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Korean Society For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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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ent Issue

Korean Journal of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 Vol. 39 , No. 1

[ Original Article ]
Korean Journal of Health Education and Promotion - Vol. 39, No. 1, pp. 73-90
Abbreviation: Korean J Health Educ Promot
ISSN: 1229-4128 (Print) 2635-530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Mar 2022
Received 13 Feb 2022 Revised 18 Mar 2022 Accepted 21 Mar 2022
DOI: https://doi.org/10.14367/kjhep.2022.39.1.73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과 건강증진에 관한 근거이론 연구
김동하* ; 유승현**, ***,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조교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겸임교수

A grounded theory approach toward the walking practice and health promotion of urban older adults
Dong Ha Kim* ; Seunghyun Yoo**, ***,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Department of Public Health Sciences,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Seoul National University
***Adjunct professor, Institute of Health and Environm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Seunghyun Yoo1 Gwanak-ro Gwanak-gu, Seoul National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Public Health, Building 221, Room 318, Seoul, 08826, Republic of Korea주소: (08826) 서울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221동 318호Tel: 02-880-2725, Fax: 02-762-9105, E-mail: syoo@snu.ac.kr

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Objectives

This study aimed to conceptualize the walking experience of urban older adults from the perspective of health promotion.

Methods

The research design applied a grounded theory approach. Theoretical sampling was implemented until theoretical saturation was reached, and 33 older adults living in a pedestrian-friendly community in Seoul were recruited for the study. Data were collected only at the first stage of social distancing between July and December 2020. This study employed qualitative multi-methods that combined in-depth interviews and field observation.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through open, axial, and selective coding, while text and spatial information were integrated during axial coding.

Results

The open coding resulted in 83 concepts, 35 subcategories, and 14 categories, which were reconstructed according to the coding paradigm structure for axial coding. The walking experience phenomenon among urban older adults was reflected through the following: “subjectivity as a healthy older adult,” “autonomy of movement,” and “diverse range of daily experiences in terms of walking.” This phenomenon was linked to multidimensional health promotion by facilitating interactions between older adults and the environment in the context of urban old adults.

Conclusion

A healthy and age-friendly community should move toward promoting the interaction between older adults and the environment by increasing the frequency of walking for various purposes.


Keywords: urban health, walking, active ageing, conceptual framework, age-friendly city

Ⅰ. 서론

걷기는 노년기의 건강 수준과 삶의 질을 파악하는 지표이자 건강증진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인 건강행동이다(Ory, Towne, Won, Forjuoh, & Lee, 2016). 걷기 속도, 보폭, 보행 자립도는 노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진단하고(Makizako et al., 2015), 정상 노화와 병리적 노화를 구분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Cucinotta, 2007). 노인 걷기의 건강증진 효과를 분석한 중재 연구에서는 걷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유연성, 균형 능력이 높고(Atalay & Cavlak, 2012; Wong, Wong, Pang, Azizah, & Dass, 2003), 우울감과 스트레스 인지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Kadariya, Gautam, & Aro, 2019; Perrino, Mason, Brown, & Szapocznik, 2010). 더불어 노인의 걷기실천이 이웃과의 교류활동, 여가활동, 경제활동, 종교활동의 증가로 이어지는 매개효과도 보고된 바 있다(Julien, Gauvin, Richard, Kestens, & Payette, 2013).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 만성질환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노인 의료비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 걷기실천은 도시건강 차원의 의제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WHO])는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정부 차원의 지침인 고령친화도시(age-friendly city) 가이드라인을 개발하였다(WHO, 2007).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의 주요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노인의 동네 걷기를 유발하고 걷기 좋은 동네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외부환경과 시설 영역에서는 지역사회 노인이 걸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자원과 시설을 집약하고,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무장애(barrier-free)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여가와 사회활동 영역에서는 노인이 자연스럽게 집 밖으로 나와서 활동하도록 여가문화와 경제활동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이웃 간의 교류를 독려하여 돌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을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할 수 있는 인증기준으로 활용함으로써 세계 여러 도시에서 노인이 걷기 좋은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Fitzgerald & Caro, 2014; WHO, 2018).

노인 걷기실천의 건강증진 효과와 도시건강 차원의 중요성을 주목한 한국 도시정부에서도 노인의 걷기실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도시계획 및 교통부서에서는 노인보호구역을 지정하고, 도로 횡단거리를 줄이기 위한 중앙보행섬을 설치하고, 보도 턱을 낮추는 환경개선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Park & Lee, 2016). 지자체 보건소에서는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보행 보조기를 대여해주거나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Han, Lee, Cho, & Im, 2015). 하지만 걷기증진과 관련된 도시정부의 정책과 사업을 분석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걷기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사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일회적이고 시혜적인 사업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보고하였다(Kim, Kang, & Yoo, 2021). 더구나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로 파악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율은 2008년 49%에서 2017년 44%로 점차 하향하는 추세를 보여(Kim, Kang, & Yoo, 2022),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선행연구를 통해 알려진 노인 걷기실천의 연구 모형은 주로 객관적으로 계량하기 쉬운 물리적 환경 요인이나 생물학적 요인을 설명변수로 두고, 걷기와의 일방향적인 선형관계를 상정하고 있다(Jeong et al., 2018; Pikora, Giles-Corti, Bull, Jamrozik, & Donovan, 2003). 또한 노인의 걷기실천과 관련된 결정요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측정이 어려운 지역사회 맥락은 배제하거나 통제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Park, Han, Kim, & Dunkle, 2017).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기존의 연구 모형으로는 도시에 사는 노인이 걷기를 실천하는 과정에 어떠한 조건과 맥락이 작동하는지, 그러한 걷기실천이 건강증진 효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삶의 현장에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탐색하고, 이를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개념화하는 시도는 노인 걷기실천에 대한 학문적 함의와 도시건강 차원의 실천적 함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개념화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현장 근거를 기반으로 맥락화된 이론을 개발하는 질적연구 방법론인 근거이론 방법(Strauss & Corbin, 1998)을 적용하였다. Strauss와 Corbin (1998)의 근거이론 방법은 코딩 패러다임(coding paradigm)이라는 분석적 도구를 통해 개념적인 도식화를 하기에 유용하다. 이는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이 나타나는 과정과 맥락을 개념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의 최종 결과물인 근거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 노인은 걷기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하였고, 걷기실천은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둘째,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건강증진 결과로 이어지는가?

셋째,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둘러싼 맥락적 상황은 무엇인가?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근거이론 방법은 특정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거나 혹은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통찰력을 얻기 위해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분야를 탐색하는 질적연구 방법론이다(Corbin & Strauss, 2014). 근거이론 방법은 사람들의 행동, 상호작용, 사회적 과정으로부터 수집된 현장자료를 이론적으로 환원하여 맥락의 범위 안에서 새로운 ‘이론적 개념’이나 ‘개념 간 관계’를 포착하는 중범위 이론의 개발을 목표로 삼는다(Kwon, 2016).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에 대한 개념을 발견하고, 그러한 개념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근거이론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지역

연구대상 지역은 도시의 슬로건으로 ‘보행친화도시’와 ‘고령친화도시’를 동시에 표방하는 서울시(Chung & Youn, 2014; Lee & Jeong, 2019)에서 노인이 걷기 좋은 환경을 갖춘 일개 지역사회를 선정하였다. 이를 통해 걷기 좋은 여건에 거주하는 노인이 걷기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관여한 요소와 도시적 맥락은 무엇이고, 그러한 요소와 맥락은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탐색하였고, 이를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노인의 걷기실천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념화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우선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서울 노인의 걷기실천율이 높은 지역이 국지적으로 군집한 패턴인 핫 스팟(hot-spot)을 형성한 강남구와 송파구를 1차로 선별하였다. 선별된 2개 자치구의 2017년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행정동으로 분석하여 걷기친화환경 지수(Kang, 2013)가 높은 집중지로 나타난 송파구 ‘A’동을 최종 선정하였다.

연구대상 지역인 ‘A’동은 서울시 송파구 동쪽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남한산이 바로 인접해 있어 광범위한 자연녹지지역을 갖고 있다. 면적은 0.58km2으로 송파구 면적의 1.7%를 차지하고, 인구밀도는 2019년 기준 35,800명/km2로 서울시 평균 인구밀도(16,541명/km2)의 2배 이상이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0). 토지 용도지역의 대부분은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제1종일반주거지역이고, 차도를 중심으로 동쪽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서쪽의 다세대ㆍ다가구 주택단지가 구별되어 있다. 공원 및 녹지는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조성된 반면, 대다수의 근린생활시설과 대중교통시설은 다세대ㆍ다가구 주택단지 주변으로 조성된 특징을 보인다.

3. 연구 참여자 모집

본 연구에서는 근거이론 방법에서 제시하는 이론적 표집의 원리를 따라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이론적 표집이란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전개되는 논리를 기반으로 하여 자료수집의 대상을 도출하는 표집 방법이다(Draucker, Martsolf, Ross, & Rusk, 2007).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걷기실천 경험을 생생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도시 노인을 의도적으로 표집하기 위해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제시하고 있는 걷기실천 기준인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걷기를 실천하고, 독립적인 걷기가 가능한 연구대상 지역의 노인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우선 초기 참여자 그룹은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남녀 노인을 노인복지시설에서 공개 모집하였고, 그들을 통해 눈덩이 표집방법으로 대상 기준에 부합하는 참여자를 추가로 모집하였다. 그리고 면담 조사와 분석을 함께 진행하면서 발견되는 내용의 유형, 분류, 연결을 검토하여, 내용 사이의 틈을 채우거나 더 나아간 탐색을 하기 위한 추가 표집을 실시하였다. 초기 그룹의 면담내용을 분석하였을 때, 노인이 거주하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 노인의 생활반경과 걸어서 주로 이용하는 근린환경시설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에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아파트 거주 노인과 다세대 주택 거주 노인을 구분하여 표집하였다. 이후, 분석과정에서 연령대에 따라 걷기를 실천하는 목적의 비중이 다르고 일상생활의 다양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이 추가로 발견되어 75세 미만의 초기 노인과 75세 이상의 후기 노인을 구분해서 표집하였다. 그 결과, 연구 참여자가 성별(남성/여성), 연령대(75세미만/75세이상), 거주유형(아파트 거주/다세대 주택 거주)의 조합(2×2×2)으로 8개의 그룹으로 세분되었다. 연구 참여자를 표집하는 과정에서 2012년 이후에 전입해서 ‘걷기 좋은 도시 서울 비전’으로 달라진 동네 환경의 변화를 설명하기 어려운 노인,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인지기능에 장애가 있는 노인, 지역사회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노인은 제외하였다.

연구 참여자 모집은 충분한 정보가 수집되는 지점인 이론적 포화 시점에 도달하면 종료하였다(Strauss & Corbin, 1998). 이론적 포화에 도달하였다고 판단한 기준은 Guest, Bunce와 Johnson (2006)이 제시한 이론적 포화의 판단 원칙을 따라 면담에서 수집한 자료에서 새로운 정보가 산출되지 않는 정보 중복성의 지점에 이르렀을 때로 하였다. 이론적 포화에 도달한 노인 연구 참여자의 수는 33인이었다.

4. 자료수집

근거이론 방법의 개발자인 Glaser와 Strauss (2014)는 근거이론이 면담 자료에만 기반을 두고 개발되는 것을 경계했고, 성질이 다른 유형의 질적 자료를 분석해서 도출된 근거이론이 현상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걷기를 실천하는 도시 노인의 경험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설명적 조사방법인 개인 심층면담과 공간적 조사방법인 현장관찰조사를 조합하는 다중 질적조사방법을 수행하였다. 자료수집 시기는 2020년 0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였다.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모임이나 행사, 다중시설 이용이 허용되는 생활방역 기간에만 자료수집을 실시하였다. 면담 장소는 연구 참여자가 거주하는 공간에서 이루어졌고, 조사방법의 특성상 대면조사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연구자는 조사과정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예방절차를 준수했다. 연구 소개 전에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 모두 손소독과 체온측정을 실시하고, 면담은 서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하였다. 가능하면 면담 시 연구 참여자와의 거리 간격을 1m를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조사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 연구 참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면담 이후 발열, 오한, 기침 등의 감염 의심 증상은 없었는지 안부를 확인하였다. 연구 참여자와의 면담 일정은 일주일 간격을 두어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연구자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사태를 대비하였다. 연구 참여자와의 평균 면담시간은 1인당 78분이 소요되었다.

개인 심층면담은 연구 참여자의 인구학적 특성(연령, 성별, 거주유형, 가구유형, 허약 여부(Fried et al., 2001), 주관적 건강수준(5점 척도), 정신건강 수준(Patient Health Quesionnaire-9, PHQ-9)을 확인하는 설문을 하고, 반 구조화된 면담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심층면담에 사용한 질문은 1) 건강과 관련된 생활상, 2) 걷기실천의 경험과 과정, 3) 걷기를 실천하고 유지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4) 걷기를 돕는 전략과 걷기를 통해 발생하는 건강 관련 효과였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전후로 달라진 상황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을 세부질문으로 보강하였다. 녹취한 음성 파일은 텍스트 정보로 전환하기 위하여 전자문서 형태로 평균 3일 이내에 전사하였다. 녹음 내용에 대한 전사 자료는 A4 기준 780쪽, 100,000 단어 이상의 분량이었다.

현장관찰조사를 위해서는 문헌고찰을 통해 확인된 노인 걷기와 관련된 도시환경 요인을 기반으로 만든 점검표를 활용하여 연구자가 연구대상 지역을 직접 도보로 관찰하고, 이를 위치 정보와 매칭하기 위해 지도 위에 수기로 기록하였다. 또한 개인 심층면담에서 연구 참여자가 응답한 주요 걷기 경로와 이동장소를 연구자가 직접 방문하여 연구현장과 인터뷰 내용을 상호검증하였다.

5. 자료분석

개인 심층면담을 통해 수집된 설명적 자료에 대한 분석은 Corbin과 Strauss (2014)가 제시한 근거이론 분석방법에 따라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적 코딩의 방법을 적용하였다. 개방 코딩을 통해 연구자는 전사본과 코딩 메모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에 관련된 전반적인 의미체계를 파악하고, 이를 유목화하여 하위범주, 상위범주를 도출하였다. 축코딩 과정에서 연구자는 도출된 하위범주와 상위범주를 코딩 패러다임 영역(인과적 조건, 중심현상, 맥락적 조건, 중재조건, 상호작용, 결과)에 맞춰 배치하고, 범주를 연결하는 축을 설정하였다. 선택적 코딩에서는 코딩 패러다임을 관통하는 핵심 범주를 생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을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이야기의 윤곽을 서술하였다.

현장관찰조사를 통해 수집한 공간적 자료의 분석결과는 코딩 패러다임의 중심현상과 맥락적 조건 단계에서 통합하였다. 이렇게 구축한 결과를 중심현상에 따라 유형화하고 상호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로만 파악하기 어려운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과 관련된 맥락적 조건을 다각적으로 확인하였다. 중심현상을 기준으로 통합분석을 시도한 결과는 연구결과의 진실성을 확보하는 삼각검증(triangulation)에 활용되었다.

6. 연구자의 준비 및 연구결과의 타당성 확보

자료수집과 분석을 주도한 본 연구자는 지역사회 건강증진 분야를 전공하였고, 도시 노인의 활동적인 생활을 주제로 다수의 연구과제에 참여하여 신체활동에 대한 노인의 인식과 신체활동에 관련된 도시환경의 특성을 분석한 경험이 있다. 또한 학위과정 동안 질적연구 방법에 대한 교육과정을 이수하였고, 실용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혼합연구설계, 다중 질적조사방법을 적용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질적연구의 도구로써 연구자 준비를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Hannes (2011)가 제시한 질적연구 결과의 비평적 평가 기준을 따라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Hannes (2011)는 수치화된 값이 산출되기 어려운 질적연구 결과에 대한 진실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진실성, 적용 가능성, 신뢰성, 중립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자료의 원천을 다각화하는 삼각검증을 통해 연구의 진실성을 확보하였고, 근거이론 방법의 방법적 특성과 절차를 풍부하고 상세하게 기술하여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감사(audit)를 통해 연구수행 절차의 신뢰성을 확보하였고, 연구자는 참여자의 경험에 대해 어떠한 개입을 시도하지 않고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 시작 전 도시 노인의 걷기에 대한 연구자가 가지고 있는 인식과 편견을 별도의 연구메모로 작성하고 이를 분석과정에서 활용하여 비판적 성찰을 실천하였다.

7.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 소속기관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통해『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구설계, 자료수집 절차, 조사방법의 윤리적 타당성을 검토받았고, 2019년 10월 최종 승인(IRB No. 1910/002-016)을 받았다. 연구자는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통해 승인받은 연구계획대로 실행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에 참여한 노인은 여성의 비율(51.5%)이 높았고, 평균 연령은 77.3세였다. 거주하는 주택은 연립, 빌라, 다세대의 비율(54.5%)이 높았고, 가구형태는 단독가구의 비율(78.8%)이 높았다. 건강수준 측면에서는 허약하지 않고(63.6%), 주관적 건강 수준이 양호하고(89.5%),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의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 노인의 비율(90.9%)이 높았다<Table 1>.

<Table 1> 
Characteristics of study participants
Participant
number
Gender Age Type of residence Type of household Frailty Subjective
health
Depression
1 Male 68 Apartment complex Multiple households Robust Good None
2 Female 76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Moderate None
3 Female 65 Apartment complex Multiple households Robust Good None
4 Female 72 Multiplex housing Multiple households Robust Good None
5 Male 83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Moderate None
6 Female 75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Good None
7 Male 69 Apartment complex Multiple households Robust Good None
8 Female 76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9 Male 87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Moderate Mild
10 Female 91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11 Male 82 Apartment complex Multiple households Robust Good None
12 Female 72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13 Male 67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Prefrail Good None
14 Female 90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Good Mild
15 Male 81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16 Male 89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17 Female 79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18 Female 77 Multiplex housing Multiple households Prefrail Good None
19 Female 74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0 Female 70 Multiplex housing Multiple households Robust Good None
21 Male 68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2 Female 66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3 Female 76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4 Male 88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5 Male 81 Apartment complex Multiple households Prefrail Good None
26 Female 82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7 Male 90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Moderate Mild
28 Male 69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29 Male 83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30 Female 68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Robust Good None
31 Male 65 Apartment complex Single household Prefrail Good None
32 Female 91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Good None
33 Male 83 Multiplex housing Single household Prefrail Good None

2.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에 대한 코딩결과

면담내용을 개방코딩 하면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과 건강증진에 관련된 의미 단위를 찾아내어 진술하고 명명하여 83개의 개념을 도출하였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유목화함으로써 35개의 하위범주, 14개의 상위범주를 도출하였다. 연구자는 지속적 비교방법을 통해 도출된 개념과 범주들이 연구목적과 질문에 부합하는지, 전체 자료의 내용을 모두 반영하고 있는지를 검토하여 확정하였다.

축코딩 과정에서는 개방코딩으로 확인된 범주를 연결하는 중심축을 찾기 위해 범주 사이의 관계를 기록한 분석메모를 활용하여 범주 간 관계구조를 도형으로 그려보면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관통하는 중심현상을 도출하였다. 중심현상을 설명하는 개념과 범주를 정리하고 남은 범주와 개념은 걷기를 실천하게 된 인과적 조건, 걷기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적 조건, 걷기실천의 빈도에 변화를 주는 중재조건, 걷기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노인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 걷기실천의 건강증진 결과에 맞춰 배치하고 논리적으로 연결하였다[Figure 1]


[Figure 1] 
Coding paradigm for the walking experience of urban older adults

선택적 코딩 과정에서는 Strauss (1987)가 제시한 핵심 범주를 선택하는 준거 기준에 따라 코딩 패러다임의 결과를 아우르는 세 가지 핵심 범주인 ‘노인 걷기실천 경험의 속성’, ‘빈번한 걷기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노인과 환경의 상호작용’, ‘노인 걷기실천의 다차원 건강증진 효과’를 도출하였다. Strauss와 Corbin (1998)은 선택적 코딩의 핵심 범주는 축코딩에서 도출된 모든 범주와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연구 주제에 대한 다양한 변화를 설명하기 때문에, 자주 출현하는 개념에 근거하여 핵심 범주를 발견하다 보면 코딩 패러다임의 중심현상이 핵심 범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연구에서도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설명하는 핵심 범주는 코딩 패러다임의 중심현상에서 일부 등장했음을 밝힌다.

‘걷기실천과 관련된 노년기의 상황변화’와 ‘노인의 빈번한 걷기실천을 유도하는 도시환경의 여건’에 대한 내용은 도시 노인이 걷기를 실천하는 배경과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핵심 범주의 기저에 흐르는 맥락으로 정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도출한 핵심 범주와 맥락을 걷기실천 경험의 흐름에 따라 연결한 결과, 핵심 범주와 맥락 사이의 관계를 구조화한 모형이 근거이론의 결과물로 형성되었다[Figure 2]. 이는 근거이론 연구의 결과물 유형 중에서 개념과 개념 사이의 상관성을 관계적으로 기술하는 모형에 해당한다.


[Figure 2] 
Conceptual model for the walking experience of urban older adults

3.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에 관한 모형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설명하는 모형은 도시 노인이 걷기 중심의 일상생활을 형성하게 된 과정과 빈번한 걷기실천을 통해 유발되는 노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이 다차원 건강증진 효과로 연결되는 양상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은 노인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에서 활동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형성하고, 그 노력을 지속하는 작업이자 과정을 의미한다. 모형에 대한 상세기술은 선택적 코딩 과정을 통해 도출한 핵심 범주와 맥락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핵심 범주 1. 노인 걷기실천 경험의 속성

1) 건강한 노인으로서의 주체성

도시 노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걷기를 실천하면서 ‘건강한 노인으로서의 주체성’을 경험하였다. 연구 참여자에게 걷기실천은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존재로서 건강한 나를 체감하는 방식이자 타인에게 건강한 노인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단이었다. 이는 노인 걷기에 있어 노년기의 맥락이 반영된 고유적 성질이었다.

젊었을 때는 걷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누가 걸어 다닌다고 저 사람 건강하네~ 안 그러잖아요? 그런데 노인은 걷는 걸로 건강을 판단해요. 내 나이 정도에 ‘못 걷는 사람’처럼 보이면 챙겨줘야 하는 늙은이, 어디 아픈 노인네 취급 바로 당하는 거죠. 우리끼리는 그거 하나만 보고 그냥 딱 판단하는데... 사실 그게 거의 맞아요. (참여자 4, 72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2) 이동의 자율성

도시 노인은 교통수단을 이용한 빠른 이동에서 벗어나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이동해야 하는 걷기를 실천하면서 ‘이동의 자율성’을 경험하였다. 걷기 중심의 일상생활은 참여자에게 언제든지 자유롭게 발길이 이끄는 대로 지역사회 현장과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대면하는 자유로움을 주었다. 이는 걷기라는 행위가 가지는 보편적 성질이었다.

옛날에는 차를 끌고 다니다가 요즘 들어 걸어 다니기 시작했는데... 발길 닿는 데로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맛이 있어요. 꽤 이 동네 오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걸어가야만 보이는 곳들이 있더라고요. (참여자 1, 68세 남성, 아파트 거주)

3) 걷기 목적에 따른 일상생활의 다양성

걷기의 목적에 따라 도시 노인의 일상생활은 다양한 양상으로 펼쳐졌다. 장소를 이동하기 위한 목적의 걷기는 연구 참여자를 세상과 마주하게 하고, 지역사회의 장소, 분위기를 직접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장소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동네 이웃들과 마주치게 되고, 걷기실천이 사회적 교류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운동 및 여가활동 목적의 걷기는 연구 참여자에게 하루 시간을 보람차고 성실하게 보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제공했고, 건강한 노인임을 스스로 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다 보면 요즘 노인네들은 어떻게 사는지, 우리 동네에 뭐가 또 새로 생겼나 알 수가 있지. 그리고 지나가다 뭐 재미난 거 있으면 나도 좀 껴달라고 하고. (참여자 2, 76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이 정도 나이가 되면 반드시 뭘 해야 하는 게 거의 없어지거든? 이게 참... 삶의 의욕을 떨어뜨리는데 그래도 꾸준히 동네 산책을 하면서는 내가 그래도 무언가를 성실히 하는 사람이구나 이런 걸 느낄 수 있지. (참여자 15, 81세 남성, 아파트 거주)

핵심 범주 2. 빈번한 걷기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노인과 환경의 상호작용

1) 지역사회 노인의 사회적 상호작용: 일정한 공간과 동선 안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교류, 공동체 의식의 형성

도시 노인은 동네라는 생활권 내에서 빈번한 걷기실천을 통해 자연스러운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연구 참여자들은 동네 안에서 자주 가는 장소와 이동 경로가 겹치다 보니 하루에도 여러 번 서로 마주치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 마주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져 대부분의 연구 참여자는 어느 노인이 이 시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이 동네 노인네들 어디에서 뭐 하는지 찾는 거는 쉽지. [직전 면담 대상자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어디 보자... 아마 이 시간이면 저기 공원 나와서 한 바퀴 돌고 있을걸?(참여자 27, 90세 남성, 다세대 주택 거주)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은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걷기실천을 통해 노인 지역사회 내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연구 참여자들은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노인끼리 동네에 많이 모여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동질성은 연구 참여자에게 지역사회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공동체 의식은 연구 참여자가 사회적 교류 활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기로 작동하여 외출 빈도를 높이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졌다.

여기는 우리 같은 노인들이 많아서 노인들 살기에는 좋아요. 서로 비슷한 처지니까. 그래서 서울의 다른 동네랑 다르게 이웃 간 정이 아직 남아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서로 음식도 잘 나눠 먹고, 친하면 서로 사는 집에도 왕래를 자주 하죠. (참여자 8, 76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2) 노인과 환경의 공간적 상호작용: 근린환경에 대한 주관적 환경인식의 형성, 동네 환경에 대한 적응

도시 노인은 걷기실천을 통해 근린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주관적 환경인식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와의 면담을 통해 귀납적으로 도출된 근린환경에 대한 주관적 환경인식의 속성은 안전성, 접근성, 친밀성, 쾌적성, 심미성이었다.

근린환경의 안전성은 신체적 안전과 심리적 안전으로 구분되었다. 연구 참여자는 낙상과 교통사고 위험 없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물리적 여건을 가진 장소에 대해 안전하다고 인식했다. 또한 조명이 밝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고,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이 다녀 치안사고의 위험이 낮은 분위기를 주는 장소도 안전한 환경으로 인식했다.

제가 한번 저기 길에서 넘어져 봤잖아요? 이제는 넘어지는 게 제일 무서워요. 그래서 넘어질 거 같은 위험한 데는 가능하면 안 가려고 해요. (참여자 17, 79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근린환경의 접근성은 물리적, 경제적, 기회적인 측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 참여자는 물리적 거리가 가깝거나 이동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고(물리적 접근성),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낮고(경제적 접근성), 서비스의 이용 기회가 공평하게 제공되는(기회적 접근성) 근린환경에서 접근성이 높다고 인식했다.

걸어서 20분정도 거리를 넘으면 잘 안 가게 되지. 혼자는 절대 안 가고, 누가 같이 가자고 하면 갈 수는 있는데 왔다 갔다가 조금 힘들어. (참여자 9, 87세 남성, 다세대 주택 거주)

기왕이면 무료인 거 찾아다니지. 그래서 일부러 버스 안 타고 웬만하면 좀 걷더라도 지하철 타러 걸어가. (참여자 19, 74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이 동네는 워낙 노인이 많으니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하늘에 별 따기야. 그리고 가난한 노인들 위주로 우선 신청을 받으니까 나 같은 사람은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그래서 한번 하다가 빠지면 다시 들어가기 힘드니까 계속 꾸준히 나가는 거야. (참여자 23, 76세 여성, 아파트 거주)

근린환경의 친밀성은 장소에서 느끼는 정서적 환대와 관련되어 있었다. 연구 참여자는 동네에 있는 여러 근린환경 중에서 노인이 이용해도 되는 장소, 노인이 가도 환영받는 장소를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면담을 통해 확인된 연구 참여자가 친밀함을 느끼는 장소로는 특정 어린이공원, 교회 앞 벤치, 공공주차장 뒤편, 공원 수돗가 근처 공터 등이 있었고, 심리적 편안함 때문에 자주 방문한다고 응답하였다.

우리가 동네 여기저기 아무 데나 돌아다니는 거 같아도 사실은 가는 데만 가지, 아무 데나 가는 건 아니야. 갈 곳이 나름 정해져 있어. (참여자 29, 83세 남성, 다세대 주택 거주)

근린환경의 쾌적성은 걷기 장소에서 느껴지는 개방감과 깨끗하고 건전한 환경과 관련되어 있었다. 특히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어 동네의 전경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산책로와 공원 인근의 넓은 공터는 연구 참여자에게 상쾌한 기분과 정서적 환기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원 쪽 [산책로]이 아무래도 답답하지 않고, 시야를 가리는 게 없으니까 걸을 때 뭔가 좀 상쾌한 기분이 들지. (참여자 7, 69세 남성, 아파트 거주)

근린환경의 심미성은 장소의 볼거리와 관련되어 있었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은 전통시장 같은 장소나 화단이 조성된 거리를 걸을 때 연구 참여자는 이를 심미적이라고 인식했다. 심미적인 장소들은 연구 참여자의 일상적인 걷기에 재미를 더해 걷기실천의 동기를 강화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걸을 때 맨날 똑같은 코스로만 다니면 보는 거만 보니까 지겨워서 오래 못 가요. 그래서 어떤 날에는 [원래 가던 공원으로 안 가고] 꽃이 있는 산 쪽으로도 갔다가, 사람들 보러 시장 쪽으로 가기도 해요. (참여자 26, 82세 여성, 아파트 거주)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은 환경에 대한 적응을 촉진하는 매개역할을 하였다. 연구 참여자가 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마주한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환경에 대한 익숙함과 심리적 안정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동네 여기저기를 걸어 다녀보는 것은 연구 참여자가 인식하는 환경에 대한 통제감을 높여 생활권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었다.

은퇴하고 나서 시간이 남아도니까 동네 여기저기를 [걸어] 다녔더니 이제는 모르는 데가 없지. 처음에 걸어 다닐 때는 헤매기도 하고, 낯선 데도 있었는데 이제는 다 친숙하지. 머리에 아예 동네 지도가 탑재된 거지. 어디에 뭐 있는지 이제 딱딱 그려진달까? (참여자 7, 69세 남성, 아파트 거주)

핵심 범주 3. 노인 걷기실천의 다차원 건강증진 효과

1) 개인 차원의 건강증진 효과: 건강한 존재로서의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 강화, 정서적 안정 증가

적극적인 걷기실천은 도시 노인에게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해낼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강화하고, 정서적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원하면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가고 싶은 장소를 원하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였다, 이는 노년기의 자존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또한 다수의 연구 참여자는 걷기실천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발산하여 정서적인 안정과 평형상태를 유지하였다.

걸어 다닐 수 있고, 내가 원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가족한테 아쉬운 소리도 안 하고 떳떳한 거야. 그리고 동네에서도 사람 필요한 일 있으면 아무래도 먼저 나처럼 동네 열심히 걸어 다니는 건강한 노인네부터 부르지. (참여자 11, 82세 남성, 아파트 거주)

2) 지역사회 건강증진 효과: 지역사회 장소성 및 공동체 역량 강화, 비공식적 노인 돌봄의 작동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은 지역사회의 장소성(sense of place)과 공동체 역량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는 걷기실천을 통해 지역사회에 있는 시설, 공간이용의 경험이 확대되고, 주관적 환경인식을 통해 장소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 동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네에 대한 소속감과 애착으로 전환되었다. 한편, 걷기실천을 통한 연구 참여자와 지역사회 노인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지역사회 이슈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도왔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회로 작동하였다. 또한 활동적인 노인이 지역사회에 많이 드러나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목소리를 냄으로써 지역사회에 대한 노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오래 살기도 했고, 동네 구석구석 안 다니는 곳이 없으니까 아무래도 추억이 많지. 그래서 재개발이니 뭐니 해도 이 동네를 떠나기가 싫어. (참여자 12, 72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걷기실천이 활발한 노인 지역사회는 비공식적 노인 돌봄이 작동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공공서비스와 시설 운영이 중단되면서 서비스 전달체계가 마비되었다. 하지만 연구대상 지역은 지역사회 노인의 걷기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비공식적인 노인 돌봄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었다. 다수의 연구 참여자들은 규칙적인 걷기실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안부를 확인하며 서로를 챙겼다. 또한 독립적인 걷기가 가능한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신체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사회 노인에게 공공에서 제공하던 물질적인 서비스를 서비스 제공자 대신 직접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주기도 하였다.

코로나 이후로는 밖에서 마주치면 서로 눈인사하면서 별일 없나~ 이렇게 보는 거지. 그래서 나오던 사람이 안 나오면 궁금해서 전화도 해보고 그러지. 며칠 안 보여서 전화해 보면 코로나 때문에 가족 있는 데로 간 사람도 많아. (참여자 8, 76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맥락 1. 걷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노년기의 삶

1) 동네를 벗어나지 않는 일상

도시 노인은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생활반경이 동네로 축소되었고, 이동을 위해 걷기 외에 별도의 교통수단을 사용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연구 참여자의 응답에 따르면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경제활동이 줄어든 이후로는 동네를 벗어나는 장거리 이동과 자가용 운전의 필요성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동네 밖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만남이나 교류의 기회도 같이 줄어듦에 따라 연구 참여자들은 일상생활 시간의 대부분을 동네 안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직장이라고 다니던 거 그만두고 나니까 옛날처럼 동네 밖으로 나갈 일이 많이 줄었지. (참여자 30, 68세 여성, 아파트 거주)

원래는 내가 운전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이제 운전을 못 하겠더라고. 앞도 잘 안 보이고, 브레이크를 밟는데 무섭더라고. 운전 딱 포기하고 나니까 가던 데가 확 줄지 뭐. 걸어 다녀야 하니까. (참여자 5, 83세 남성, 다세대 주택 거주)

2) 노년기 삶에서 걷기가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의 증가

도시 노인은 노화로 인한 신체적 기능이 감소하고, 건강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수록 삶에서 걷기가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이 커지고 있었다. 대다수의 연구 참여자는 나이가 들면 걷기도 더 이상 당연한 행동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고, 걷기를 실천하는 노인을 바람직한 노년상으로 인식했다. 이에 하루 한 번의 동네 산책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과이자 스스로 세운 목표이자 약속 같은 의미를 지녔다. 또한 연구 참여자는 걷기는 즐겁고, 재미있고, 삶에 활력을 주는 소중한 활동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비용이 들지 않는 활동적 이동수단이자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이고, 그 자체로 운동이 되는 유익한 활동으로 평가하였다.

주변에만 봐도 얼마 전까지 멀쩡하던 양반이 갑자기 쓰러져서 누워만 있는 일이 흔해요. 그거 보면 멀쩡히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하지. (참여자 20, 70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걷기를 생각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나 기분을 묻는 질문에] 일에 치어서 살고 그럴 때는 걷는 거 누가 신경이나 쓰고 사나? 먹고 살기 바쁜데. 그런데 걷는 게 점점 당연한 것도 아니고, 인생에 포기할 수 없는 재미더라고. (참여자 25, 81세 남성, 아파트 거주)

걷는 건 돈도 안 들고, 운동도 되고. 내가 이제 앞으로 꾸준히 할만한 거 중에 이만한 가성비 나오는 게 별로 없을 거 같은데요? (참여자 3, 65세 여성, 아파트 거주)

맥락 2. 노인의 빈번한 걷기실천을 유도하는 도시환경의 여건

1) 걸어서 갈만한 반경에 다양한 목적지가 밀집한 동네환경 조성

노인이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목적지가 밀집해 있는 동네환경은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빈도를 유발하는 역할을 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노인 걷기실천의 기준을 운동 목적으로 한 번에 장시간을 걸어서 만족시키기보다는 장 보기, 친구 만나기 등의 일상생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에 걸쳐 나눠서 채우고 있었다. 또한 현장관찰조사를 통해 연구 참여자가 이용하는 근린생활시설은 대부분 주거지 반경 평균 500m 내에 있고[Figure 3], 노인 걸음으로 걸어서 편도로 15분 내 거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노인의 하루 일상에 관련된 목적지들이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밀집해 있는 연구대상 지역의 환경이 연구 참여자의 걷기실천 빈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Figure 3] 
Urban infrastructure in the study area

2)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서비스

지역사회 서비스는 노인의 정기적인 외출기회이자 필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역할로서 걷기실천을 유발하였다. 연구대상 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은 연구 참여자가 방문해서 이용하는 지역사회의 중요 자산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평일 점심을 제공하는 급식지원서비스는 연구 참여자의 정기적인 걷기실천을 유발하고,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만드는 강력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연구대상 지역에서 대부분의 지역사회 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연구 참여자의 생활리듬이 붕괴되었고, 정기적인 외출기회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복지관에서 공짜로 밥 주는 게 진짜 컸지 [도움이 된다는 표현]. 요즘에는 이거 없어지니까 나가지도 않아, 사람도 못 만나, 밥도 혼자 잘 안 해 먹어, 지금이 점심인지 몇 시인지도 모르고 산다니까. (참여자 18, 77세 여성, 다세대 주택 거주)


Ⅳ. 논의

본 연구는 근거이론 방법을 통해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설명하는 모형을 개발하였다. 도출된 모형에 대한 주요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건강한 노인으로서 주체성과 이동의 자율성은 연구 참여자의 일상생활 속 걷기실천 경험의 주요 속성으로 발견되었다. Lee와 Yoon (2019)에 따르면 걷기는 노인이 스스로 건강한 지역사회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방식이자 지역사회 환경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경험하는 방식이었다.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도 연구 참여자는 걷기실천을 통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환경을 체험하고, 스스로 삶을 통제하는 경험을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즉,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노인에게 걷기란 단순한 신체활동이나 이동수단의 행위를 넘어 ‘인간다움’이라는 본질적인 삶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노인 맞춤형 메시지로 생성하여 보건 커뮤니케이션, 건강증진 기획의 전략에서 활용한다면 걷기실천에 대한 노인의 인식제고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연구 참여자는 걷기 목적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양상의 경험과 활동을 체험하고 있었다. Choi와 Chi (2004)는 직장과 일로부터 소외된 노년기 이후의 삶은 무능력, 무계획의 삶이 되기 쉬워 은퇴 이후의 시기를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생활활동의 유지와 의미 있는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였다.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분석한 Lee, S. (2011)는 도시 노인의 생활시간 사용은 수면 다음으로 여가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총 여가활동 시간 중 TV 시청과 같은 소극적 여가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른다고 보고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걷기실천을 매개로 노인의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생활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고령친화도시가 추구하는 활동적 노화를 촉진하는 핵심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걷기실천을 통해 나타나는 연구 참여자와 노인 지역사회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함으로써 적극적인 사회적 교류를 유도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 그리고 동네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공동체 의식에 관한 국내외 선행연구에 따르면 공동체 의식은 지역사회 참여와 순환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Kim, Kim, Seomun, Shin, & Song, 2014; Xu, Perkins, & Chow, 2010). 이를 종합하면, 공동체 의식은 노인의 걷기실천이 지역사회 참여로 연결되는 사이에서 핵심적인 가교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걷기실천 활성화를 주제로 시도되는 마을공동체 사업, 주민참여 건강사업의 확산은 사회통합의 가치를 추구하는 고령친화도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한 전략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걷기실천을 통해 나타나는 연구 참여자와 환경의 공간적 상호작용은 근린환경에 대한 주관적 인식을 형성하고, 동네에 대한 소속감과 애착의 향상으로 연결되었다. 최근까지도 보건학 분야에서 공간적, 환경적 요소는 인간의 삶을 위한 물리적인 배경으로만 여겨져 왔다(Casper, Kramer, Peacock, & Vaughan, 2019). 장소에 대한 논의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Moore (2014)는 삶의 영역 내부에서 실제적이고 일상적인 행위들이 발생하는 곳이 장소라면, 삶의 영역 외부에서 배경의 형태로 존재하는 곳을 공간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사람들의 경험과 교류, 문화적 규칙에 따라 공간은 장소로 변환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결과를 해석하면, 노인은 걷기실천을 통해 삶의 배경이던 공간이 삶에 의미를 가진 장소로 변화되는 과정을 경험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동네에 노인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가 늘어나는 것은 동네에 대한 애착을 높여 고령친화도시가 추구하는 목표인 노인 정주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고령친화 근린환경계획, 지역보건의료계획에서는 노인이 걷기를 실천해서 경험하고 찾아낸 ‘장소’를 지역사회 건강자산으로써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구 참여자의 걷기실천은 독립적이고 건강한 존재로서의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정서적 안정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노인의 신체활동 증가가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의 향상으로 연결되는 관계는 종단연구(McAuley et al., 2005)를 통해 입증된 인과관계이다. 또한 계획된 행동 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r)에서는 행동은 의도에 의해 결정되고, 의도는 자기효능감과 유사한 개념인 지각된 행동 통제에 영향을 받는다(Ajzen, 2012). 즉, 적극적으로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노인의 생활 속에는 건강한 존재로서의 자아존중감, 자기효능감과 걷기실천의 의도가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걷기실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을 시도했을 때 걷기를 실천하는 수준에 도달하기만 하면 그 이후로는 많은 개입이 없이도 걷기실천이 유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인의 걷기실천이 활발한 연구대상 지역에서는 비공식적 노인돌봄이 작동하고 있었고,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지역사회 서비스 전달체계가 마비된 상황에서 드러난 결과였다. 비공식적 노인돌봄에 대한 사례연구를 수행한 Yoon과 Chae (2008)는 전통형 농촌 마을이나 도시근교형 마을에서는 마을주민의 자발적인 도움과 같은 비공식적인 형태의 노인돌봄이 이루어지지만, 도농복합형 마을부터는 공공 영역 안에서만 노인돌봄이 이루어진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담당하던 노인돌봄에 공백이 생기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대상 지역 노인들 간의 자생적인 돌봄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드러났다. 최근 한국 사회는 고령화로 인한 복지수요의 증가, 지자체의 재정부담 등으로 돌봄 공백에 대한 위기가 커지자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서비스인 커뮤니티 케어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Kim & Yoon, 2018). 하지만 커뮤니티 케어의 실체와 모형, 그리고 커뮤니티 케어가 작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지역사회의 역량과 조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실정이다(Kang & Choi, 2019). 본 연구결과는 노인의 걷기실천이 활발한 지역사회는 커뮤니티 케어가 작동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마련하기에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고령친화도시와 커뮤니티 케어가 서로 연계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경제활동 제약과 장거리 이동의 감소로 일상생활 반경이 축소되는 양상은 연구 참여자가 걷기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노년기의 맥락이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노년기 이후 생활반경의 축소는 도시와 농촌 노인 모두에게 관찰된 현상이고, 이로 인해 행정구역 단위로 설정된 지역사회 서비스가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었다(Lee, H. S., 2011). 이는 지역사회 노인의 건강수요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행정구역 단위보다는 걷기 생활권을 기반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고령친화도시, 건강도시 계획에서는 도시 노인의 일상생활이 주로 이루어지는 걷기 생활권을 중심으로 전략 범위를 설정하는 시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노년기 이후 삶에서 걷기가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이 커지는 양상은 걷기실천과 관련된 노년기의 맥락으로 발견되었다. 나이 듦과 관련해서 나타나는 정서적 변화를 Lawton, Kleban, Rajagopal과 Dean (1992) 연구에서는 ‘정서 최적화’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였다. 이에 따르면 노인은 노화로 인한 부정적 정서 경험을 가능한 회피하기 위해 긍정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주관적 안녕감을 유지하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보았다. 이를 본 연구결과에 대입하면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노인에게 걷기는 정서적으로 의미 있는 목표와 연결된 행동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려는 능동적인 노력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노인의 걷기를 연구하는 후속 연구들에서는 노년기의 걷기를 행동 그 자체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정서적 무게와 가치가 반영된 복합적인 행동으로 접근하기를 제안한다.

노인이 걸어서 갈만한 반경에 다양한 목적지가 밀집해 있는 특성은 연구 참여자의 빈번한 걷기실천을 유발하는 도시적 맥락이었다. 최근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해 성장지향형 도시개발이 어려워지면서 기존의 도시기반시설을 재조정하여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활력을 유지하는 압축도시 모형이 주목받고 있다(Oh & Chung, 2011). 압축도시는 도시공간구조를 집약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복합적으로 배치하며, 보행자 중심의 가로환경 개선을 강조한다(Kim, Lee, & Woo, 2007). 더욱이 최근 발표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는 도보 30분 이내에서 일자리, 여가문화, 수변녹지, 상업시설, 대중교통 거점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누리는 자립적인 생활권인 ‘보행 일상권’ 개념을 새롭게 도입하였고, 용도지역제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복합적인 기능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으로의 전면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2). 이러한 변화의 기조는 노인이 언제, 어디서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걸을 수 있도록 도시가 유연해지고, 공간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압축적 도시개발이 공간적 불균형과 양극화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Kang, 2012),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건강 형평성의 관점에서 도시개발 정책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걷기를 실천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일개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걷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체력을 가진 노인의 경험에 한정된 결과이다. 이는 도시 노인이 걷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건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걷기실천 경험을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장점이 있지만, 서울과 다른 도시적 여건에 노출되어 있거나 같은 서울이어도 걷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도시 노인의 걷기 경험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도시 노인의 걷기를 더욱 엄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경 여건이 다른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과 더불어 걷기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노인에 대한 이해가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둘째, 자료수집 시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노인 연구 참여자의 일상생활과 공중보건 시스템, 지역사회 서비스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노인의 이동반경과 빈도, 활동량의 축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고, 노인의 걷기실천과 관련된 맥락적 조건이나 상호작용의 범위가 동네로 강조되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의 맥락에서 해석해야 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종결된 이후 연구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해 본 연구에서 드러나지 않은 이론 요소와 맥락에 대한 탐색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 경험을 다각적으로 탐색하여 현상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풍부한 맥락을 제시하고, 이를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모형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근거이론 방법을 통해 건강증진의 관점에서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에 대한 이해를 재구성하였다. 상황맥락을 통제한 상태에서 노인 걷기와 건강과의 단선적 관계를 설명해오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 노인 당사자의 경험에 주목하여 노인의 걷기실천이 건강증진의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과 걷기를 실천하는 노인을 둘러싼 상황맥락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적인 틀을 도출했다. 도시 노인의 걷기실천은 노인과 지역사회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여 개인 차원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건강으로도 연결된다. 따라서 건강하고 고령친화적인 지역사회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일상생활 환경에 걷기를 스며들게 하여 다양한 목적의 걷기실천 빈도와 지역사회 상호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건강증진 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보건장학회의 지원으로 수행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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