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ournal of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 Original Article ]
Korean Journal of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 Vol. 39, No. 5, pp.1-13
ISSN: 1229-4128 (Print) 2635-530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2
Received 16 Nov 2022 Revised 17 Dec 2022 Accepted 17 Dec 2022
DOI: https://doi.org/10.14367/kjhep.2022.39.5.1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인식하는 건강한 생활과 동네의 의미

김동하* ; 이지현** ; 김지선** ; 유승현***, ****,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조교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박사과정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겸임교수
The meaning of neighborhood and perceived healthy lifestyle of young single-person households experiencing housing poverty
Dong Ha Kim* ; Jihyun Lee** ; Jisun Kim** ; Seunghyun Yoo***, ****,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Doctoral student, Department of Public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Department of Public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Adjunct professor,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Seunghyun YooDepartment of Public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ku, Seoul, 08826, Republic of Korea주소: (08826)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Tel: +82-2-880-2725, Fax: +82-2-762-9105, E-mail: syoo@snu.ac.kr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meaning of neighborhood and the perceived healthy lifestyle of young single-person households experiencing housing poverty.

Methods

The research design applied a single case study approach. Purposive sampling was implemented until data saturation was reached; 20 young single-person households experiencing housing poverty in a vulnerable neighborhood in Seoul were recruited for the study. Data were collected between September 2021 and May 2022. We conducted qualitative multi-methods analysis with semi-structed interviews that combined cognitive mapping and timetabling of the participants’ daily activities.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pattern matching.

Results

For single-person households experiencing housing poverty, the perceived healthy lifestyle involved living an orderly daily life in accordance with a planned schedule for daily tasks. Single-person households in housing poverty preferred goal-oriented and individual living spaces use to minimize the cost, time, and energy expended in daily life. For young single-person households in housing poverty, the concept of neighborhood implied a place where they could live conveniently but did not wish to settle down.

Conclusion

Community health promotion programs should be planned based on an understanding of the perceived healthy lifestyle of young single-person households experiencing housing poverty. A place-based approach that creates natural opportunities for meeting neighbors could help them rethink the meaning of their neighborhoods and develop a sense of belonging.

Keywords:

vulnerable class, housing problem, health-related lifestyles, community health, qualitative research

Ⅰ. 서론

최근 한국 사회는 삶의 다양성 증가와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1인 가구, 이혼 및 재혼가족, 비혼ㆍ동거가족 등 가족 형태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Hong, Sung, Choi, Kim, & Kim, 2017).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1인 가구의 가파른 상승세이다. 2000년 한국의 전체 가구 중에서 15.5%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5년부터 다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높은 가구 구성 비율(27.2%)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이 수치가 33.4%까지 증가했다(Statistics Korea, 2021). 이제 1인 가구가 명실공히 한국 사회의 보편적인 가구 형태 중 하나임을 부정할 수 없다.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특성을 세분해서 살펴보면, 1인 가구의 주요 거주 지역은 주로 수도권 및 광역시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Jo & Kim, 2018).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전체 1인 가구의 45.6%가 거주하고,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에 24.5%가 거주하고 있다(Statistics Korea, 2015). 연령적으로는 2010년 이후 경제성장의 둔화로 인한 취업난, 비혼 및 만혼의 증가로 청년 1인 가구가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Byun, 2015). 2010년 전국의 만 19세에서 34세 청년 1인 가구는 118만 9,820가구였는데, 2021년에 이르러서는 206만 8,435가구로 약 1.73배 늘었다(Statistics Korea, 2010; 2021). 이를 종합하면, 한국의 1인 가구 증가 현상에는 도시에 거주하는 혼자 사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상경하거나 경제적 기반 없이 독립한 도시 거주 청년 1인 가구는 주거빈곤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주거빈곤을 최저주거기준(1인 가구 주거면적 14m2)에 미달하는 주거환경에 거주하고 있거나, 가구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사용하는 주거비 과부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Park, 2012).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 중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9.6%로 2010년 10.5%에 비해 감소했으나 다른 가구형태에 비해 미달가구 비중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Park & Cho, 2022). 또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주거비가 저렴한 특정 지역에 밀집해서 사는 경향을 보이는데, 선행연구에 따르면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30%는 반지하나 옥탑방이 있는 다세대 연립 주택이 밀집한 ‘원룸촌’, ‘고시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hoi, Kim, Moon, Kim, & Choi, 2016). 이러한 지역은 대부분 경사도가 높거나, 보차혼용도로의 비율이 높고, 생활편의시설이 낙후된 곳들이 많아(Jeong, 2017)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거주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거주지 주변의 환경 여건도 열악할 가능성이 높다.

주거환경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으로서 열악한 주거환경은 감염, 부상, 호흡기질환, 비만, 흡연, 음주, 우울, 사회적 고립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2021). 이때 주거환경은 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집’이라는 내부 공간에만 한정되지 않고, 삶의 터전에 존재하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WHO, 2018). 따라서 주거환경의 범위는 건강과 삶의 질을 지원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동네까지를 아우르고, 건강한 주거환경(healthy housing environment)이란 건강행동 실천의 장(場)이자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자산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청년 1인 가구의 주거환경 문제는 2000년대 초부터 주택, 복지, 도시계획 분야 등에서 주도하여 이들의 불안정한 주거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를 진행해오다 보니(Fahey & Nolan, 2005; Kidd, Frederick, Karabanow, Hughes, Naylor, & Barbic, 2016; Kim, 2021; Lee & Eom, 2018), 정작 이들이 정착한 집과 동네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미흡한 편이다. 보건 연구에서 청년 1인 가구의 건강과 주거환경의 상호작용에 대한 주제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사안이고(Kim & Yoo, 2021), 몇몇 연구가 집이라는 거주공간이 열악하고 좁은 상황에서 경험하는 우울감(Kim, 2018; Kim & Gwak, 2020; Park, 2020), 사회적 관계 제약(Adamczyk & Segrin, 2015)에 관해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이는 청년 1인 가구는 건강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요인을 집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점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점을 동네에서 충족할 수 있는지가 건강한 생활과 관련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주거빈곤 상황에 놓인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실천 양상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동네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탐색한다. 구체적인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연구질문 1.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에게 건강한 생활이란 어떤 의미이고,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 방식은 어떠한가?

연구질문 2.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데 있어 동네란 어떤 의미인가?

연구질문 3.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과 관련된 동네의 장소와 기능은 무엇인가?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주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이와 관련된 동네에서의 생활을 다각적으로 탐색하기 위한 질적 사례연구이다. 연구방법은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 관련 생활상을 다각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다중질적방법(qualitative multi-method)을 적용했다. 다중질적방법은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과 동네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일대일 심층면담, 건강생활 실천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생활시간표 그리기, 동네에서 활용하고 있는 장소의 공간정보와 환경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인지지도 그리기를 조합하여 구성하였다.

2. 연구대상 지역

연구대상 지역은 전국에서 청년 1인 가구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인 서울에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가장 밀집해서 거주하는 자치구의 1개 법정동을 선정했다. 연구대상 지역은 1970년-8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관할구역이 판자촌이었던 동네였으나 1990년 재개발을 통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노후화된 주거환경을 개선하였다. 면적은 8.16 km2, 인구수는 2022년 9월 말 기준 224,790명으로 서울시 466개의 법정동 중 3위에 해당한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2). 대중교통시설은 지하철역 3개소가 중심대로를 따라 위치하여 자치구 내 다른 지역보다 교통이 편리하며, 지하철역 주변으로 상권이 발달해 있다. 주거지역은 주로 지하철역 주변의 상권에 인접해서 북쪽과 남쪽 방면으로 위치하고, 산과 고개로 둘러싸여 경사도가 높은 편이다.

3. 연구 참여자 모집

연구 참여자는 주거빈곤 상황에 있는 만 19세에서 39세 청년을 대상으로 목적표집을 실시했다. 주거빈곤의 판단 기준은 Park (2012)이 제시한 주거비 부담 비율과 최저주거기준 미달의 정의에 따라 연구 참여자 모집과정에서 ① 주거비가 한 달 소득의 30% 이상을 차지하는지, ②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 주택이 아닌 곳에 살고 있는지, ③ 최저주거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주택에 살고 있는지를 자가 보고하도록 하여, 세 가지 조건 중 한 가지라도 부합한다고 응답한 청년 1인 가구를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고용상태, 성별, 연령대가 다양하면서도 충분한 수의 참여자를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로를 모두 활용하였다. 고용상태의 경우 청년 니트(Not currently engaged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NEET)와 청년 구직활동의 특성과 유형을 다룬 Lee, Park과 Chung (2010) 연구를 참고하여 1) 학생, 2) 취업준비생(수험생 포함), 3) 근로자(직장인/아르바이트생/프리랜서 포함)의 세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온라인 모집 경로는 해당 지역에 위치한 청년 공간의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스펙업, 잡코리아, 고시사랑)를 활용하였다. 오프라인 모집 경로는 청년 주거 밀집지역에 위치한 전봇대, 벽 등에 연구진이 직접 모집문건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모집경로를 통해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 참여자 선정기준 충족 여부를 유선으로 확인한 후, 최종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더 이상 새로운 정보의 갈래가 등장하지 않는 내용적 포화시점까지 모집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제외기준은 연구대상 지역에 거주한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동네와 주거환경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경우(Fänge & Iwarsson, 2007)와 온라인 면담 진행에 필요한 기기가 없어서 면담 진행이 어려운 경우로 하였다. 최종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20명이었다.

4. 자료수집

일대일 심층면담은 조사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준수하고 연구 참여자와 연구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회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이루어졌다. 연구진은 면담 전 모집된 참여자에게 연구 소개 및 연구 참여와 녹취에 대한 동의 절차를 거쳤다. 줌의 특성상 화면 녹화와 음성 녹음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중 녹음자료만 전사하여 분석에 활용할 것을 설명하였고, 이에 관한 동의를 얻었다. 연구 참여 동의서에는 본인이 자발적인 의사로 연구에 참여한 것임을 명확히 하였고, 참여에 동의하였더라도 조사 중 중지 의사가 생기면 언제든 면담을 그만둘 수 있음을 명시하였다.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지면 인구학적 특성(성별, 연령, 직업활동 여부, 거주기간, 주거특성, 건강상태)을 파악하는 설문조사와 일대일 심층면담이 진행되었다. 일대일 심층면담에서 사용한 기본적인 반구조화 질문 구성은 다음과 같다.

  • ∘ 귀하의 일상과 관련된 생활시간표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평범한 하루의 일상을 설명해주십시오.
  • ∘ ‘건강한 생활’이란 일상에서 어떤 점을 실천하거나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 하루 생활을 돌아볼 때, ‘건강한 생활’을 위해 유지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 ∘ ‘건강한 생활’을 위해 시도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하지 못하는 내용과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 ∘ 앞서 말씀해주신 ‘건강한 생활’과 관련된 활동들을 각각 어디에서 하시는지/하시고 싶으신지 지도를 보며 설명해주세요.
  • ∘ “우리 동네의 [    ] 한 점이 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장의 빈칸을 채워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 ∘ ‘건강한 생활’을 위해 우리 동네가 좀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그 내용을 설명해주세요.
  • ∘ 지금 사는 동네에서 앞으로도 오래 산다고 가정하면, 귀하에게 동네의 의미나 귀하가 동네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게 달라질 것 같나요?
  • ∘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귀하가 생각하는 ‘동네’는 어디에서 어디까지인지 지도에 표시해주세요.

반구조화 질문에 따라 연구 참여자의 일상생활 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생활시간표를 그리는 활동부터 시작하였다. 생활시간표는 주중과 주말을 나누어 그려달라고 요청했고, 그려진 생활시간표를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가 함께 보며 활동과 관계된 상황맥락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했다. 이후 연구 참여자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고 인지하고 있는 동네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는 질문을 하였고, 건강한 생활과 관련된 장소 활용 방식을 파악하기 위하여 인지지도 그리기 활동이 이어졌다. 연구자는 인지지도 그리기 활동을 통해 연구 참여자가 해당 장소를 선택하고 이용한 이유와 장소 이용의 어려움 등 개인의 생생한 장소 경험이 표시된 지도를 자료로 얻을 수 있었다. 면담을 녹취한 음성파일은 평균 5일 이내에 전자문서 형태로 전사하였으며, 평균 면담시간은 1인당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자료수집은 20-30대 청년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본격화된 시기인 2021년 9월부터 시작하여 2022년 5월까지 이루어졌다.

5. 자료분석

일대일 심층면담을 전사한 자료는 연구 참여자의 건강한 생활과 동네환경에 대한 인식, 상황맥락에 대한 정보를 갈래별로 묶는 패턴분석(Miles & Huberman, 1994)을 통해 내용을 범주화하고 식별하였다. 패턴분석은 연구자 3인이 Xmind 8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상위주제에서 하위주제로 세부 가지가 갈라지는 마인드맵 형식으로 구조화하여 전체 내용의 얼개를 지도화하였다. 면담 내용의 갈래를 구분하고 패턴을 찾는 과정에서 다수의 분석 세미나를 개최하여 연구진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거나 내용의 갈래를 혼자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연구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을 설명하는 패턴을 원칙으로 합의조정을 이루었다. 생활시간표 자료의 분석은 연구 참여자가 작성한 시간표에서 일상생활 활동을 분류하고, 그와 관련된 시간사용 패턴(시간량, 활동 시간대, 활동 방식(온/오프라인), 활동유형, 활동 범위(동네 안/밖)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였다. 인지지도 자료의 분석은 참여자가 응답한 건강한 생활과 관련된 활동 장소를 Quantum GIS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디지털 지도로 변환하고, 이를 중첩하여 공간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6. 연구결과의 타당성 확보

본 연구에서는 질적연구 평가준거인 신빙성, 전이 가능성, 감사 가능성, 확인 가능성에 입각하여 연구를 수행했다(Lincoln & Guba, 1985). 이는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이 타당한지, 참여자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자는 다중질적방법을 적용하여 면담 녹취자료, 생활시간표 자료, 인지지도 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통합적 연구 자료의 해석을 통해 판단오류를 보완하였다. 연구자들은 이전 경험과 가정에 관하여 검토를 해나가는 반성적 연구활동을 통해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였으며, 질적연구를 다년간 수행한 전문가의 감사를 통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7. 윤리적 고려

사람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본 연구의 자료수집 방법 및 조사절차에 관한 윤리적 검토는 연구자 소속 기관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통해 검토받았고, 2021년 6월 10일 최종 승인되었다(IRB No. 2106/002-018).


Ⅲ. 연구결과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에 참여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여성의 비율(60.0%)이 높았고, 평균연령은 28.8세였다. 교육 수준은 대학교를 졸업한 비율(55.0%)과 상근 근로 또는 비전속 근로를 통해 직업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60.0%)이 높았다. 연구대상 지역에 거주한 평균 기간은 3.6년이었고, 거주 여건은 원룸(95.0%), 5평 미만의 전용면적(55.0%), 월세 형태(75.0%)로 거주하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건강수준 측면에서는 주관적 건강 수준이 양호하지 않고(60.0%),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의 우울감을 인지하는 비율(60.0%)이 높았다<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study participants

2.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인식하는 건강한 생활과 동네의 의미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건강한 생활에 대해 일상생활 속 흐트러짐 없는 질서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고 인식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계획한 일정대로 하루를 살아내는 규칙적인 생활이 곧 건강한 생활이라고 응답했고, 일, 학업과 같은 삶의 목표와 연결되는 핵심 과업을 중심에 두고 수면, 스트레스 관리, 운동, 식사, 사회적 만남을 실천하는 각자 나름의 행동 방식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그러한 질서가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기보다는 삶의 목표를 이루어내기 위한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그 자체에 보람을 느끼고,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의 기저에는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미래에 대한 높은 불안과 현재를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투자로 생각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규칙적으로 하는 게 다 건강 생각해서 하는 것 같아요. 나만의 틀이라고 해야 되나? 이런 걸 안 지키는 경우에 굉장히 무너지고 불안하고, 우울함이 생기더라구요. (30대 남성, 직장인)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주거비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이 크고, 일상생활을 짜놓은 틀에 맞춰 계획대로 사는 방식을 선호하다 보니 일상생활 속에서 시간, 비용, 에너지를 아끼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동네를 살기 좋다고 인식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대상 지역이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 물가가 전반적으로 저렴하고, 1인 가구의 수요에 맞게 1인 가구 맞춤형 생활편의 시설이 발달한 동네라고 응답했다. 또한 지리적으로 서울시 내 업무지구와 가까워 통근 시간이 길지 않아 불필요한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대상 지역을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기에 유리한 장점이 있는 동네라고 생각했다.

여기는 혼자 살기에 최적화된 동네에요. 편리하고, 물가 저렴하고, 남 신경 별로 안 쓰고 살기에 딱인 동네 같아요. (20대 남성, 직장인)

하지만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연구대상 지역을 ‘계속’ 살고 싶지는 않은 동네라고 판단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대상 지역은 주거비가 저렴한 대신 주거 면적이 크지 않고 노후화된 주택이 많고, 주거지역의 상당수가 경사가 가파른 곳에 위치해 있고, 주거지 인근으로 보차혼용도로가 많아 향후 가족을 구성해서 아이와 함께 생활하기는 적합하지 않은 동네라고 생각했다. 또한 물가가 싼 대신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거나 최신 유행이 빠르게 들어오는 일이 드물고, 동네에 애정을 가질만한 기회나 교류가 거의 없고, 비슷한 처지의 이웃은 많지만 서로 각자 할 일만 하는 개인주의적인 분위기의 동네라고 여겼다. 이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에게 동네는 스스로 세운 질서를 지키고 가성비 좋은 생활을 하는데 적합한 곳이지만 정서적인 애착이나 소속감은 없이 잠시 머무르다 언젠가는 떠날 곳으로 자리잡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 사람들 표정 자체가 우울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그냥 빨리빨리 자기 할 것만 집중해서 걸어가는 느낌이라 누구라도 말 걸면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 동네는 회색 같아요. 그런 분위기가 저를 우울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계속 여기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20대 여성, 취업준비생)

3.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동네생활 양식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생활시간 패턴을 분석한 결과[Figure 1], 평일에는 8시에 상당수의 연구 참여자가 동네를 빠져나갔다가 17시부터 동네로 돌아와서 시간을 보내는 연구 참여자가 증가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주말의 경우도 평일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기는 했지만, 연구 참여자가 동네를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시간대도 9시로 평일보다 늦고, 동네를 빠져나가는 연구 참여자의 수도 평일보다는 적은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이 여가시간이 늘어나는 주말에도 동네를 벗어나지 않고 생활하는 경향이 큰 편임을 알 수 있다.

[Figure 1]

Number of study participants active in the neighborhood by time zone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동네에서 보내는 생활양식을 정리한 생활시간표를 중첩하여 평균적인 시간사용 행태로 정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평일과 주말에 상관없이 가장 두드러지는 행태는 대다수의 연구 참여자들은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집 밖에서 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고, 집은 잠을 자는 공간 외에는 활용도가 낮았다. 구체적으로 평일 일상의 경우[Figure 2], 연구 참여자들은 근무, 학업, 취업 준비에 지장이 없도록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려고 노력하였으며 평균 6시간의 수면시간을 유지하려고 했다. 다만 거의 모든 연구 참여자에게서 취침 시간 직전에 평균 1.25시간 정도 미디어를 시청하는 패턴이 관찰되었고, 이를 하루를 마무리하는 필수적인 휴식 시간으로 생각했다. 또한 다수의 연구 참여자는 매일은 아니지만 2-3일 간격으로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동네 산책이나 동네 헬스장에서의 저강도 운동을 평균 1시간 내외로 실천하고 있었다. 식사는 삼시세끼를 모두 챙겨먹기 보다는 아침식사는 대부분 결식하거나 간편식으로 대체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점심과 저녁식사의 경우 12시에서 13시, 19시에서 20시처럼 정해진 시간을 지키기는 하지만 직접 조리해서 먹기보다는 동네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해서 혼자 미디어를 시청하면서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사회적 만남은 평일에 거의 시도하지 않았고, 동네 친구나 아는 이웃이 있는 연구 참여자는 드물었으며 최대한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21시 이후에 집에 들어가는 행태를 선호했다.

건물이 앞에 있어서 해가 뜨는 게 잘 안보일 정도여서 되게 답답하다고 느껴요. 그래서 생활하는 동안 집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평일에는 보통 좀 피곤하더라도 카페에 가서 밥 대용으로 뭔가를 먹거나 일을 조금 더 하고 집에는 최대한 늦게 들어가려고 해요. (20대 여성, 학생)
[Figure 2]

Daily activities (weekdays) of study participants

주말 일상의 경우[Figure 3], 종교활동 외에는 수험생이나 취업준비를 하는 연구 참여자들은 평일과 유사한 패턴을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 학생이나 직장생활을 하는 연구 참여자는 동네를 벗어나서 친구와의 사회적 만남을 하는 경우도 확인되었다. 하지만 대다수 연구 참여자는 경제적, 심리적으로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여가활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거나 친구와의 빈번한 만남은 사치라고 생각하여 여가활동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네에서 혼자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거나 가벼운 동네 산책을 즐기는 편이었다.

주말에는 친구들 만나러 동네 밖으로 나갈 때도 있어요. 그래도 대부분은 동네 안에 있는 편이고요…. (주말에도 동네 안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이유에 대해) 글쎄요? 가끔 분위기 전환만 하는 거지 매주 그렇게 하기는 부담스럽죠. 이직 같은 상황도 대비해서 자기개발도 해야 하고요. (30대 남성, 직장인)
동네친구를 사귀는 건 일상을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과 가벼운 스몰토크(small talk)하는 걸로 만족하고 지내요. (20대 여성, 취업준비생)
[Figure 3]

Daily activities (weekend) of study participants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인식하는 건강한 생활과 관련된 동네환경은 목적 지향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장소 선택과 관련되어 있었다[Figure 4]. 거의 모든 연구 참여자들은 좁고 답답한 집이 충족해주지 못하는 휴식 공간과 식사 공간의 기능을 대체하는 곳으로 카페와 식당을 선택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카페나 식당은 관계지향적인 목적을 가진 만남의 장소이기보다는 대부분 혼자서 시간을 보내면서 개인적인 여가활동을 즐기거나 단지 식사만 하는 장소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신체활동을 별도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해야 하는 행위로 바라보았고, 이를 위한 장소를 선택할 때는 기초체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운동기구가 있는 저렴한 운동센터를 혼자 이용했다. 연구 참여자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장소를 선택할 때는 혼자서 스트레스를 풀고 내면을 갈무리할 수 있는 장소로서 코인 노래방, PC방, 사우나, 도서관, 공원, 종교시설을 선호했다.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한 장소를 선택할 때는 주거지 인근에서 비용이 저렴하고 불필요한 지출 없이 필요한 물건만 구매해서 나오기에 적합한 동네마트, 편의점 등을 주로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아프거나 보건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는 민간병원만을 이용했고, 보건소 및 기타 보건복지기관에서 제공하는 건강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발견되지 않았다.

[Figure 4]

Neighborhood environments for the perceived healthy lifestyle of study participants


Ⅳ. 논의

본 연구는 다중질적방법을 통해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실천 양상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동네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탐색하였다. 도출된 주요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 참여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계획한 일정대로 하루를 살아내는 규칙적인 생활 그 자체를 건강한 생활로 인식하고 있었고, 그러한 규칙은 건강이나 웰빙을 지향하기보다는 삶의 목표를 효율,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질서에 가까웠다. 이러한 경향은 2021년 서울 청년 6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보고되었다. 해당 조사에서 행복한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조사에 참여한 서울 청년들은 삶의 목표 달성을 1순위, 경제력을 2순위, 건강은 3순위로 응답했고, 이상보다는 현실을,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시한다고 응답했다(National Youth Policy Institute, 2021). 이를 종합하면, 당장 직면한 현실과 결과가 중요한 한국 청년에게 건강한 생활은 목표 달성과 안정적인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식이고, 건강이나 웰빙 본연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Kasl과 Cobb (1966)는 건강행동이란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건강에 대한 신념과 개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Sung (2017)은 대상 인구집단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한 건강 수준의 파악도 중요하지만, 사회문화적 관계와 환경에 따라 총체적으로 형성되는 ‘주관적 건강관’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제언한다면,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증진, 보건교육 프로그램은 이들의 주관적 건강관을 참고하여 그들이 스스로 설정한 일상생활 규칙을 바꾸려고 시도하기보다는, 규칙의 성질을 건강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과 확대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 참여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동네에서 이웃과의 교류나 연대를 거의 맺지 않고 살고 있었고, 이들에게 동네란 현재 살기에는 편리하지만 계속해서 정주하기는 싫은 공간이었다. 동네 개념에 대해서는 사회학, 지리학, 도시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리적으로 한정된 범위 내에서 살면서, 자신들이 사는 장소와 다른 구성원들에 대해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유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구역이나 모임’으로 해석한다(Mesch & Manor, 1998). 또한 Poland와 Maré (2005)는 동네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지리적 경계(geographic boundaries), 보편적 연대(common ties),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s), 상호의존(interdependence)을 제시하였다. 이에 비추어 본 연구결과를 해석하면, 동네에서 이웃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청년 1인 가구에게 동네란 지리적인 경계이자 생활공간의 배경 역할만 남아 있고 무엇인가에 정을 붙이고 계속 살만한 요소가 없는 무미건조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건강한 주거환경 조성의 관점에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동네 생활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의 증진을 생각해보게 하는데,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진 동네 이웃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대하는 청년의 태도와 인식은 단순하지 않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1인 가구의 생활권 내 사회적 연결망을 연구한 Park, Park과 Kim (2019) 연구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는 동네에서 이웃과의 사회적 교류를 희망하기는 하지만 상대에 대해 신뢰를 쉽게 주지 않고, 유흥 위주의 교류 활동보다 ‘생활이슈’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대화와 정보를 나누는 교류 활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국과 일본 청년의 동네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행복의 상관성을 비교 연구한 Kim과 Lee (2018)에 따르면 동네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행복의 상관관계에서 양국의 청년들이 결정적 차이를 보이는 흥미로운 지점은 일본 청년과 달리 한국 청년은 이웃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한 동네에 거주할수록 행복감이 감소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동네 이웃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청년 세대 나름의 선호하는 방식과 수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참고하여, 연구대상 지역의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기대하는 이웃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형태나 수준에 대한 요구를 진단하고 이를 동네 안 사회적 연결망으로 구현하는 전략을 개발한다면 연구대상 지역이 ‘잠깐 살기 편한 동네’가 아닌 ‘계속 살고 싶은 동네’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구 참여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운동, 여가, 휴식 등을 거의 모두 ‘혼자’ 해왔다는 점과 그러한 생활 방식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따르는 바람직한 생활상이라고 옹호받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연결망과 지역사회 이웃 활동에 대한 제안이 연구 참여자들의 인식과 상충 되는 면은 없는지,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인지는 계속 생각해볼 문제이다.

본 연구에 참여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취업, 학업, 직장생활 등에 관련된 시간 사용을 우선으로 두고, 식사, 운동, 여가 등과 관련된 일상은 비용, 시간,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해서 살고 있었다. 청년의 목적지향 중심 일상은 청년을 대상으로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분석한 다수의 국내외 선행연구에서 보고되었고(Callejo, 2013; Chatzitheochari & Arber, 2009; Gauthier & Furstenberg Jr, 2002; Song, Kang, & Kim, 2018), 이를 독립과 자립을 준비하는 성인기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본 연구결과를 통해서 경제적 빈곤과 심리적인 불안에 노출된 상황에서 가족의 지원 없이 모든 생활을 혼자 해내야 하는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목적지향 중심의 일상이 생활양식 전반을 지배함으로써 더욱 각박하고 빈틈없는 일과를 보내고 있다는 점, 좁고 답답한 집이라는 공간이 쉼터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러한 생활을 보내는 이들의 정신건강 수준이 좋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공공이 협력하여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동네에서 잠시나마 마음에 위안을 얻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무료 공유 공간, 번아웃(burn out)에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건강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생계와 과업에 치우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행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 결과는 주거빈곤 경험을 가진 서울의 일개 지역사회 청년 1인 가구의 경험에 한정된다. 이는 서울과 다른 도시적 여건에 노출되어 있거나 같은 서울이어도 다른 상황맥락에 놓여 있는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경험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동네 생활상을 더욱 엄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경 여건이 다른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경험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은둔하거나 고립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이해가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자료수집 시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백신접종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연구 참여자의 일상생활과 공중보건 시스템, 지역사회 서비스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이동반경과 빈도, 활동량의 축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고, 집과 동네 생활이 평상시보다 강조되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는 맥락에서 해석해야 하고, 포스트코로나 시점에서 후속 연구를 통해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동네에 대한 의미에 있어서 성별, 연령, 직업활동 유무에 따른 차이가 나지 않았고, 동네 생활양식에서만 직업활동을 하거나 학생인 연구 참여자가 사회적 활동, 여가활동이 좀 더 활발한 모습이 발견되었다. 주거빈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단연구를 수행한 Park, Heo, Oh와 Yoon (2015) 연구에 따르면 주거빈곤 상태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취업을 하지 않았을 때, 그리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주관적 건강 수준과 우울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주거빈곤, 청년, 그리고 1인 가구라는 조건을 조합했기 때문에 인구집단 내 사회경제적 특성의 동질성이 높았을 수 있고, 눈에 보이는 건강행태나 건강수준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건강한 생활에 대한 인식과 동네에 대한 의미는 성별과 연령, 그리고 직업활동 유무와 관계없이 인구집단을 아우르는 공유 인식이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통해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의 사례를 추가하여 다중 사례를 비교 분석하거나, 대규모 설문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실증적인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인식하는 건강한 생활과 동네에 대한 의미를 다각적으로 탐색하여 그동안 건강 관점에서 접근이 미흡했던 도시 취약계층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풍부한 맥락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지역사회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서울에 거주하는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생각하는 건강한 생활과 동네에 대한 의미를 다중질적방법을 통해 다각적으로 탐색하였다.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는 삶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한 질서에 맞춰 하루를 살아내는 모습 그 자체를 건강한 생활이라고 인식했다. 이는 주거빈곤 청년 1인 가구가 동네 장소를 목적지향적이고, 개인주의적인 형태로 이용하는 패턴으로 연결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웃과 지역사회, 그리고 공공 역할과 기능이 부재한 일상이 자리잡히게 되었다. 결국, 이들에게 동네란 현재 살기는 편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고 싶지는 않은 곳으로 의미가 귀결되었다. 따라서 지역사회 건강증진 정책이 청년에게 실효성 있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청년의 주관적 건강관과 동네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재 전략의 방식, 내용, 전달경로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청년 1인 가구가 파편화된 개인에서 벗어나 동네에 대한 의미를 재고찰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동네를 세밀히 돌아보면서 이웃과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장소와 서비스를 발굴, 개발할 것을 제언한다.

Acknowledgments

이 성과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과제번호: NRF-2020R1A2C201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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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
Number of study participants active in the neighborhood by time zone

[Figure 2]

[Figure 2]
Daily activities (weekdays) of study participants

[Figure 3]

[Figure 3]
Daily activities (weekend) of study participants

[Figure 4]

[Figure 4]
Neighborhood environments for the perceived healthy lifestyle of study participants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study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Categories N(%)
Legal Sex Male 8(40.0)
Female 12(60.0)
Age Mean±SD 28.8±3.4
19-29 11(55.0)
30-39 9(45.0)
Education High school graduate 5(25.0)
University graduate 11(55.0)
Postgraduate 4(20.0)
Occupation Full-timer / Freelancer 12(60.0)
Jobseeker 3(15.0)
University or graduate student 5(25.0)
Residential type Studio-style room (with own bathroom and kitchenette, called ‘One-room’) 19(95.0)
Apartment 1( 5.0)
Residential area Less than 5 pyeong (16.52m2) 11(55.0)
5-9 pyeong (29.75m2) 4(20.0)
More than 10 pyeong (33.05m2) 5(25.0)
Rental type Monthly rent with a deposit 15(75.0)
2-year Jeonse 5(25.0)
Duration of residence (year) Mean±SD 3.6±3.8
Subjective health Good 8(40.0)
Poor 12(60.0)
Depression None 5(25.0)
Mild 12(60.0)
Severe 3(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