 ‘사업에 공모하고 착수하는 과정’,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 ‘사업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 걸쳐 다방면으로 언급되었다. 보건소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공모에 참여와 관심이 저조한 것은 여전히 여러 보건소에 남아있는 서비스 제공 중심의 패러다임과 관료주의적인 관성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민간단체 활동가가 경험한 보건소는 수동적이고, 민간단체 활동을 신뢰하기보다 간섭하려는 태도였고,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 단순 행정처리기관 역할에 가까웠다. 그리고 사업 기간이 만료된 후에 민간단체에서 보건소와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자 접촉해봤지만, 보건소의 지속 의지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경험담이 면담 조사에서 여러 번 등장하였다.

“아직 서울의 많은 보건소가 이 사업[=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대해 관심 없죠. ... 이유요? 여전히 보건소에 찾아오는 주민한테만 의료서비스 제공하려 하고, 공공주도로만 사업을 해 버릇한 관성이 남아있는 거죠.”(시청_나, 1년 6개월)
“처음 보건소랑 일해봤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어요. 사업 초반에는 트러블이 많았어요. 돈 쓰는 거랑 우리가 하는 활동 같은 게 못 미더웠나 봐요. 그래서 하다가 나중에는 딱 선을 긋고 우리도 여기 이상 요구하지 않을 테니 보건소도 여기까지만 참견하시라 말을 했죠.”(민간_다, 2년 9개월)
“사업 시작할 때 알려주잖아요? 이 사업이 몇 년 짜리인지. 그래서 끝날 때쯤 되어서 우리[=민간단체]는 사업이 성과가 있으니까 계속 같이 해보자고 보건소한테 얘기를 했죠. 근데 결국 코로나니 뭐니 하면서 흐지부지되긴 했어요. 돌이켜보면 코로나 영향이 컸겠지만 그래도 당시에 받은 인상은 우리가 뭔가 다른 펀딩을 구해오면 같이 해주마 이런 느낌이긴 했어요.”(민간_사, 2년)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대한 보건소의 의지를 비판적으로 보는 외부 입장에 대해, 보건소 담당자들은 보건소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취지를 존중하고, 공공기관의 의무를 다하는 선에서 개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소 담당자의 경험상 보건소 내부에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의의나 필요성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나, 주민참여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은 민간단체에 있으니 보건소가 비전문 영역인 주민참여 건강사업을 하겠다고 먼저 손들고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견해였다. 또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건소가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 주민참여의 취지에 위반된다고 보고, 민간단체의 요청 사항에 대해 행정지원을 하는 것과 예산 사용을 관리 감독하는 것으로 민관협력 사업 파트너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보건소에게 주민건강위원회 설치, 건강돌봄협의체 구축 및 운영은 일단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조치여서, 실질적인 활동이 지속된다는 예정이 없는 위원회나 협의체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보건소에서 섣불리 진행할 수 없고 공공기관으로서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주민참여 사업인데 보건소가 막 나서서 진두지휘하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사업 주도권은 민간단체에게 주고 저희는 사업에서 하라는 범위까지 딱 맞춰서 했어요.”(보건소_가, 2년 5개월)
8)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기대하는 성과와 선호하는 결과물 형태에 대한 관점 차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주요 성과에 대해서 사업 참여주체의 생각과 예산심의 및 평가 담당 서울시청 부서의 생각은 서로 달랐다. 그리고 사업 참여주체들 사이에서도 기대하고 바라는 사업성과의 정의, 측정, 결과물의 형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면담 참여자 대다수는 사업에 참여한 주민의 역량증진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성과라고 답했다. 그러나 사업이 배출한 “역량 있는 주민”은 어떤 사람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역량의 성질이나 유형을 설명하기보다 어느 조직의 위원장, 조합원의 대표 등 ‘역량 있는 주민이 담당하는 지위’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었다. 주민건강리더 양성교육에 대해서도 민간단체 활동가들은 소속 단체에서 마련한 자체 교육과정을 각자 적용하고 있었고, 주민건강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관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아우르는 논의나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면담 참여자 사이에 주민의 역량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을 성과로 입증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정량적이고 산술적인 형태를 선호하는 태도와 정성적이고 서술적인 형태를 선호하는 태도가 혼재했다.

“지금 이 사업에서 실적으로 내라는 양식으로는 사실 주민의 역량을 표현해서 담아내는 것이 어려워요. 성장한 주민의 변화가 표현이 안 돼요. 그래서 일단 저는 맞지도 않는 칸에다 어떻게든 글로 써서 냈어요.”(민간_라, 2년 6개월)
“보건소는 역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길 선호하죠. 물론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 설문해서 나타나는 그 숫자도 저희한테 제시하긴 하지만 사실은... 그걸로는 부족하죠. 만약에 주민건강리더 양성을 성과라고 한다면 자치구에 각 동마다 수십 명씩 생기면서 확산하든지 이런 거를 원하긴 하죠.”(보건소_가, 2년 5개월)

반면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예산을 심의하는 서울시 부서는 지역사회 유병률 같은 지역사회 전반의 건강지표 개선을 사업성과로 요구했다. 사업성과에 대한 사업수행 쪽과 예산배정 쪽의 생각 차이는 합의나 조정의 지점을 찾지 못하고 대치된 채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졌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출범하기 전에도 사업의 성과지표에 관해 예산심의 부서와 논의한 시도는 없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알려드리면, 제가 [성과]지표 개발했을 때 사업에 참여한 주민의 역량, 사회적 자본 이런 거를 [성과로 정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예산을 주는 쪽에서는 그런 거를 성과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그러면 그들이 생각하는 성과가 무엇일까, 의사결정권자들은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 해서 물어봤더니 유병률이 낮아지고, 회피 가능한 입원율이 낮아지는 거래요. 이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사업의 성과로 주민이 변화하는 걸 말하고 있는데 펀딩을 주는 분들은 요구하는 게 전혀 다른 거라는 거예요.”(자문_나, 5년)
9)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을 지켜내는 힘: 사업의 당위성과 소수 개인의 노력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사업이 없어질 뻔한 몇 번의 큰 위기를 경험하였는데, 그러한 위기에서 사업을 지켜낸 힘은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의의와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소수 개인의 노력이었다. 사업예산이 전액 삭감될 위기를 맞았을 때 소수의 민간단체 활동가가 적극적인 옹호 활동으로 구의원을 설득해서 시의회의 예산심의 결정을 바꾼 일도 있었다.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당위성에 대해 서울시청에 형성되어 있는 공감대만이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비판을 막아내는 유일한 방패였다.

“주민참여 사업이 서울시 보건사업에도 필요하다는 사실은 시청 안에 누구나 공감해요. 그리고 그게 서울시에서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버텨낸 것도 있어요. 일단 필요하다는 것까지는 설득이 되니까.”(시청_나, 1년 6개월)
”다른 자치구에서 활동하신 선생님이 뜻 맞는 사람 모아서 이 사업 살려냈어요. 구의원 찾아가서 이 사업이 얼마나 자치구에 도움되는지 어필하셔서 예산 거의 잘릴 뻔한 거 다시 받아낸 걸로 들었어요. 이 사업에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힘이죠.”(민간_다, 2년 9개월)

그러나 사업예산 심의부서 설득에 여러 번 참여한 서울시청 담당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의 의의와 당위성만으로 버텨내기에는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보았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과 다른 주민참여 사업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이 사업이 서울시 차원의 사업으로서 적절한지, 이 사업만의 고유한 성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업을 옹호해서 지켜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민간단체 활동가도 소수 개인의 노력만으로 언제까지 이 사업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솔직히 매년 예산심의를 넘기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에요. 사업 초기에는 그래도 주민참여형 사업은 성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주민참여 건강사업은 중요하고, 이걸 자치구에서 추진할 여력이 없으니까 서울시에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당위적인 말로 넘기는 게 어느 정도 가능했어요. 그런데 해가 지나도 매번 같은 레파토리를 말하니까 이제 저쪽[=예산심의 부서]에서도 계속 뭐라고 하는 거죠. 이런 활동 실적이나 우수사례 말고, 그래서 이 사업의 최종 성과는 무엇을 기대하는 거냐, 주민건강리더 몇 명 배출한 게 이 사업의 성과로 맞는 거냐고 비판받고 있죠.”(시청_가, 3년 1개월)
“작년에는 저희 활동가 몇 사람이 구의원 찾아다니면서 설득했어요. 사업의 필요성이랑 중요성을 계속 말했어요. 그런데 내 생각에 올해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왜냐하면 작년에 제가 주도해서 그렇게 했는데 해보니까 너무 근거가 없어요.”(민간_가, 2년)

2. 2차 분석 결과: 리더 양성과 비전 공유의 문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효과적인 협력에 필요한 요소<Table 2> 면에서 유리한 점을 바탕에 가지고 시작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서울시 공공보건사업에서 주민참여와 협력의 필요성 인식이 고취되어 건강사업에서 주민참여와 협력에 호의적이고 지지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에서 탄생했다(= Favorable political and social climate).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협력 구성원은 자치구의 민간단체, 보건소, 서울시청,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으로, 지역사회, 자치구, 광역 정부, 공공보건 전문기구라는 여러 영역에서 건강을 주제로 협업에 참여하는 주체들이고, 이는 이전의 사업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다각적인 협력 멤버십 구조이다(= Appropriate cross section of members). 그리고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자치구 공모사업이기에 지역사회에서 주민참여 건강사업에 관심 있는 민간단체가 개입하여 활동하게 된다(= Engagement of the target population).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비록 실질적인 다년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중단 위기도 있었으나, 공공보건사업이기에 기본적으로는 예산, 사업체계, 방침서 등 자원이 보장된 면이 있다(= Availability of resources).

주민참여 건강사업으로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진행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사람을 키우는 사업’으로 인식되었고, 이는 협력 요소 중 멤버십, 리더십, 당사자 참여, 협력에서의 역할과 관련성이 있다. 협력이 효과적이려면 경험과 기술, 성찰이 있는 협력 구성원(= Membership)이 명확하게 설정되고 합의된 역할을 해내는 것(= Clear roles and responsibility)이 중요하다<Table 2>. 이러한 역할을 할 주민리더를 양성하는 것은 당사자 참여(= Engagement of the target population)와 리더십(= Leadership) 차원에서도 협력에 중요한 일이다. 본 연구 결과, ‘사람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었던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안에서는 사업에 참여한 주민건강리더의 역량증진이 사업의 성과라고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 사업에서 함양하려는 주민건강리더의 역량이 무엇인지가 사업 안에서도 명확하게 정리, 합의되지 않았고,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 주민건강리더 양성교육을 이수한 뒤 가지게 된 위원장, 대표 등의 지위로 역량증진을 판단했다. 그리고 이렇게 양성된 주민건강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했는지, 지역사회 안에서 주민들에게 그 영향이 어떠했는지는 잘 다뤄지지 않고 있었다. 주민건강리더가 양성된 역량을 발휘하여 지역사회에서 주민들과 어떤 영향을 일으키는지는 주민-주민리더-민간단체-보건소-지원단-서울시가 연결을 맺는 다차원 참여(= Multiple layers of participation)와도 이어진다. 대신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는 매년 새로운 주민건강리더를 발굴하여 양성하는 일이 반복되었는데, 이는 양성한 주민건강리더 인원이 성과의 하나였던 것과 연결된다.

“제가 아는 한 분은 건강리더였다가 건강위원회 위원장까지 되셨다가 최근에는 주민자치 위원회에서 부회장급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원래부터 역량이 있는 분이어서 그렇게 된 건지, 아니면 이 사업으로 정말 역량이 커져서 그렇게 된 건지는 불확실하죠. 그리고 이 사업에서 건강리더들한테 무슨 역량이 요구되는지, 어떤 역량을 길러냈는지 잘 몰라요. 일단 우리랑 함께 한 주민 중에 그런 분이 나타나니까 성과라고 하긴 하는데... 그 분이 그냥 알아서 잘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죠.”(민간_나, 4년)

민관협력 사업으로의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효과적인 협력 요소 중 ‘비전과 목적 공유(shared vision and goals)’ 면에서 특징이 있다<Table 2>.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출발했고, 당시 지지적인 분위기와 동력을 발판으로 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므로 기회를 살려서 전례가 드문 주민참여 중심의 다년 공공보건사업을 일단 출범시키는 것이 당면과제였던 셈이고, 사업의 비전과 목표를 구체화하고 공감하는 과정은 희미했다. 공공보건사업에서 주민참여 주도적인 방식이 필요하다는 공감 하에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성격과 구체적인 목표, 방식이 어떠해야 할지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설계 당시에도 관여자 간 생각 차이가 있었는데, 이에 관한 이렇다 할 조정이나 합의 시도는 없었다.

“건강생태계 사업은 당시에 시장님의 정책 아젠다랑 잘 맞아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사업이 어떻게 되길 기대했냐면 생태계라고 하는 단어에 너무 무게감을 많이 받지 말고 일단은 여러 사업에 주민참여가 들어가서 확산이 되길 바랐었어요. 그래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뭔가 벌어지고, 그러한 경험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길 바랐는데... 그런데 지금 와서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곧 서울의 주민참여 건강사업’ 이렇게 딱 등치되어 버려서 마치 하나의 원칙이 하나의 사업이 돼버린 것이 너무 아쉽죠. (사업이 의도하지 않았던 흐름으로 진행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돌이켜보면 사업을 어떻게든 안착시키는데 바빠서 정작 중요한 논의가 있었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소통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어느 정도는 역량 있는 민간단체가 현장에서 알아서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도 했고요.”(설계_가, 7년)

협력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 목적, 사업목표(= Purpose, Shared vision, goals or project objectives)가 무엇인지는 협력체 안에서의 의사소통(= Communication)에 따라 합의, 공유된다<Table 2>. 그리고 협력의 운영방식(= Process and Structure, Clear roles and responsibilities)에 영향을 줄 것이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진행 과정에서 사업 활동의 초점이 역량 있는 주민건강리더의 양성에 맞춰졌지만, 사업 취지에 대한 이해 외에 이 사업의 내용을 “어떻게” 수행할지는 보건소, 민간단체 활동가, 주민건강리더에게 명확하게 전달ㆍ공감되지 못했다. 대신 사업 실행 현장에서는 그때마다 해야 할 단편적인 작업 중심으로 활동이 이어져가는 면도 있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목표가 구체성, 선명성이 미흡했음은 사업에서 협업하는 구성원들 간에 공동 지향의 형성을 어렵게 하고, 사업이 이루고자 하는 성과 설정의 혼란과도 연관되었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전개 과정에서 사업이 지향하는 성과에 관해 사업예산 심의부서와 의견 차이가 계속되고, 사업 초반부터 양측의 논의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도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지향하는 비전, 목표를 선명하게 해서 알리고 공감, 동의를 얻는 작업이 부재했음이 그 배경이자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사업지침이) 좀 애매했어요. 주민건강리더를 양성하라는데 교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만나서 교육해서 하라고 하니까... 물론 누구나 똑같이 따라 하라고 하는 것도 사업의 취지랑 안 맞는 건 아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는 더 구체적으로 가이드를 줘야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죠. 아마 대부분의 민간단체도 비슷하게 느낄 거 같은데, 지금 사업지침을 보고 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사업이 요구하는 리더를 키우고 싶은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으니까 그런 거죠.”(민간_나, 4년).

Ⅳ. 논의

본 연구는 질적조사 방법을 적용하여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설계 및 기획, 기술지원, 현장 운영에 참여한 여러 주체의 경험을 협력의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이해하였다. 아래 논의에서는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서 확인된 주요 양상을 협력의 선행근거에 비춰보면서 주민참여ㆍ민관협력 건강사업으로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이 주는 교훈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선행근거에 따르면, 주민참여 건강사업이 혼돈을 줄이고 일관되고 조화를 이룬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업 비전의 공유, 사업에 대한 명료한 기술, 구성원 사이의 공식적인 의견일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의 비전은 사업이 지향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여 구성원의 집합적인 노력을 창출하고, 참여 의지를 높이는데 기여한다(Brush et al., 2020; Sandoval et al., 2012). 입장과 역할이 다른 사람과 기구가 참여ㆍ협력하는 사업에서는 공동의 가치, 지향, 도착점에 대한 이해, 공감이 갈등이나 문제, 위기 시에 협력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목적, 목표, 전략, 평가지표는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사업에는 구체적인 활동 지침이 필요하다(Francés, La Parra, Martínez Román, Ortiz-Barreda, & Briones-Vozmediano, 2016).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은 참여적이고 투명한 의사소통 기전을 통해 공유되어 구성원 사이에 공식적인 의견일치가 이루어져야 한다(De Weger, Van Vooren, Luijkx, Baan, & Drewes, 2018).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참여ㆍ협력에 관한 분위기와 지지가 형성된 위에서 출발했고, 이는 사업에 참여, 협력하는 여러 주체가 공감하고 동참하는 바탕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업의 당위성을 공감한 것에 비해 사업의 내용과 세부는 명확하게 설정, 공유되지 못한 채 사업 초반에는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이 사업이 ‘사람을 키우는 사업’이라는 것이 본 연구 참여자 대다수의 의견이었으나, 주민리더양성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사업 안에서 선명하지 않았고, 이 점은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의 성과 내용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양적으로 충분하지 않아 보이게 했다. 그리고 주민참여가 주민건강리더 양성에서 주민참여기반의 형성이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사업 범위 안에서 명확하지 않았다.

주민참여 건강사업은 지역사회의 맥락과 사업에 참여하는 협력자의 특성에 영향을 받는다(Ki et al., 2020; Lee et al., 2022).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참여하는 자치구마다 서로 다른 건강의제를 정하고, 사업에 참여한 민간단체마다 각자의 전문성과 방식으로 사업내용을 풀어내고 있었다. 따라서 민간단체의 주요 활동 분야, 경험치, 선정된 건강의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사업이 양적, 질적으로 다르게 나타났다.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처럼 민간단체의 역량에 의존해서 동시에 여러 지역사회에서 추진하는 형식의 사업에서는 이러한 다양성의 차이를 사업의 운영, 지원, 평가 면에서 대비하지 않으면 총체적인 사업성과를 파악하기 힘들고, 서로 비교가 어려워 사업수행의 질 관리가 어렵게 된다. 그리고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은 광역시-자치구-공공보건 전문기구-민간단체-주민리더라는 다양한 차원과 입장이 참여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다면성을 포함하는 참여ㆍ협력 건강증진사업에서는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한 한편으로, 명확한 역할 구분이 분절, 단절을 일으키지 않도록 협력 안에서 의사소통과 조율 역할이 중요해진다. 효과적인 협력 관점에서도 협력체의 거버넌스(Nix et al., 2018), 변화하는 여건에 대응하는 능력과 유연성(Mattessich & Johnson, 2018) 등 협력의 과정과 운영 체제가 중요한 요소이다.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과 입장의 참여, 협력을 지향하면서 각 협력자의 역할 설정을 명확히 하는 한편으로 이들의 역할을 조화, 조율하는 역할과 책임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협력자들로 구성된 운영체 형식이거나, 조율 역할을 담당하는 별도의 기구 형식이거나, 협력자들이 동의하는 지침과 기준을 통해서일 수도 있겠다. 본 연구결과로 드러난 보건소 역할에 대한 의견 차이도 비전의 공감 문제와 함께 조율 역할의 필요성 면에서 검토해 볼 사안이다. 역량과 경험이 있는 민간단체가 주민참여 건강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만큼이나 건강 부문의 주민참여사업 경험이 적은 민간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조율의 역할일 것이다. 공공에서 주민참여ㆍ민관협력 건강사업을 추진하려면 기획, 실행, 평가에서 지역사회의 사회적 규범, 주민 특성, 환경 여건 등 맥락과 사업주체의 역량 차이를 고려하여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을 사전에 판단해서 대응해야 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선행근거에서는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정당성을 높이고, 사업예산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을 투자한 파트너에게 사업 평가를 통해 알게 될 내용을 사전에 공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1). 또한 사업의 성과는 참여ㆍ협력 당사자가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과 사업예산을 지원하고 심의하는 조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함께 반영하도록 조직 간 상호 협의와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있다(Ebdon, 2002). 이러한 점에 착안한다면, 서울시 주민참여ㆍ민관협력 건강사업은 사업의 성과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측정하고 보여줄 것인지를 설계 시점부터 예산심의 부서와 논의하고 협의해서 조율해야 한다. 그리고 합의된 결과를 사업주체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여 사업이 추구하는 바를 명료하게 하고, 이들이 달성한 성과를 미디어를 활용해 시민사회와 지속적으로 공유한다면 사업성과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처럼 주민건강리더의 역량 향상을 성과로 보고자 한다면, 역량의 어느 영역을 성과로 설정할지, 사업의 어떤 활동과 해당 역량의 강화가 연결될 수 있겠는지, 그러한 역량의 강화가 지역사회 건강증진의 영역(예를 들면 건강불평등 완화, 건강 거버넌스의 구축, 건강정보이해능력 향상, 지역사회 참여의 확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겠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논의, 합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연구 참여자 선정 및 모집에 일부 한계점이 있다. 연구 참여자 모집의 창구역할을 담당한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이 2020년부터 건강생태계 조성사업에 관여했기에, 사업 관련자의 전체 범위와 모집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면담 조사의 정보 포화(saturation) 시점을 결정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연구 참여자 구분에 따라서는 포화시점에 도달하지 못하여 조사내용과 결과도출이 제한적일 여지가 있다. 그리고 주민 참여자는 연구에 포함하지 못했는데, 이는 사업 결과가 일반 주민에게까지 해당하는지, 그 범위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과도 관련이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사업의 성립 및 전개 과정과 그 맥락에 집중하는 것이고 주민건강리더의 경험은 사업성과 보고서와 관련 논문을 참조할 수 있기에 주민건강리더는 본 연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과 특징을 염두에 두고 결과가 종합되는 점과 대비되는 점을 확인하면서 해석에 유념하였고, 본 논문에 제시한 결과는 참여자 검토와 관련자 토론회를 거쳐 반영한 결과이다.

이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의 성격을 가지고 서울시 공공보건사업 사례를 다루었다. 서울시의 사업배경, 조직구조, 예산, 민간단체의 수와 경험 등 특성을 고려할 때 이 연구 결과를 여건과 배경이 다른 지역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다만 서울시의 특성이 타지역에 비해 주민참여 건강사업을 시행할 만한 조건이라면, 그런 조건을 가지고 진행한 서울시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획, 전개되고, 전개과정에서 어떤 사안들을 경험했는지에 관한 선험적 정보와 성찰을 제공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일환인 이 연구를 통해, 광역시와 자치구 보건소가 조율자 역할을 특화하고 사업정보와 근거를 형성할 기회를 마련하기,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사업시행측과 사업관리측 간에 성과 특성에 대한 공감과 인정을 확보하기, 개인차원만이 아닌 지역사회 차원의 건강사업으로서 성과에 주민리더 양성을 통한 참여기반 형성과 지역사회 주도 건강증진 활동의 실현을 포함하기를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지속가능성 과제로 제시해본다. 또한 주민참여 공공보건사업은 참여와 협력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음을 기획, 운영, 평가에서 고려해야 한다.


Ⅴ. 결론

주민참여 건강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가치 있는 자산인 한편, 형성된 자산을 바탕으로 주민참여 건강사업이 양적, 질적 가시성을 뚜렷하게 하지 못한다면 사업에 대한 지지와 동력을 잃어갈 우려가 있다. 사업에 연관된 다자간 조율, 성과 구체화와 성과 특성에 대한 다자간 합의가 사업의 지속가능성 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공공보건에서 주민참여 건강사업은 말 그대로 참여기반 활동이면서 민-관의 여러 입장이 서로 조정하고 협력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주민참여 건강사업을 참여와 협력 관점에서 기획, 실행, 분석할 필요가 있고, 이때 효과적인 협력 요소 논의가 유용한 기준이 되어준다. 서울시 건강생태계 조성사업 외에도 전국의 주민참여 건강사업이나 활동 사례가 다양하게 있겠으나, 그 중에서 과정과 결과가 분석, 보고되는 수는 매우 적다. 지역사회 건강증진 현장의 참여, 협력 사례연구가 활발해지고, 그러한 사례들을 비교, 종합하는 시도를 통해 근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로 ‘주민참여 건강사업 민ㆍ관 협력 모델의 개선 과제’ 보고서(2021)를 수정ㆍ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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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Participant characteristicsn=20

Participant grouping Person (%)
Role Program planning 3 (15.0)
Program consultation 2 (10.0)
City office 2 (10.0)
Public health center 2 (10.0)
Program support team 1 (5.0)
Civic organization 10 (50.0)
Sex Male 2 (10.0)
Female 18 (90.0)
Years of involvement < 2 years 4 (20.0)
≧ 2, < 4 years 11 (55.0)
≧ 4, < 6 years 3 (15.0)
≧ 6 years 1 (5.0)
No direct involvement 1 (5.0)
Interview venue Offline (face-to-face) 5 (25.0)
Online 12 (60.0)
Written 3 (15.0)

<Table 2>

Factors influencing successful collaboration

Mattessich & Johnson (2018) Seaton et al. (2018)
Environment ∙ History of collaboration or cooperation in the community
∙ Collaborative group seen as a legitimate leader in the community
∙ Favorable political and social climate
∙ Organizational commitment
Membership ∙ Mutual respect, understanding and trust
∙ Appropriate cross section of members
∙ Members see collaboration as being in their self-interest
∙ Ability to compromise
∙ Member characteristics
Process
& Structure
∙ Members share a stake in both process and outcome
∙ Multiple layers of participation
∙ Flexibility
∙ Development of clear roles and policy guidelines
∙ Adaptability to changing conditions
∙ Appropriate pace of development
∙ Evaluation and continuous learning
∙ Engagement of the target population
∙ Clear roles & responsibilities
Purpose ∙ Concrete, attainable goals and objectives
∙ Shared vision
∙ Unique purpose
∙ Shared vision, goals or project objectives
Resources ∙ Sufficient funds, staff, materials and time
∙ Skilled leadership
∙ Engaged stakeholders
∙ Availability of resources
∙ Leadership
Communication ∙ Open and frequent communication
∙ Established informal relationships and communication links
∙ Trust, communication & relation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