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돌봄 체계 마련을 위한 중증 노인의 요양 및 의료필요도 평가와 정책과제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develop policy recommendations for clarifying the roles of long-term care hospitals (LTCHs) and long-term care facilities (LTCFs). The analysis was based on an evaluation of older adults’ medical and care needs and family caregivers’ perspectives using data from a 2021 pilot of an integrated assessment system.
A mixed-methods design was employed. The quantitative analysis included 650 users of LTCHs and LTCFs, while the qualitative research explored family caregivers’ experiences and perceptions.
Although LTCHs cared for patients with relatively severe medical needs, more than 40% had very low needs, indicating a mismatch between institutional functions and patient characteristics. In LTCFs, about 30% of residents had moderate or severe needs, indicating an overlap in roles and possible service mismatch. Caregivers chose LTCHs for their perceived medical security but expressed dissatisfaction with the quality of caregiving. LTCFs were chosen due to their lower costs and limited home care, with caregivers showing high satisfaction with their affordability and supportive programs.
Policy measures should discourage long-term hospitalization solely for care needs, strengthen linkages to facilitate timely transitions from hospitals to LTCFs, and adopt an integrated assessment system to better align services with the complex needs of older adults.
Keywords:
geriatric hospital, LTC hospitals, LTC facilities, integrated assessment systemⅠ. 서론
인간은 태어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화과정을 겪으면서 만성질환에 이환되고, 오랜 투병기간 동안 기능제한을 겪다가 궁극적으로는 일상생활수행에 어려움이 생기는 장애의 상태가 된다(Nagi, 1965).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장애를 겪을 경우, 우리나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크게 건강보험의 요양병원 서비스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시설 및 재가서비스를 들 수 있다. 요양병원은 1994년 7월 8일 시행된 의료법에서 의료기관으로 처음 등장하였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기 전, 장기요양 필요 노인을 대상으로 의료와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도입 이후 요양병원은 장기요양 필요 노인을 위한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은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분리되고, 아급성기 및 재활기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목표로 “장기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제공하기 위한 요양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재정되어, 2008년 일당정액수가제를 도입하여 운영되고 있다.
장기요양 노인의 경우, 대부분이 복합만성질환을 갖고 있고(Han et al., 2020),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능상태가 악화되면서 장기요양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의료인에 의한 건강상태의 주기적인 관찰과 적절한 의료적 처치가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전이 부재하여 장기요양 노인이 급성기 의료 필요 상태 또는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종국에는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Jeon et al., 2016). 이로 인해 요양병원과 장기요양 이용자의 상태상이 유사해지게 되었으며, 특히, 요양시설 이용자인 1~2등급의 중증 대상 및 치매를 앓고 있는 3~5등급 인정자와 요양병원의 최고도, 고도, 중도 간의 이용자 중첩과 이에 따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 기능정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게 되었다(Han et al., 2022; H. J. Lee et al., 2022).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75세 이상 후기 고령인구수가 2022년 376만 명에서 89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Statistics Korea, 2023), 의료와 장기요양서비스가 동시에 필요한 복합 욕구자의 수요 증가와 함께, 요양병원 이용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0년 19개소였던 요양병원 수는 2023년 1,392개소까지 증가하였으며, 2023년 요양병원 진료비는 5조 6천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 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 [HIRA & NHIS], 2024). 요양병원은 일당정액수가제로 운영되므로 환자 수와 입원일수에 따라 수입이 증가한다. 또한 본인부담액상한제로 인해 장기 입원 시 본인부담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제도적 특성 때문에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 노인도 돌봄서비스의 대체 수단으로 요양병원을 선택하여 사회적 입원을 하게 되며(Lim & Lee, 2019), 입원치료가 종료된 장기요양 노인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 필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H. Kim et al., 2015).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현 시점에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정립을 위해 적용 가능성이 높은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초고령사회의 보건복지제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통합적 케어 제공이 필요함을 역설하였으며(WHO, 2017), 이를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욕구사정(person-centered assessment)과 사정 결과를 다양한 서비스 제공 영역과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의 기능정립을 위해서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자의 건강 및 기능특성을 분석하고 노인의 서비스 이용을 결정하는 가족부양자의 의견을 조사하여 이를 통해 정책적 개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요양병원의 효율적 관리방안(Song et al., 2010), 환자분류 조정(M. H. Kim et al., 2017), 의료전달체계에서의 요양병원 기능 강화(H. J. Lee et al., 2022), 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J. S. Lee et al., 2017; M. H. Park et al., 2022) 등 주로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제도 내 서비스 도입, 관리방안 마련, 수가 조정 등의 대안을 모색했지만, 이용자 욕구 중심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근거로는 한계가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자의 건강 및 기능상태를 비교하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의 개선방안을 제안한 연구는 J. H. Kim 등(2015)의 연구가 유일하나 해당 연구는 2013년 자료를 활용한 연구로 현재의 제도상황과 대상자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에 참여한 신청인의 건강 및 기능특성을 분석하고, 가족부양자를 대상으로 현 서비스 이용 사유와 만족도를 조사하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정립 방향을 마련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혼합연구방법론(Mixed Methods)을 적용하여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이용 노인과 그 가족부양자를 대상으로 노인의 건강 및 기능특성을 파악하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 사유와 만족도를 조사함으로써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양적 자료 분석과 표적집단면접조사(Focused Group Interview, FGI)를 진행한 연구이다.
2. 노인의 건강 및 기능특성 분석
본 연구는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Han et al., 2022)’을 위해 수집된 자료를 활용하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노인의 특성을 살펴본 연구이다. 분석대상은 모의적용 사업에 참여한 7개 장기요양운영센터에서 2021년 10월 12일부터 12월 3일까지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을 완료한 대상자 중 요양병원(350명)과 요양시설(300명) 서비스를 이용하는 총 650명이다.
자료원으로는 2021년에 실시한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사업자료 중 통합판정조사와 통합판정을 위해 산출되는 의료필요도와 요양필요도를 활용하였다. 통합판정조사는 통합판정조사표에 대한 교육을 받은 장기요양운영센터 인정조사 직원이 모의적용 신청자가 거주하고 있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을 직접 방문하여 7가지 영역(일반사항, 질병 및 증상, 인지와 의사소통 능력, 신체기능, 행동심리증상, 질병관리와 간호, 일상생활영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의료필요도와 요양필요도는 의료-요양-돌봄서비스 대상자를 분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도구(Han et al., 2022)로 의료필요도는 요양병원 환자분류에 따른 의료중증도(최고도, 고도, 중도, 경도, 선택입원군)를 의미하며, 요양필요도는 요양필요점수와 특별간호점수의 합인 통합판정점수를 의미한다. 요양필요점수는 통합판정모형을 통해 16개의 자원소모그룹별 요양서비스 시간이 산출되며, 특별간호점수는 흡인, 산소요법 등의 특별간호서비스 가산 점수를 활용한다.
자료수집은 전국 9개 지역의 7개 장기요양운영센터(부산북부, 광주서부, 대전유성, 경산, 안산, 안동, 화성)에서 실시되었으며, 요양병원 조사는 4개 지역(광주서구, 대전유성, 안동, 경산)에서 2021년 10월 21일부터 12월 3일까지 약 2개월간 실시되었다. 대상자 할당은 요양병원과 장기요양 대상자의 규모를 고려하였으며, 연구대상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요양병원은 병상수와 181일 이상 장기입원 여부를, 요양시설은 도시유형(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과 장기요양등급을 활용하여 할당하였다.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에 참여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노인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연구대상자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질병 및 증상, 건강 및 기능상태를 살펴보았다. 이산형 변수는 빈도와 백분율을 제시하였으며, 연속형 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기술통계량으로 제시하였다. 모든 분석은 통계프로그램 SAS ver 9.4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3. 표적집단면접조사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는 노인의 가족부양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이용 사유와 만족 및 개선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수행한 ‘의료-요양-돌봄 욕구판정을 위한 통합판정체계 마련’ 연구의 FGI 자료 중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서비스 이용 노인의 가족부양자 인터뷰 내용을 발췌하여 분석하였다. 2022년 1월 18일부터 2022년 2월 11일까지 각 5~8명으로 구성된 3개의 그룹을 대상으로 질적연구방법론에 기반하여 수행하였으며, 면담 대상자 선정은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 사업 지역인 대전, 경기 안산, 경북 경산지역 참여자 중 일부를 무작위 추출한 뒤, 연구자가 면담 내용과 취지를 설명 후 면담에 동의한 가족부양자를 섭외하여 진행하였다. FGI는 소수로 구성된 집단을 대상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을 진행함으로써 연구자가 관심을 둔 주제에 대해 집중된 자료를 생성하는 방법이다(Rabiee, 2004). FGI는 특정 주제에 관한 토론을 통해 어떠한 견해가 참여자들 사이에 일관성 있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용이하나, 집단면담의 특성상 집단의견에 동조하거나 민감한 의견을 내놓기 꺼리는 등 개개인의 솔직하고 구체적인 의견이 충분히 도출되지 않을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Krueger & Casey, 2000). 따라서 개개인의 의견과 그 의견이 생성된 맥락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모더레이터(moderator)의 주재로 참여자들의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프로빙(probing)하여 구체적인 서사에 접근하였다.
FGI 진행 시간은 집단별 2시간을 할애하였으나, 질문에 대한 새로운 진술이 계속하여 나오는 경우 최대 2시간 30분까지 연장하였다. 본격적인 주제에 관한 질문에 앞서 조사 대상자와 연구진 간의 라포(rapport) 형성을 위해 사전 수집된 조사 대상들의 기본 정보를 바탕으로 담소를 나누면서 조사 대상자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그 후 FGI의 목적 및 내용에 대한 설명을 통해 조사 대상자들에게 면담 주제를 상기시켜 토론 주제 위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더레이터의 중재 하에 자유로운 의견 개진의 제약이 없는 선에서 특정 개인에게 답변 시간이 편중되지 않고 모든 참여자가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답변 시간 비율을 조정하였다. 면담 내용은 면담 참여자 모두의 동의를 받은 후 녹음하였으며, 면담이 종료된 후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FGI 질문은 질문과 응답의 일대일 방식이 아닌, 특정 주제에 대해 열린 구조로 구성한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핵심 질문은 크게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 결정 사유와 해당 서비스 이용 시 만족 및 개선 사항으로 구성되었다. 대체로 질문지 순서대로 의견을 물었으나, 응답의 맥락에 따라 자연스레 순서를 변경해가며 면담을 진행하였다.
FGI를 통해 수집된 녹취록을 연구자들이 읽으면서 그룹 토의를 진행하였고 기록한 현장노트와 디브리핑(debriefing) 노트를 통합하여 토의 내용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FGI 자료에 대한 분석은 현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질적 분석방법인 내용분석(content analysis) 방법을 이용하였다. 우선 연구자가 녹취록을 여러 번 반복하여 읽으면서 의미 있는 단어, 문장, 단락을 선택하여 개방 코딩을 한 후에 유사한 문장과 단락으로 구분하고, 구분된 문장에서 하위 주제를 찾았으며, 최종적으로 주제를 도출하여 명명하였다. 자료 분석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자료 분석의 결과에 대해 동의할 때까지 분석을 반복하였으며, 자료 분석의 민감성을 높이기 위해 수집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비교분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노인의 건강 및 기능특성 분석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는 <Table 1>과 같다. 먼저 여성의 비율은 요양시설(84.0%)이 요양병원(71.7%)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은 증가할수록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였으나 75세 이상의 비율은 요양시설이 요양병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활동지원은 요양병원(2.0%), 요양시설(3.0%) 모두 낮은 비율로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권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계층은 생계급여 수급권자와 의료급여·차상위 수급권자의 비율은 요양시설이 요양병원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기초연금수급권자와 일반가구의 비율은 요양병원이 요양시설보다 높게 나타났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 노인의 주요 질병 및 증상을 살펴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 노인 모두 치매(요양병원 81.1%, 요양시설 88.0%)와 고혈압(요양병원 59.1%, 요양시설 67.0%)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후순위로 요양병원은 뇌졸중(39.7%), 요양시설은 관절염(41.7%)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뇌졸중은 요양병원(39.7%)이 요양시설(25.0%)보다 14.7%p 높게 나타났으며, 이와 반대로 관절염(25.4%p)과 우울증(11.3%p)은 요양시설이 요양병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 노인의 요양필요점수의 그룹인 자원소모그룹의 분포는 <Table 3>과 같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모두 자원소모그룹이 넓게 퍼진 양상을 보였다. 요양병원은 요양필요점수가 가장 높은 최중증 ADL 장애군이 40.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요양필요점수가 가장 낮은 노쇠군(8.0%)과 문제행동 동반 경증 ADL 장애군-A(7.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요양시설은 경증 ADL 장애군의 비율이 13.7%로 높게 나타났으며, 최중증 ADL 장애군은 12.7%, 경증 ADL 장애군-A는 1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 노인의 건강 및 기능상태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의료필요도와 요양필요도를 살펴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요양병원의 의료필요도는 고도(31.1%)와 중도(19.4%)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요양시설은 중도의 비율이 2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합판정점수는 요양병원은 평균 78.8점(±21.2), 요양시설은 평균 70.8점(±17.4)으로 요양병원이 요양시설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요양필요점수와 특별간호점수도 요양병원이 요양시설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표적집단면접조사 결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는 노인의 가족부양자를 대상으로 현재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 선택 사유와 해당 서비스의 만족 사항에 대해 FGI를 진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터뷰 결과는 이용 서비스별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인터뷰 내용 발췌 시 인터뷰 대상자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생생하고 정확히 담기 위해 대상자의 발화 어투와 단어를 수정 없이 그대로 기술하였으며, 해석 시에도 인터뷰 대상자가 표현한 단어는 작은 따옴표(‘’)로 표기하여 인터뷰 대상자의 표현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을 부양하고 있는 내담자들은 요양병원 입원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로 ‘피부양자의 증상 악화에 대한 불안’, ‘퇴원 후 건강관리 및 요양서비스 필요’를 꼽았다. 노인의 입소를 결정하는데 가족부양자의 심리적 기전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나 노부모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을 겪었거나, 인지증 저하로 인해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 재발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음 응급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 입원을 결정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성기 병원 이용 후 저하된 신체기능에 따른 일상생활수행의 어려움으로 인한 요양서비스 필요에 의해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가 있어서 요양원에 계셨는데 1년 전에 중간, 중간에 폐렴이 발생해서 종합병원에서 폐렴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받아서 병원에서 한 달 정도 입원해 계시면서 치료를 하고 다시 요양원에 가셨는데 다시 (폐렴이) 재발해서 노인 전문병원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감기가 오면서 폐렴이 왔었어요. 병원에 한 달 정도 입원했는데 폐렴이니까 화장실 가는 게 불편하고 자꾸 소변을 받아내고 한 달 정도 다리를 안쓰니까 다리를 못 쓰시더라구요... 그래서 폐렴이 치료돼서 퇴원은 해야 되는 데 집에서 누가 대소변 받을 사람이 없어서 재활해서 다리에 힘 올린다고 OO 노인 병원으로 가게 됐는데...”
인지증 노부모를 모시는 한 부양자는 노부모가 ‘치매 진단’을 받았고, ‘산소 포화도 수치가 떨어지는’ 증상이 있다는 점 등 의료진이 설명한 질병명과 증상에 대해서는 대략 알고 있었으나, 투여하고 있는 약물과 이환된 합병증에 관한 치료계획에 대해선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진단을 받고 어차피 약하고 또 다른 또 합병증 이런 것들을 해야 되니까 병원에서 일단은 그걸 다 커버를 하고 또 하나는 워낙 연세가 많으시니까 자꾸만 산소 포화도 수치가 떨어지신데 그거는 방법이 없는 모양이에요. 그냥 수혈을 하는 수밖에 그래서 일단 병원에서 그거를 일단은 하시면서 치료하는 게 낫겠다⋯”
또한 요양병원 서비스에 대해 ‘의료서비스 필요 시 즉각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낮은 간병서비스의 질’을 꼽았다.
급성기 병원 인근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부모를 모시는 한 부양자는 응급상황 등 치료가 필요한 경우 상주 의사가 확인 후 처치, 처방, 이송 등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요양병원 입원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 번씩 병원에 가야 될 일이 생기면 거기는 OO병원하고 같은 마당에 있으니까 이렇게 자기네들이 급하면 이렇게 끌고라도 모시고라도 가는데 요양원은 우리가 와서 보호자가 와서 병원에 모시고 가든지 아니면 우리가 따로 비용을 들여서 119를 불러서 가든지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더라고요.”
반면, 제공되는 간병 서비스 질이 낮을 시 요양병원 입원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간병인 한 명이 자신의 부모를 포함한 8인의 노인을 간병하고 있는 상황에 내 부모가 제대로 된 케어를 받을 수 있을지 의심하던 부양자는 ‘방치된’ 자신의 부모를 보고 낙담하였으며, 또 다른 부양자는 자신의 부모를 위해 요구할 사항이 있을 때 소통할 수 없는 간병인에게 답답함을 느꼈다.
“그쪽에는 간병인이 중국인이더라고요. 근데 중국 간병인은 한 병실에 8명인가 엄청나게 빽빽하게 있더라고요. 근데 그거 한 간병인이 다 간호할 수 있을까? 돌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예 그냥 방치해요”
“어느 순간에 가보면 전부 중국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부탁을 하려 해도 중국 사람들은 사실 우리나라 말을 잘 못 알아듣잖아요. 그러는데 업무 자체가 간호사 업무하고 요양보호사 업무가 다르니까 우리가 부탁을 하려면 간호사한테 가서 이야기를 해야 되고 간호사는 요양보호사한테 이야기를 하라 그러고...”
부양으로 인한 시간적 부담은 요양시설 입소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인의 건강·기능상태 악화로 일상생활에 장애가 발생하면 노인을 돌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구조는 개인이나 가족이 노인 부양을 할 수 있는 여력마저 축소시켜 부양 부담을 배가시킨다. 핵가족화된 가족구조는 부양자 개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책임과 노력을 더욱 가중하며, 더 이상 가족들이 함께 부모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노인을 부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처음엔 부모를 부양하고 싶은 마음과 책임감으로 직접 모시더라도, 금세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다수가 노동력을 팔아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자본주의 기반의 우리 사회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부양에 매진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형제·자매가 있는 자녀들은 ‘돌아가면서’ 부모를 부양하지만 그마저도 ‘(시간적으로) 도무지 여건이 안되겠다’ 싶어 결국 시설을 알아보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을 돌보는 부양자는 경제적 부담과 지속적인 경제활동의 필요를 이유로 재가 장기요양 돌봄을 포기하고 시설입소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들에게 돌아가면서 모셨거든요. 그러다가 도무지 이건 안 되겠다 싶고, 모시고 있는 자식도 일을 해야 되니까 그래서 주변에 어디 요양원이 괜찮다 해서 시설을 들어가시는 게 7년째⋯”
“(부모 모두 치매) 못 움직이시니까 제가 두 분 다 할 수도 없고, 저도 일을 해야지 되고 또 금액도 부모님이 (요양)병원에 계시면 돈이 들어가잖아요. 가족들은 다들 돈 벌어야지 되고 그래서 그냥 요양원에 가셨는데...”
요양병원 보다 요양시설의 비용지출이 적다는 점에서 가족부양자의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양자는 요양시설이 요양병원 보다 비용이 2배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양시설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실 요양병원은 시설보다 비용이 2배 정도 돼요. 2배도 넘어요. 그런데 그거의 절반이니까 저희 같은 경우는 비용부분에서 만족하죠.”
또한 요양시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활동 및 정서 안정 프로그램에 대해 노인과 부양자가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요양시설에 입소한 노부모를 모시는 한 부양자는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다른 입소 노인과 같이 ‘노래, 고스톱, 종이접기’ 등과 같은 정서적 활동과 산책 시간을 통한 활동적인 생활을 하시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요양원은 제가 봤을 때 자율적이었어요. 왜냐하면 요양보호사분들도 거기 시간이 있어요. 시간 되면 전부 다 광장에 모여서 노래도 부르고 고스톱도 치고 종이접기도 하고 시간을 정해서 햇빛 보는 시간도 있어서 테라스로 다 모시고 그러니까 저희들이 갈 때도 모시고 나가서 햇볕 쬐는 게 1시간 정도 햇볕을 쬐고 다시 모시고 들어오고 못 움직이는 분도 일단 휠체어에 다 태워가지고 모시고 나와서 햇빛이 보이고 내가 걸을 수 있으면 개별 활동을 할 수 있어요. 화장실도 마음대로 가고 기저귀를 차든 어쨌든”
Ⅳ. 논의
본 연구는 2021년 6개 지역에서 시행된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 시범사업 참여자의 의료필요도와 요양필요도를 함께 평가하고 모의적용 사업 참여자의 가족부양자를 대상으로 FGI를 통해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 이용과 관련된 가족부양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 간 기능정립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수행되었다.
모의적용 시범사업 참여자의 건강 및 기능 상태를 비교한 결과, 양 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노인이 의료필요도를 제외하면 비교적 동질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연령의 경우 요양병원에 비해 요양시설에서 75세 이상 노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또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이 보유하고 있는 질병 및 증상 중 상위 5개의 질환이 치매,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관절염으로 유사하게 나타나 양 기관을 이용하는 노인이 보유한 질병 및 증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통합판정체계를 통해 산출된 요양필요도의 경우에도 요양시설이 77.4점, 요양병원은 70.5점으로 요양시설 이용 노인이 요양병원 이용 노인보다 약 7점 높았지만 기본적으로 양 기관을 이용하는 노인 모두 높은 요양필요도를 가지고 있었다.
기존 요양병원 환자분류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필요도 평가의 경우에는 양 기관의 이용자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요양병원을 이용하고 있는 노인이 더 많은 의료필요도를 나타냈으며 요양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노인의 의료필요도가 더 낮았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에서 요양병원이 담당하는 역할은 수술 후 아급성기 환자의 입원치료 또는 재활 이후에 지역사회 복귀를 목적(Jeon et al., 2016)으로 하기 때문에 요양시설과 비교하여 높은 의료필요도를 가진 환자가 입원하는 것이 요구된다. 하지만 요양병원이 요양시설에 비해 높은 의료필요도를 가진 환자가 더 많이 입원하고 있더라도, 여전히 선택입원군 환자와 의료처치 요구가 없는 환자의 비중이 절반에 해당하는 44%를 차지하고 있어 요양병원의 역할과 기능에 맞는 적절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로, 요양시설에는 의료필요도가 상당 부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중도 이상의 의료필요도를 가진 노인이 30%를 차지하고 있었다. 요양시설 내 의료적 기능에 대한 지적(Ko et al., 2013; M.-J. Park et al., 2013; Song & Chae, 2012)이 계속되어 온 만큼 요양시설 내 의료필요를 가진 노인들의 미충족의료가 상당 부분 존재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요약하면,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 대상자의 건강 및 기능상태는 비교적 유사한 반면에 의료필요도의 경우에는 양 기관의 역할과 기능 측면에 비추어 적정 대상이라고 할 수 없는 노인들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된 이후부터 줄곧 제기되어 온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 역할 및 기능정립이 되지 않아 나타나는 문제로(J. S. Kim et al., 2013; Kwon et al., 2013; Roh et al., 2010), 병원 내 간병비 부담, 본인부담액상한제와 같은 제도적 장치에 의한 경제적 유인, 환자 및 환자의 가족부양자의 선호, 의료기관의 행태 등의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이다(Cho & Kwon, 2020, 2023; Hwang et al., 2016; J. T. Lee, 2017). 의료적 필요가 없는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는 상당한 분배적 비효율성을 야기할 것이며 의인성질환의 위험에 노출되며 환자 본인에게도 위해가 존재할 수 있다(Boamah et al., 2021; J. H. Kim, 2015; S. Lee et al., 2022).
반대로 의료요구가 상당한 노인이 요양시설에 머무르며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 때 이용하지 못한다면 향후 건강 및 기능상태는 지속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S. Y. Kim et al., 2020; Xiang et al., 2022). 이처럼 현재 양 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노인의 의료요구와 기관의 역할 및 기능의 불일치는 상당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노인의 의료적 요구에 대응하는 적절한 서비스를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모의적용 참여 노인의 가족부양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FGI 결과를 살펴보면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노인과 가족부양자의 의사결정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중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서비스 이용에 소요되는 비용과 돌봄으로 인한 노동 기회의 상실과 같은 경제적 고려 사항이었다. 요양시설의 경우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하에 요양시설 이용에 요양보호사로부터 받는 서비스가 포함되어 따로 간병비를 부담할 필요가 없는 반면, 요양병원에서는 입원진료비 이외에 개인 간병인을 따로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큰 상황이다. 요양병원의 간병비 부담은 높은 의료필요도를 가진 노인이라고 하더라도 요양시설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두 번째 요인은 돌봄을 제공하는 가족부양자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었다. 가족부양자들은 노인의 급격한 건강악화를 관리하는 데 따른 불안을 줄이기 위해 즉각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요양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보고되었는데(J. H. Kim et al., 2015), 본 연구에서도 가족부양자들은 돌발적인 의료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 대처가 가능한 요양병원에 노인을 모시는 것이 안심된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요양시설에서 과거에 앓았던 질병이 재발하는 경험을 하며 요양시설의 의료기능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한편, 요양시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산책과 같은 신체활동이나 다른 입소노인과 다양한 놀이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상대적으로 활동이 제한되는 요양병원에 비해서 요양시설에 맡기는 것이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요양시설에서는 요양병원과 달리 시설 내 공동 사용 공간(거실)이나 화장실로 이동이 자유롭고 산책이나 프로그램 참여에서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요양병원과 비교하여 요양시설을 선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는 반대로 요양병원 내 노인 환자의 건강행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의 부재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요양병원은 환자의 이동 및 활동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낙상을 우려하여 요양시설에 비해 노인의 신체활동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요양시설을 비롯해 요양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와 같이 시설화(institutionalization)된 노인은 환경 및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재가 거주 노인에 비해 일상생활수행능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운동능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M. H. Kim & Kim, 2012). 규칙적인 운동이 환자의 인지기능, 하지근력 유지, 균형, 보행능력 등을 향상시키고 낙상효능감을 높여 낙상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Haines et al., 2011; Son et al., 2016)을 고려한다면 요양병원 내 노인 환자의 신체활동을 제고하기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혼합연구방법론을 적용하며 노인 당사자가 아닌 가족돌봄자를 대상으로 FGI를 진행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이용 노인의 기능과 인지상태를 고려할 때, 서비스 이용 당자사의 의견을 수집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노인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가족부양자의 의견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와 가족부양자 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체인 노인 당사자의 의견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간의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는데 주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연구에서는 정책의 직접 대상자인 서비스 이용 노인의 의견 수렴 과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둘째, 모의적용 참여자의 대표성 문제이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2021년 통합판정체계 모의적용 시범사업 시기에 참여한 요양병원 입원자 350명, 요양시설 입소자 300명이다.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요양병원은 병상수 및 181일 이상 장기입원 여부와 요양시설은 도시 규모 및 장기요양등급을 이용해 지역별로 표본을 할당하기는 하였지만, 표본설계가 비확률적 방식으로 이루어진 점, 모집 과정에서도 사업 참여에 동의한 경우에만 연구대상자가 되었다는 점 등은 대표성 및 일반화 가능성을 제약한다.
Ⅴ. 결론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는 한국의 노인돌봄의 과정에서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간 기능 및 역할정립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정책적 함의를 제공한다.
첫 번째로 요양병원의 경우 그간 의료요구 없이 돌봄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요양병원에 장기적으로 입원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는 상대적으로 의료 및 요양필요도가 낮은 선택입원군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높여 환자의 비용을 높이고 장기 입원 환자에 대해 수가를 감산함으로써 공급자의 수입을 감소시켜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분류군 개편 및 입원일수에 따른 수가감산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한 수의 선택입원군 환자가 요양병원에 머무르고 있어 정책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이다(D. H. Lee et al., 2013). 이는 현재 요양병원 내 불필요한 입원을 막기 위한 반유인책의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나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에 문지기(Gate-keeping) 기능이 전무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인들은 장기요양인정조사를 통해 장기요양등급을 받고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것보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문턱이 더 낮은 상황이다(Ga, 2019; J. T. Lee, 2017). 이에 입원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문지기 기능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재활치료 및 아급성기 환자와 같이 요양병원의 역할에 맞는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기전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즉각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의 경우 요양시설이 아닌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시설 입소로 이어질 수 있는 의료-요양 서비스의 연계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장기요양인정조사가 요양필요도를 평가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의료필요도 평가가 미흡하기에 장기요양서비스 이용 노인의 의료요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즉, 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전사적 평가를 기반으로 의료요구가 있는 노인에게 적시성 있는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요구가 해소된 이후에 장기요양서비스로 연계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요양시설의 의료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고령의 노인의 경우 장기요양서비스와 의료서비스 요구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의료 상황이 시시각각 발생할 수 있다.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이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병원으로 이동하여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지금보다는 시설 내에서 의료요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의료기능을 강화하여 요양시설 내 노인이 돌발적 의료서비스 필요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대처가 미흡한 점을 불안해하는 가족부양자의 우려를 덜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반대로, 요양병원의 경우에는 노인활동을 제고할 수 있는 기능훈련이 포함된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으로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요양병원 내에 장기 입원하며 사실상 요양필요를 충족하고 있는 노인들이 다수인 점을 고려한다면 해당 노인에게 의료적 서비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복귀를 도울 수 있도록 신체기능/인지기능을 유지 또는 향상시킬 수 있는 기능훈련, 질병관리 등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같이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세 번째는 노인의 돌봄 및 의료서비스에 대한 복합적 요구와 돌봄 연속성 제고를 위해 통합돌봄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을 위한 통합돌봄 지침(ICOPE)을 제시하며 노인 환자의 전반적 요구를 다루기 위한 연속성 있는 돌봄전략이 필요함을 강조한다(WHO, 2017). 이러한 통합돌봄을 달성하기 위해서 과거 서비스별로 또는 재원별로 다르게 운영되었던 서비스 대상자 선별 체계를 통합하여 노인이 가진 복합 요구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가 2027년 노인장기요양법상에 적용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그 1단계 적용으로서 2026년 돌봄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대상을 선정할 때 활용될 예정에 있다. 현재 통합판정체계는 모의적용을 시작(Han et al., 2022)으로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131개 지자체에 적용 중에 있다.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가 정착된다면 노인 및 가족부양자에게 노인의 기능 및 건강상태에 대한 정보와 함께 필요 서비스를 제안해 줌으로써 향후 요양병원 입원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문지기 기능도 담당하는 등 의료와 장기요양서비스 전달체계 핵심적인 역할과 함께 노인이 가진 복합적 요구와 노화 진행에 따라 변화하는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어야겠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한은정 등 (2022)의 「의료-요양-돌봄 통합욕구판정을 위한 통합판정체계 마련」 연구를 재구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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